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나는대로 간략히 정리해보겠습니다.
단,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사실 꽤 차이납니다.^^;) 양해바랍니다.
궁(宮), 궐(闕)
흔히 합쳐서 궁궐이라 부르는데 차이가 있습니다. 궁(宮)은 왕이나 신분높은 귀인(貴人)이 일상생활하는, 의식주로서의 공간을 의미하고 궐(闕)은 왕과 신하들이 국정을 수행하고 업무를 보는 장소를 말합니다. 예로서 경복궁, 창덕궁 등은 두가지 역활을 모두 갖추어서 궁궐이라 부르지만 운현궁(雲峴宮, 흥선대원군의 거처)는 궁궐이 아닌, 그냥 궁입니다.
따라서 무림에서도 대형문파에나 붙는 명칭입니다. 북해빙궁(北海氷宮), 혈궁(血宮)등 손꼽히는 거대세력에게 어울리는 용어이지, 결코 변두리 약소문파에게는...
련(聯), 맹(盟), 벌(閥)
단일세력이 아닌, 둘 이상의 세력이 모인 연합체이나 역시 각각의 차이가 있습니다.
련(聯)은 각 세력간의 수평적 연합입니다. 수장(대표자)가 있어도 자신이 속한 세력에 대해서만 지배력을 가질 뿐, 다른 세력에게 직접적인 영향력을 갖지는 못합니다.
이에 비해 맹(盟)은 수장(맹주)직할의 독자적인 세력을 구성하여 맹주의 명에 복종하게합니다. 련이 일(一)자형 조직이라면 맹은 철(凸)자형 조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벌(閥)은 수직형 연합으로서 모든 구성세력은 독자성을 상당부분 잃고 상명하복의 원칙에 따릅니다. 수장(벌주)는 막강한 권한을 발휘하며 각 세력의 대표들은 이런 수장의 명에 거부할 수 없습니다. 합의체를 구성해서 머릿수로 밀면 또 몰라도...
예를 들겠습니다. 마검문(魔劍門)의 문주로 구천마련(九天魔聯)의 련주가 된 검마(劍魔)는 같은 마련 소속인 혈도곡(血刀谷)의 정예인 십팔사도(十八死刀)에게 직접 출동명령을 내릴 수 없고 혈도곡주 도광(刀狂)에게 수하들을 출동시킬 것을 요청해야 합니다.
그러나 무림맹의 맹주인 소림의 광무신승(廣武神僧)은 맹내 사신대(四神隊)중 하나인 청룡대(靑龍隊-화산, 점창이 주축이 된 부대)를 독자적으로 사천에 파견할 수 있습니다. 다만 화산의 매화검수를 추가로 파견하려면 역시 화산장문의 양해를 구해야 합니다.
그런데 사황벌(邪皇閥)의 벌주인 구유사황(九幽邪皇)은 하부연합세력인 오귀방(五鬼幇)에게 무당파를 공격하라고 명할 수 있고 오귀방주 잡귀(雜鬼)는 무당산에서 개죽음당할지아니면 항명죄로 오체분시당할지 결정해야만 하는, 아주 더러운 기분을 느낄 수 있죠.
전(殿), 당(堂). 각(閣)
원래는 궁궐에 속한 건물들의 명칭입니다. 각 문파의 이름뿐만 아니라 조직에도 쓰이죠.
전(殿)은 궁궐내의 가장 중요한 건물로서 의전행사나 공식업무를 맡아 수행하는 장소이며 당(堂)은 전보다는 낮은, 일상업무나 생활을 영위하는 장소입니다. 각(閣)은 전이나 당의 보조형 건물이거나 소형 독립건물로서 전과 당을 보조하는 실무기관이 위치합니다.
장(莊), 원(園, 苑)
원래 장원의 의미는 왕족이나 부호의, 전원산림이 갖춰진 '별장'의 성격이었으나 당(唐)이후 대규모 토지 소유지를 장(莊)이라 부릅니다. 따라서 무협에서의 장(莊)은 그 지역의 유지(有志)라는 의미를 지니며 원(園)은 본래의 성격, 정원과 가산을 갖춘 별장입니다.
