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여느 날과 마찬가지였다.
첫닭이 울었을 때 눈을 뜬 두제자는 스승께서 드실 아침 준비에 여념이 없다.
조심스럽게 스승의 방문 앞에서 절을 올린 두 제자는 공손히 스승을 청했으나, 잠잠했다.
처음 있는 일이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스승은 탐스런 수염을 수염을 느긋히 쓸면서 방문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아뿔사.
두 제자는 영민했다.
그들은 처음으로 무례를 저질렀다.
문고리가 나가떨어지듯 거칠게 열린 방안에는 스승의 온기만이 감돌았다.
이부자리는 말끔하게 개어져 있었고 스승께서 평소 쓰시던 책상에는 양피지로 만든 푸르고, 붉은 두꺼운 책 두권이 각각 놓여있을 뿐이다.
겉표지에는 太公陰符篇(태공음부편) 적혀있었다.
올 것이 왔다.
스승께서 하산을 명한 것이다.
두 제자는 세상이 무너질듯 주저 앉아 울음보를 터트렸다.
소박하지만 정성것 차린 아침밥은 차갑게 식었을 때 그들은 정신을 차렸다.
그제야 책상 너머 벽에 써놓은 짧은 문구가 들어왔다.
형식과 격식에 얼매이지 않은 스승의 성품처럼 문체는 직설적이지만 간결했고 문구에는 허식과 답답함이 없었다.
’天地(천지)의 造化(조화)는 闢㮭(벽함)이니’
靑(청) 蘇秦(소진)
紅(홍) 張儀(장의)
한가지는 분명했다.
이제...
전국이 그들 손에 휘둘릴 것이다.
천하가 요동 칠 것이다.
Comment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