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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방왕조들

작성자
Lv.32 착정검주
작성
02.10.31 19:30
조회
1,309

기술/통치/예술/사상/조직이 번영의 정점에 이른 송대(907-1279)에 북방 민족에 의한 정복도 정점에 이르렀다. 무인에 대한 유교의 경멸은 한 대 초기 법가의 분류인 사/농/공/상에서 무인이 빠져있을 정도이다. 제국의 방어를 위해 왕조들은 항상 거대한 수의 군대를 유지했다. 그러나 군사력은 문인의 도구라고 생각했다. 유교국가의 덕치라는 신화로부터 이성에 근거한 평화주의를 주창했으며 그에 따라 정복민에게 무력했다. 군사 자원과 규모에 있어 송은 금이나 몽고보다 강했지만 한인들은 너무 문명화되어 있어서 상무정신/종족의식이 결여되어 있었다.

  한이 강성할 때 흉노가 내륙 아시아를 지배했고 당이 강했을 때 투르크가 내륙 아시아를 지배했다. 내륙 아시아와의 접촉이 줄어들면 전쟁 병마 확보가 어려워진다. 송은 주변국들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몽고 이후에야 보편적인 우월성을 주장하게 된다. 무인집단은 황제/황실/귀족/공격부대/주둔부대/환관/밀정기구로 구성되어 있었다. 유목민의 군사주의는 황제의 권력장악에 공헌했다. 군주는 왕조를 유지하기 위해 참수형에 처할 수 있는 군사적 대권을 소유해야 한다. 국가유교는 왕조가 반역자를 제거할 무력에 의해서만 지탱되었다. 무력을 소유한 북방민족이 중국을 정복할 때 한족 행정가들과 기능분화가 발생했다.

  주/진/수/당은 모두 북방민족과의 접촉/통혼을 통해 군사적 활력을 얻었다. 상대에서부터 문화는 한자/제의/무속을 통해 정치의 일부가 되었다. 중화사상은 문화와 문명이 우월한 중국이 필연적으로 북방민족의 군사적 폭력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천명을 받은 중국의 천자는 이민족들을 문명으로 교화한다. 대외정책은 위계적 호혜관계인 조공체제에 근거한다. 조공품을 바치고 중국의 우월성을 인정하면 엄청난 물질적 선물을 받는다. 이러한 중국적 세계질서는 강북을 이민족이 통치하면서 붕괴된다.

  몽고계 반유목민 거란은 화북/만주/몽고 일대에서 200년간(916-1125) 요왕조를 유지했다. 야율씨는 부족연맹을 통솔하며 유교적 통치형태를 채택했다. 인구 400만의 요는 남북으로 나누어 남에서 연운16주의 유학자들을 과거제를 통해 등용하고 북에서 60만 기마궁사에 의해 통치했다. 북송의 황제는 요와 서하에게 열등한 지위에서 세폐를 지급했다. 1125년 요는 퉁구스계 여진에게 정복당했다. 1141년 주화파 진회가 주전파 악비를 살해한 뒤 금은 1126년 북송을 장악했다. 1142년 남송은 회수 이하에서 강남을 지켰다.

  금의 화북 인구 4500만에서 여진족은 600만에 불과했다. 금의 황제는 유교적 관료조직을 통해 정복민을 지배했다. 개봉에 여진국자학을 세우고 중국의 고전을 여진어로 번역했다. 여진족은 종족적 독자성을 유지하면서도 통치자로 기능하기 위해 유교의 문화주의를 수용한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다종족 제국의 이념이 된다. 주대로부터의 천명사상과 고유의례를 계승하고 덕치주의와 오행순환이론, 천인상관이론을 수용했다. 초기의 잔혹한 통치는 후기의 문화적 부흥으로 전환되었다. 이후 중국은 언제나 이민족의 통치를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지식인들은 이를 내면적으로 싫어하면서도 외면적으로 인정하여 자기 억제된 위선 속에 가장된 복종을 실행했다. 금은 화북을 장악한 뒤 한족을 지배할 수 있는 방법을 알아냈으며, 이것은 청에게 전달된다.

  몽고의 정복은 19세기 서양 제국주의의 선구였다. 몽고족은 극적인 대제국을 건설했다. 몽고의 전쟁기술은 기마궁수의 황금시대였다. 1206년 징기스칸이 부족을 통일한 이후 몽고족은 페르시아/러시아/중앙아시아/중국에 4개의 한국을 세우고 지배했다. 1234년 금을 멸망시키고 1279년 남송을 정복했다.

  쿠빌라이는 북경에 수도를 건설하고 1271년 국호를 원으로 정하고 중국식 통치를 단행했다. 몽고세계의 다종족적인 세계주의를 천명했다. 중국은 진/한시대 이후로 모든 농민이 징병제에 소집되었다. 그러나 유목민은 세습적 기병대를 소유한다. 몽고 정복자들은 주로 군사적 관점에서 권력을 이해했으며 새로운 군사조직을 중국에 가져왔다. 주군군이 농업에 적응하면서 전투력이 저하되었다. 장교들은 귀족이 되었지만 병사들은 빈궁해졌다. 유목민이던 몽고족은 언어/복식/관습/배경이 달랐으며 일반적으로 문맹이었고 문화적으로 뒤쳐졌다. 서아시아 색목인, 위구르인, 아랍인, 유럽인, 여진족을 관리로 이용했다. 남인의 충성은 의심받았다.

  문화적 격차로 인해 원왕조는 작은 정부였으며 형벌제도도 송대보다 덜 가혹했고 조세도 적었다. 지역사회를 감시하지도 않았고 문학/연극을 검열하지도 않았다. 한인에게 법률은 보편적인 것이었지만 유목민은 각 부족의 관습법을 적용했다. 이러한 다양성은 중앙집권화를 막았다. 행정관료의 부족으로 유교적 소양이 결여된 서리들은 광범위한 부정을 조장했다. 몽고의 지방 담당관인 다루가치는 황제로부터 직접 전권을 위임받았다.

  아시아를 관통하는 대상무역이 발전했다. 페스트가 유럽에서 전파되어 1330년대 중국인구가 격감했다. 이슬람인들은 동인도 향료길을 통해 중국에 도달했다. 비단길 상인들은 몽고 군주와 협력했다. 남인들은 관직이 봉쇄되고 지역사회는 자유로웠으므로 민간학문이 발전하게 되었다. 주자학이 계승되었고 육상산의 추종자들은 내향적인 사색에 몰두했다. 실용적 통치술을 추구하는 경세학파가 등장했다. 유교적 통치방식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자 한화되지 않은 강경 몽고인들이 내란을 일으켰다. 중국은 철학자 관료들과 무력적 황제독재를 통해 중앙이 전국을 통치하는 정치국가를 만들어냈다. 유목민족은 군사적 활력을 공급했다. 그 결과 북방출신 황제권력은 경제성장과 문화적 다양화의 과정을 정치적으로 통제할 수 있었다. 북방민족은 경제와 문화에 대한 정치의 지배 유지에 도움을 주었다. 사회질서와 권위에 대한 충성을 강조하여 무역보다 자급자족의 농업을 중시하는 신유학 이데올로기를 수용했다. 지방사회는 유교화된 향사들이 지도하고 중앙정부는 독재를 유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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