퀵바


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작성자
Lv.52 군림동네
작성
02.11.30 06:05
조회
387

아주 함축적인 언어로 모든 걸 담아내고 싶다..

아니면 작은 씨알처럼 모든 잠재력을 갖는 무궁무진함이

담겨져 있는 시를..

나의 첫사랑은 아름답지 않았다..

그때도 지금처럼 애틋함보다는 살얼음을 걷는

팽팽한 긴장감이 맴돌았다..

그러나 단지 그 때가 그리운 것은 그녀가 아니라

그때의 나 자신이다.

의욕에 차있었고, 성취감도 맛보았고,

뜨거운 열정이 숨쉬고 있었다..

서른즈음에..

냉소의 처세로 세련됨을 가장하고,

설득보다는 타협에 익숙해져 버렸다.

사랑이라는 뜨거움보다 정(情)이라는 단어에

쉽게 안주해 버린다.

서른즈음에........

시작보다는 끝이라는 단어에 집착한다..

새로움은 내게 더이상 새로운게 아니다...

어머니의 자궁에서 꺼내어진 이후

가끔 난 그곳으로 회귀하고 싶다..

기억하지는 못하지만 그 따스함이 그립고,

날 감싸주던 어머니의 모성에 의지하고싶다.

서른즈음에...

삶은 더이상 외롭지않다..

죽음이 있으니까...

나의 의지에 상관없이 존재함에

서글프지만 죽음도 의지와 무관하다는

가르침에 무력감을 느낀다..

자살은 사회학적으로 통계의 자료로 쓰이지만

개인에겐 의지의 산물이다..

그러나 세상의 온갖 추한모습을 보리라..

그속엔 나의 추함도 끼어 있으리라..

서른즈음에....

허무가 사치임을 알지만 덜쳐버리기엔

너무나 달콤한 유혹이다.

허무의 덫에 걸려 꼼짝 못하게 될 때

또다시 누군가에게 손을 내미는 염치없는

짓을 저지르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여지없이 난 손을 내밀것이다.

그 예측가능함이 날 더욱 짓누른다..

서른즈음에.............

시를 쓰고싶다..

잠시 연출된 허상일지라도,

직관에 의지한 현상에 집착하고 싶다.

아무런 판단이 없는 그 현상을 무의식속에서

백지위에 휘갈겨 쓰고싶다..

또는 가장 응축된 의식의 산물을 표출하고 싶다..

자연스럽게 농축된 사고가 드러나는 단어들의 배합을...

시인의 마음을 갖고싶다..

그렇다면 또다른 마음을 기꺼이 내주리라...

서른즈음에...

아주 슬픈 밤을 기대한다..

그 슬픈 밤을 지샐 수 있다면

따스한 아침을 맞이할 수 있을테니...


Comment ' 8

  • 작성자
    Lv.16 아자자
    작성일
    02.11.30 08:43
    No. 1

    마흔즈음에서..
    애들 교육비 대기도 버겁다..ㅡㅡ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暗影 ▦
    작성일
    02.11.30 09:08
    No. 2

    ㅡㅡ; 아자자님...모처럼 군림동네님 분위기 잡았는디...쩝...
    역시...마흔즈음에서...\'상인\'의 마음을 찾고 싶다...이군여...ㅡㅡ;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20 흑저사랑
    작성일
    02.11.30 09:39
    No. 3

    여행스케치 4집에 서른즈음에란 노래가 있죠..
    그 노래 무척 좋아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일
    02.11.30 10:30
    No. 4

    군림동네님의 그간 올린 모든 동영상보다 이 시 한 수와 노래 하나가 더 아름답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暗影 ▦
    작성일
    02.11.30 10:52
    No. 5

    저두 군림동네님의 이런 면이 더 머찌시다구 생각듬다...^^b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Personacon 유리
    작성일
    02.11.30 10:53
    No. 6

    김광석의 노래도 좋지요^^

    그리고 금강님 의견에 동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일호
    작성일
    03.02.28 01:28
    No. 7

    아직도 길은 머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冥王
    작성일
    06.08.02 13:28
    No. 8

    聖地巡例 中

    찬성: 0 | 반대: 0 삭제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강호정담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9267 드디어 알아냈습니다. +3 사군악 03.06.22 579
9266 illusion - 그 열 아홉번째 이야기 - 불필요한 사람은 없다 +1 Lv.1 illusion 03.06.22 668
9265 점점 머리가 나빠지는 것 같아 괴롭군요 이창환 03.06.22 548
9264 안경을 마쳤는데.. +8 Lv.1 뇌류 03.06.22 441
9263 (펌)대략 심란해지는 가사(후훗.) +3 Lv.1 최성식 03.06.22 570
9262 이제는 말할수 있다! -금강편- +16 Lv.37 주신검성 03.06.22 702
9261 하루밤에 혈기린 외전 3권다 읽기~ +3 Lv.1 바보새 03.06.22 387
9260 무협을 보는데도 자세가 필요하다. +5 Lv.90 일명 03.06.22 382
9259 이런걸 1:10 신공이라 하나요? ㅡ_ㅡㅋ +4 Lv.1 미르엘 03.06.22 586
9258 꼭 나쁘란 법도 없거든요 +5 Lv.1 등로 03.06.22 524
9257 나의 정체성이.. ... 뉴.뉴(오구라 유코 전화번호 포함) +4 전조 03.06.22 296
9256 살려고 벼르고 있는 책들.-_-; +3 하얀나무 03.06.22 510
9255 저 혹시 며칠전부터 스타를 할려고 하면 오류가 뜨던데... +3 Lv.1 최성식 03.06.22 277
9254 아.......어이하여 아직 이런 우매한 자들이.. +9 ▦둔저 03.06.22 711
9253 결과 보고입니다 ^^ +1 Lv.19 R군 03.06.22 436
9252 [노래감상] The Root - Dr.Callihan +3 zerone 03.06.22 881
9251 [팬이야판 동화-2] 공부하기 싫어서...비참한 현실에 대... +6 Lv.1 미르엘 03.06.22 406
9250 젠장할 인터넷! +2 Lv.18 검마 03.06.22 481
9249 "뒷북"이라는 리플에 대해서... +3 Lv.1 波旬 03.06.22 322
9248 야밤에 스타한판! Lv.18 검마 03.06.21 233
9247 .ㅡㅡ. 좌백상표 무협은 나와 맞지 않는 것인가? +5 오지영 03.06.21 817
9246 [잡담] [퍼온글] 초딩3학년과의 채팅... +8 Lv.1 波旬 03.06.21 498
9245 으헤헤 +3 Lv.1 어린아이 03.06.21 241
9244 컴퓨터의 고수님들 저 좀 도와주세요. +6 영호(令狐) 03.06.21 494
9243 조금 슬픕니다.. 하핫 ;; +4 Lv.1 illusion 03.06.21 354
9242 꿈속에서의 집탐... +5 류한 03.06.21 311
9241 우리반 아이들은 욕을 순화시켜 한답니다. +9 류한 03.06.21 366
9240 군림천하.. 9권보니까 짜증난다... +2 Lv.18 검마 03.06.21 687
9239 오늘 밤이 무서우시면 절대 보지 마세요 +8 Lv.43 劍1 03.06.21 545
9238 요즘 채팅방은... +3 Lv.11 밬티 03.06.21 307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