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로이터에 나왔다. 부시가 대사에게 apologize를 해달라고 했다는 보도다.
내일 얼마나 많은 신문/방송에 나오는지 보고 평가해야 할듯.
난 현재 미국에 있다.
부시가 사과를 했다고 하니까, 당장에 궁금한 것이 이 사과의 등급이
얼마나 되나 하는 것이었다.
참고로, 영어권에서 공식 사과에는 세 등급이 있다.
apologize, sorry, regret이다.
클린턴은 노근리 사건때 방송에 나와서 regret이라고 했고,
루윈스키 사건때는 apologize를 했다.
그리고, 지난번에 미국 간첩 비행기가 중국에 기웃거리다가 떨어졌
을때는 regret하다가 중국 정부가 안 받아주니까 very sorry까지는
올라갔지만, 절대로 apologize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아마 regret정도였겠지, sorry면 다행이고,
apologize면 대단한거고, 하면서 뉴스 검색을 해 보았다.
그런데, 이건 CNN, NYTIMES, 로이터, AP 다 둘러봐도, 어디에도
한 줄도 없는 것이다.
순전히 한국 언론에만 보도하기 위한 국내용 사과였다. 설마 했지만
정말로 열받는다.
오늘 부시 기사가 없는 것은 아니었다.
아까 저녁 뉴스에도 부시가 테러 사건에 대비해서 보험을 들어주는
보험회사는 만일의 경우에 국고에서 지원하도록 하는 법을 추진하겠
다고 하는 그런 연설을 했었다.
부시가 비교적 화면발이 좋은 편이라서, 간단한 내용은 왠만하면
본인이 직접 나와 발표한다.
하여간, 부시가 무슨 사과를 했건, 그건 미국 국내의 보험회사법
개정보다 사소한 일정이었던 것은 틀림없다.
신문들 자세히 보니 대사가 사과 메시지를 전한 것이었다고 한다.
외교 의전상, 이런 사과는 국가 원수가 직접 마이크를 잡고 하는 사과는
물론, 친서를 보내서 하는 사과보다도 격이 떨어진다.
어이, 미안하네, 하는 수준이다.
당연히 미국에서는 뉴스거리도 안되니까 보도도 안하는 것이다.
이걸 가지고 사과받았다고 한다면 국민을 기만하는 것밖에 안된다.
더욱, 이 사과를 잽싸게 자기네들의 공이라고 하는 한나라당을 보니,
미국과 한나라당 간에 교감이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기나라 언론에 보도도 되지 않는 부시의 엉터리 사과에 만족하고,
우리 나라도 이제 많이 컸어, 그런 촌스러운 소리 하지 말자.
이번 사과는 사과라기보다 거의 모욕이다.
출처 : http://www.jatong.org/banmi_1.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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