가(家), 세가(世家)
하나의 성씨를 지닌, 핏줄로 이루워진 세력집단입니다. 그중에서도 여러 대를 이어가며 권세를 누리는 명문가를 특히 '세가'라 부릅니다. 무협에서 오대세가는 유명하며 어떻게 해서든 가문의 세(勢)를 불려 '세가'의 호칭을 얻고자 하는(진주 언가등) 가문도 많죠.
문(門), 파(派)
단순한 이익집단이 아닌, 구성원들이 사승(師承)으로서 연결된 세력을 말합니다. 단일사승의 작은 규모의 집단을 '문', 여러 사상과 사승이 얽힌, 대규모의 집단을 '파'로 칭하며 이와는 다른 시각에서 속가문파는 문, 종교를 근간으로 한 문파는 파로 칭하기도 합니다. 구파일방이 그 좋은 예입니다.
이와는 별개로 하나의 조직에서 성격상 갈려나온 계파(系派)로서의 의미(급진파, 청류파 등등)도 있으며 예외적으로 흑도에선 스스로를 과시하는 의미로도 쓰입니다(도끼파...)
성(城), 보(堡), 채(寨)
군사적, 전쟁목적으로 쌓은 건물들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성(城)은 대규모의 토석으로 쌓은, 일체의 생활거주공간이 구비된 건물, 보(堡)는 소규모의 요새를 의미하며 채(寨)는 목책과 울타리로 둘러싸인 한시적, 제한적인 공간입니다.
무협에서 성(城)은 궁(宮)이상의 초대형세력에게(제왕성, 금붕성등), 보(堡)는 세외접경지역등의 군사적 성격이 강한 세력(철기보(鐵騎堡)등)에게, 채는 녹림에서 많이 쓰이죠.
방(幇), 당(黨)
상호부조(相互扶助)를 목적으로 뭉친 이익집단입니다. 개개인으로서는 힘든 일을, 비슷한 처지와 환경의 다수가 모여 협력하자는 취지에서 생긴 단체지요. 거지들의 생존과 권익을 위해 뭉친 개방, '못살겠다 엎어보자!'를 외치는 황건당등이 대표적이며 이익집단이기에 흑도에 많습니다.
루(樓)
누각(樓閣)의 일종으로서 기둥을 세워 지상에서 띄운뒤 마루바닥을 깐 형태의 고급건축물입니다. 보통 2층 이상의 고층건물을 의미하며 정(亭)과의 차이는 사방이 트이지 않고막혀있는, 생활공간으로서의 역활을 합니다. 기루, 주루등에서 보이듯 비싼 곳입니다.^^;
원(院)
본래의 의미는 담장으로 둘러싸인 건물이란 의미로 저택내의 또다른 별개의 공간입니다. 흔한 예로 장로원, 집법원이 있는데 여기서 알 수 있듯이 앞에 나왔던 전, 당, 각 등이 일련의 상하체계를 이루는데 비해 원은 독자적인 역활을 담당한 곳입니다.
회(會), 사(社), 단(團)
모두 특정목적을 위해 사람들이 모인 조직입니다. 전술한 방, 당과의 차이점은 '사람들의 모임'이라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물론 그중에도 차이는 있지요.
예를 들겠습니다. 뜻을 같이하는 사람 백 명이 모여 집단을 만들었습니다.
우두머리 한 명을 선출하고 집행부를 뽑고 남은 인원들이 모두 평등하면 회(會)입니다.
우두머리와 집행부를 뽑고, 남은 인원들이 조직에 구성되어 상명하복의 관계가 형성되면 사(社)입니다.
모임의 가입 탈퇴에 제약이 있는, 구성원들의 결집에 치중하면 단(團)입니다.
기타 지형을 딴 이름, 림(林), 곡(谷), 사(沙) 등은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윗글의 건물명과 문파명등은 지극히 형식적인 용례이니 반론은 정중히 사양하며 혹
빠진 부분이나 궁금한 사항이 있으시면 덧글을 남겨주시면 성심껏 알려드리겠습니다.
부족하나마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
찬성: 
반대:
Comment '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