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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con 윈드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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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3.14 11:52
조회
334
1 접전.jpg
 양팀은 경기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 전주 KCC


서울 SK 나이츠와 전주 KCC 이지스의 정규리그 마지막 승부에서 최후에 웃은 건 SK였다. 13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진행된 SK-전주 정규리그 최종전은 양팀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한판이었다. 이날 경기결과에 따라 4강 직행여부가 판가름 나기 때문, 이를 잘 알고 있는 양팀은 모든 전력을 총동원해 정면승부를 벌였다.

결국 치열한 공방전 속에 SK가 91-88로 승리했고 2위 자리를 차지하며 4강 직행에 성공했다. KCC는 3위로 밀려나며 6강 플레이오프에서 6위 전자랜드와 진검승부를 벌이게 됐다.

팽팽하던 승부는 종료 21.9초 전에 갈렸다. 점수는 SK가 1점 앞서고 있었지만 KCC가 공격권을 가지고 있었던지라 득점만 성공시킨다면 승부는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추승균 감독은 작전타임을 통해 마지막 공격에 대한 지시를 내렸으나 그동안의 성향을 보면 전략 자체가 예측 가능했다.

예상대로 안드레 에밋(36·191cm)이 볼을 끌다가 일대일 공격에 들어갔다. 그 순간 김선형(30·187cm)의 결정적 스틸이 나왔고 사실상 경기는 거기서 끝났다. 여기에 대해 김선형은 인터뷰를 통해 "벤치 앞에서 추감독이 작전 지시하는 것을 들었다"며 "마지막에 스크린을 가라는 소리에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말로 결정적 플레이를 성공시킨 소감을 밝혔다.(2018년 3월 13일 <스포츠경향> 결정적 스틸로 SK 2위 이끈 김선형, "실수 만회하고자 했는데 손에 걸렸다. 눈물나도록 기뻤다")

SK 공격 이끈 최강 용병콤비 헤인즈-화이트

SK 문경은 감독과 KCC 추감독은 공통점이 있다. 지나치게 특정 외국인 선수에게 의지한다는 점이다. 문감독은 애런 헤인즈(37·199cm), 추감독은 에밋에게 유독 많은 부분을 기대는지라 해당 팀 팬들 사이에서 아쉬움의 목소리도 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다른 것이 있다. 에밋에 비해 헤인즈는 개인 능력뿐만 아니라 팀플레이에도 능하다는 점이다. 에밋 중심으로 가면 팀플레이가 자주 깨지던 KCC와 달리 헤인즈는 이날 경기에서 34득점 6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헤인즈가 역대 최고의 외국인선수 중 한명으로 꼽히는 이유다.

헤인즈는 속공 시 누구보다 열심히 달리며 팀플레이 사이에서 개인 능력을 함께 뽐냈다. 하승진(33·221cm)을 스피드로 제치고 찰스 로드(33·200.1cm)와 송교창(22·201cm) 사이에서 바스켓 카운트를 얻어냈다.

속공 시 자신이 공을 가지고 달리다 앞에 수비수가 있자 무리하지 않고 김선형에게 볼을 내주고 다시 받아서 투핸드 덩크를 작렬시켰다. 돌파와 미들슛에 모두 능한지라 하승진이 근처에 있어도 높이에 대한 부담을 전혀 받지 않는 모습이었다. 로드가 따라붙어도 좁은 공간에서 가볍게 스핀무브를 제치고 자유투를 얻어냈다. 찬스가 생겼다싶으면 지체 없이 3점슛도 꽂아 넣었다. 사이드에서 던지는 미들슛은 백발백중이었다.

테리코 화이트(28·192.5cm) 또한 타팀 같으면 1옵션이 가능한 테크니션답게, 현란한 드리블로 KCC 수비 숲을 제치고 호쾌한 슬램덩크를 작렬시켰다. 평소보다 외곽슛이 잘 안 들어가자 돌파 중심으로 공격 옵션을 바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패턴이 다양하기에 가능한 선택지였다.

하지만 특유의 클러치 능력은 여전한지라 2쿼터 막판 시간에 쫓긴 상황에서도 3점슛을 성공시키고 이후 속공 상황에서 또다시 3점을 꽂는 등 특유의 해결사 능력은 여전했다. 30득점(3점슛 3개), 5리바운드, 3어시스트로 전방위 활약을 펼쳤다.

최선의 플레이를 펼쳐준 KCC선수들

2 접전.jpg
 SK는 하승진이 골밑에 가까이오면 여러명이 한꺼번에 둘러쌓는 등 유기적인 플레이가 돋보였다.
ⓒ 전주 KCC


비록 중요한 순간의 전략 대결에서 패하기는 했으나 KCC 선수들 역시 그 어느 때보다도 집중력을 불태우며 최선을 다했다. 송교창(9득점, 2어시스트, 1블록슛)은 주전급 선수 중 팀내 유일의 젊은 피답게 적극적으로 뛰어주며 공수에서 SK 막강 포워드 군단과 맞섰다.

