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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호정담

우리 모두 웃어봐요! 우리들의 이야기로.



[초단편] 자객행

작성자
草客
작성
02.11.17 03:21
조회
812

초객은 일단 제목을 잘 짓지요? 제목보고 눌러보는 분 많으신 것 다 압니다.

아랫글은 초객이 자객이 되기 위한 글입니다. 물론 어줍잖은 줄 압니다만...

여기다가 몇 줄 적어 졸렬하게 솟아나는 웅심(?)을 참아보렵니다.

초보자객

제  1  장      산 입에 거미줄을 칠 수도 있다...

************************************************************************

무척 더운 날이었다.

달빛없는 밤인데도 뒷덜미가 찐득한 날씨여서 잠들기가 무척 곤란한 터였다.

그래도 뒤척이며 이부자리에 누워있는 저 뚱뚱한 사람은 좀 사정이 나은 편

이다. 얇은 속옷차림인데다가 배를 내놓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팔다리를

휘두르며 잠을 쫒아 애가타는 모습은 사뭇 태극권이라도 수련하는 듯 보였다.

여름이라서 활짝 열려진 뒤뜰쪽 창문으로는 조용한 여름밤의 정취가 펼쳐진다.

별빛이 반짝이는 아래로 먹물을 흘린듯 검은 산의 자태. 무엇을 하는 지 늦은 밤

인데도 큰길 너머 두 집은 아직도 불이 켜져 있다.

창문밖.

장독무리 틈에서 커다란 장독하나가 벌떡 일어섰다. 사람이었다. 이 더운 밤중

에 그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혹시 더위에 춘장이나 간장을 발라보려는 것은

아닐 터인데... 우드득. 허리쯤에서 나는 소리리라. 오랜 시간을 두고 앉아있

었음인지 한동안 움직임이 없던 그림자는 이윽고 무릎을 구부리고 뒤꿈치를 들

어올린 가벼운 발걸음으로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한걸음, 또 한걸음. 창

밖에 이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흐른듯 이마의 땀을 훔쳐내는 것을 보면 그는

방안의 뚱뚱이가 깨어나지 않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창문 아래에서 엉거주춤한

자세로 벽에 붙어서 있다가는 서서히 고개를 뽑아내고 있었다. 자라처럼 길게

목부터 뽑아내는 모양이 뭔가 익숙하지 않은 동작이라 누군가 보고 있었다면 답

답함에 뒤통수를 때려주고 싶었을 느림이었다.

마악 방안으로 눈길을 던져줄 수 있는 정도까지 뽑혔을 때 그의 동공으로 마악

쏟아져 들어온 것은 뚱뚱이의 오른손이었다.

휘익. 철썩!

깜짝 놀란 창밖의 그림자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담을 넘어 눈깜짝할 사이에 큰길

너머로 사라졌다. 느릿했던 장독에서의 행동을 생각하면 참으로 귀신같은 신법이

아닌가.

방안의 뚱뚱이는 여전히 잠을 자고 있었다. 아니 이젠 코까지 골며 큰 대자로 잠

속에 푸욱 빠져 있었다. 아마 조금전까지 태극권을 시전할 수 있도록 도와줬던

모기라는 놈이 좀전의 일초식에 납작하게 변한 채 뚱뚱이의 볼에 붙어있기 때문이

리라.

열려진 창문에서 십장쯤 떨어진 큰길너머에서 두건을 벗어들고 이마를 훔치고

있는 자는 아까 창문밖의 그림자인가 보다.

"이익, 오늘두 실패다..."

이번까지 모두 열 네 번째의 모험이었다. 두 달 전 객잔에서 정성스레 대접한 흑

의인이 굽신거리며 알랑거린 회수만큼 알려준 열 네가지 자객공부를 모두 동원했

는데도 임무를 수행하기는 커녕 창문도 넘질 못했다. 오늘중으로는 뚱뚱이의 속옷

을 훔쳐야 하는데 말이다. 정말로 동네에서 제일 뚱뚱한 그녀의 속옷을 훔쳐내면

무림에서 가장 아름다운 그녀를 만날 수 있을 지는 속옷을 손에 넣고나서

생각해도 늦지 않을 일이었다.

이를 악물어 마음을 다부지게 먹고 다시 뚱뚱이집 창문까지 다다른 이 어설픈 자

객은 드디어 마악 창문을 넘어서고 있었다.

툭. 휘리리릭......

뭘까? 무슨 소리였을까? 뚱뚱이가 아침에 갈아입으려 내놓은 것 같은 저 커다란

속옷을 마악 집으려하던 순간 들려온 그 소리에 자객은 예의 그 귀신같은 신법으

로 다시 창문밖으로 튀어나갔다.

"쿵"

"....."

아무리 창문높이라지만 빠른 속도로 뛰어나가 머리부터 떨어진 사람은 몸보다는

멀어져가는 정신을 붙잡기가 더 바쁠 것이다. 하지만 마음과는 달리 한 번 멀어진

정신은 저멀리 떠나가고...

기우뚱. 쿵.

자객은 그대로 장독과 창문사이에서 대지와 밀착되고 말았다. 손에는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커다란 속옷을 들고서 말이다. 돌아누운 뚱뚱이도 마찬가지로 깊은 잠에 빠

졌다...

멀리서 수탉이 홰치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

??? 뭔 소린지 모르시겠다구요? 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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