화이트의 외곽슛이 빗나가자 폭넓은 활동량을 바탕으로 롱 리바운드를 잡고 치고나가 사이드의 송창용에게 적절한 타이밍에서 패스를 내어주며 3점슛을 만들어냈다. 골밑의 하승진에게 높게 띄워서 전해주는 패스도 좋았다. 높이와 스피드를 활용해 변기훈의 3점슛을 블록슛으로 막아내기도 했다. 내외곽 모든 수비와 공격에 관여하는 모습에서 왜 송교창이 KCC의 미래인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 컨디션이 살아난 로드(22득점, 9리바운드)의 플레이는 여전히 튼실했다. 골밑에서 제대로 자리를 잡으면 대부분 공격을 성공시켰다. 엔트리 패스를 받아 수비수 두명 사이를 뚫고 훅슛을 작렬시켰으며 거리가 있다싶으면 안정된 자세로 미들슛을 던졌다. 수비가 겹겹이 둘러쌓자 몸을 붙이고 미들슛을 던지는 등 영리한 플레이도 인상적이었다.

2대 2 명콤비 이정현이 높게 올려준 볼을 높은 탄력을 이용해 엘리웁 덩크로 연결시켰다. 당초 그에게 기대했던 스트레치형 빅맨의 위력이 제대로 드러나고 있는 최근이다. 사타구니 부상으로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던 에밋(19득점, 5리바운드, 2어시스트)도 오래간만에 투지를 보여주었다. 무리해서 공격하기보다는 팀플레이에 맞춰 공격하고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려는 모습이 엿보였다. 이날 에밋의 실속 있는 플레이는 올 시즌 내내 팀과 팬들이 바라던 모습에 가까웠다.

에밋은 앞 선에서 연이어 스틸을 성공시키며 득점으로 연결시켰으며 골밑에서 리바운드를 잡은 SK 선수의 공을 빼앗아 득점을 올리기도 했다. 외곽슛보다는 돌파를 통해 파울을 유도했다. 리바운드 참여도 적극적이었다. 팀에 큰 도움이 되는 플레이였다. 현란한 스탭을 바탕으로 끈질기게 따라붙는 안영준을 제치고 화이트마저 따돌린 채 미들슛을 적중시키기도 했다. 수비수를 앞에 두고 던지는 플루터도 명불허전이었다. 하지만 막판 시간을 끌며 일대일을 시도하다 스틸을 당하고 속공득점을 허용해 가장 중요한 순간 해결사 역할에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정현(14득점, 3리바운드, 5어시스트, 1블록슛)은 언제나처럼 자신이 나설 때와 나서지 않을 때를 구분하며 영리한 플레이를 했다. 외국인선수들이 득점을 주도할 때는 궂은일과 패싱 플레이에 집중하다가 득점이 잘 풀리지 않자 외곽슛을 성공시키고 과감한 돌파를 통해 자유투를 얻어냈다. 돌파시 상대수비를 피해 오른손에서 왼손으로 손을 바꿔서 성공시키는 레이업슛도 일품이었다.

함께하는 농구에 더 강했던 SK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2위 싸움을 하며 접전을 벌였던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양팀의 전력은 엇비슷하다. 하지만 결정적인 차이가 있었으니 다름 아닌 팀의 에너지 레벨이다. 문 감독은 호화군단 SK에서 누구하나 소외되는 이 없이 로테이션을 고르게 돌리며 정규시즌을 운영해왔다. 포워드 군단임에도 신인 안영준까지 키워내며 팀 전력을 극대화시켰다. 어떤 선수가 나오던 적극적으로 플레이를 하며 자신의 몫을 해준다. 간판스타 김선형이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결장했음에도 큰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을 정도다.

이날 경기에서도 SK는 벤치에 있는 선수들이 직접 코트에서 뛰는 선수들 못지않게 함께 응원하고 환호해주며 함께하는 농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농구가 팀 스포츠라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반면 KCC 벤치분위기는 SK와 비교해 활기가 떨어져있는 모습이 역력했다. 선수들이 다 함께 뛰고 각자의 역할을 가져갈 때 동기부여 및 함께하는 마음이 더 커질 수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반면 KCC는 시즌 내내 이현민, 에밋, 하승진 등 특정 선수들 위주로 경기를 끌고 왔다. 김민구, 최승욱, 김지후, 유현준, 정희재, 김진용, 박세진 등 그 어느 시즌보다 백업이 두터웠기에 더욱 아쉬운 부분이다. 지나친 출전 불균형은 주전선수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다. 전태풍, 이현민, 하승진, 이정현, 에밋, 로드는 모두 30대다. 경기 내내 쉬지 않고 뛰게 되면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힘들 수밖에 없다. 올 시즌 KCC가 후반으로 갈수록 실책이 많이 나오는 등 경기력이 떨어지는 배경에는 이같은 이유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KCC는 SK전 패배로 6강부터 경기를 치러나가야 한다. 단기전 플레이오프에서는 정규리그보다 더 큰 집중력이 요구된다. 우승까지 욕심낸다면 적절한 로테이션을 통한 체력분배는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정규시즌 동안 이러한 부분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전면강압수비 등 체력과 에너지 레벨이 필요한 순간에 젊은 선수들의 활동량을 적절히 써먹을 수 있다면 KCC는 플레이오프에서 의외의 복병이 되지 말란 법도 없다.


- 문피아독자 윈드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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