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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3 고연사비류
작성
10.09.16 12:54
조회
1,713

중원 대륙에서는 강력한 위(魏)나라를 비롯하여 오(吳)나라, 촉(蜀)나라가 세계의 패권을 놓고 대규모 전쟁들을 벌이고 있었다. 위나라는 고구려의 강토에 설치된 군현(郡縣)을 지배하고 있던 공손씨(公孫氏)의 군대를 멸망시키고 그 군현을 장악하게 되자 그와 이웃한 고구려 영토를 정복할 기회를 노리게 되었다. 그것은 고구려가 동방의 제국 중에서 떠오르는 신흥 제국으로 그 힘을 꺾으면 그 주변국을 쉽게 정복시킬 수 있는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했다.

한편 고구려 역시 위나라의 식민령인 요동(遼東), 현도(玄堵), 낙랑(樂浪)국 삼국의 존재가 서역과 남쪽으로 뻗는 힘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이 당시 압록강 유역에 있는 여(麗)나라,  위(魏)나라. 두 강국의 경계는 압록강 하류의 한 지류(支流)인 안평하(安平河)방면이었는데 고구려로서는 이 경계를 뚫고 들어가야 강토의 확장을 노릴 수 있었다.

그리하여 동천왕 16년, 제왕은 요동의 서안평(西安平)을 습격하였다. 이것이 문제가 되어 동천왕 20년 8월, 위나라에서는 유주자사(幽州刺史) 관구검(毌丘儉)이 1만명의 군대로 현토군을 공습하여 고구려를 침공케 했는데 동천왕은 적군의 함대가 되는 2만 군대를 이끌고 비류수(沸流水)에서 전쟁하여 크게 승전을 거두었다. 이 전쟁에서 고구려군은 적군 3천여명을 몰살하는 전과를 거두었다.  

이런 대승리에 동천왕은 지나친 자신감을 가진 모양이었다. 여러 장군 앞에서 회의를 하는데

「위나라의 장군들이 강하다는 말을 들었으나, 우리 대 고구려의 장군들 앞에는 감히 대적하지를 못하고 적장 관구검은 명장이란 말을 들었지만 그의 목숨이 이제 우리들의 손아귀에 들어 있지 않은가?」

이렇게 큰 소리를 한 다음 철기병 5천 부대를 거느리고 관구검을 죽이고자 돌진했다. 그러나 관구검은 요새화 된 군대로 방어진을 펴는 한편 교묘한 전술로 역습을 감행해서 전세는 단 번에 역전되고 고구려군은 마침내 1만 8천명이나 전사하는 참패를 당했다. 그 광경은 너무도 잔인했다.

동천왕은 하는 수 없이 겨우 1천 패잔군을 거느리고 압록원(鴨綠原)으로 퇴각해서  반격의 틈을 엿봤는데, 그 해 10월, 관구검은 다시 환도성(丸都城)을 침공해서 함락시키고 관구검의 명령을 받은 장군 왕기가 동천왕을 추격했다.

제왕은 하는 수 없이 작전을 바꿔 다시 남옥저(南沃沮)국을 향해서 퇴각하다가 죽령(竹嶺)에 이르렀는데 이때 휘하 장군들은 작전상 대부분 군인들을 양도 받은 채 흩어지고 곁에는 겨우 근위대의 대원인 밀우(密友)가 작전을 따를 뿐이었다.

제왕의 신변이 심히 위태롭게 되자 밀우는 제왕을 향해서

「지금 추격군의 추격을 따돌리긴 어렵습니다. 이대로는 빠져나갈 것 같지 않습니다. 신이 결사군을 이끌고 잠시 적군의 시야를 다른 곳으로 따돌리겠사오니 그동안에 폐하께서는 피신하시고 반격의 틈을 잡으시는 게 좋을까 합니다.」

이렇게 말한 다음 곧 결사군을 조직하고 적군을 가로 막아 혈투가 시작했다.

밀우 등이 혈투하는 틈을 타서 제왕은 패잔군인들이 만들어놓은 퇴각로를 따라서 그 곳을 빠져나가 산악지형으로 피신한 다음 여러 곳에 매복하고 있는 군인들을 모아 다시 군대를 조직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군대를 재정비 하고 나니 염려되는 것은 밀우의 운명이었다. 할 수 없이 제왕이 칼을 들고 홀로 밀우를 구하려 했지만 군인들이 제왕이라는 이유로 만류했다. 제왕이 죽으면 고구려의 운명도 끝이기 때문이었다. 또, 제왕이 가면 밀우의 희생이 헛되이 된다는 걸 제왕 자신이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기에 더 이상 가려할 수도 없었다. 할 수 없이 가까스로 제왕은 자신이 직접 가는 대신 좌우에 집결한 군인들을 향해서,

「그대들 중에 영웅 밀우를 구해 오는 자가 있으면 내 목숨을 걸고 후한 상을 준다고 약속하겠다. 누구, 고구려를 위해 나설 영웅은 없느냐!」

물어 보았다. 그랬더니 하부(下部) 인간 유옥구(劉屋句)가 앞으로 나오며,

「신이 고구려를 위해 목숨을 걸고 가겠사옵니다.」

유옥구는 즉시 말을 몰고 달려가 온몸이 혈투로 피투성이가 된 밀우를 찾아 업고 돌아왔다. 그때까지도 밀우는 심한 고통과 정신적 피로로 말미암아 정신을 잃고 있었다.

「나를 위해서 그대가 이 지경이 되었구나.」

제왕은 밀우의 머리를 친히 자기 무릎에 눕히고 정성껏 치료하니 밀우는 겨우 소생할 수 있었다. 한때 위기를 모면했다고는 하지만 적군의 추격은 집요하게 계속되었다. 제왕은 다시 적군의 손아귀를 벗아나기 어려운 곤경에 빠졌다. 그래서 군인들과 작전회의를 하자, 동부 인간 유유(紐由)가 한 계책을 진언한다.

「신에게 어리석은 계책이 있사옵니다.」

「어떤 계책인가.」

「신이 음식을 차린 다음 위군 진영을 찾아가서 질탕히 먹이며 기회를 엿보다가 칼로 적의 목을 베어 죽이겠사오니 신의 계책이 성공했다는 기별을 받으시거든 태왕폐하께서는 적이 어지러운 틈을 타서 기습하시기 바랍니다.」

유유의 계책은 목숨으로 국가를 혼돈속에서 구하겠다는 결사적인 계책이었다. 제왕은 눈 앞의 이 용감한 군인을 보며 눈물을 흘리며 그 계책을 허락했다.

위군 진영에 단신으로 뛰어간 유유는 거짓 항복하며 말하기를

「우리 태왕 페하꼐서는 제국에 죄를 짓고 이렇게 바다로 도망쳤지만 이제 군대는 끝이 났고 계책은 궁해서 하는 수 없이 장군께 항복하고자 소신에게 먼저 변변치 못한 물건을 보냈사오니 여러 장군에게 나누어 주도록 하십시오.」

「고구려 태왕이 항복한다는데 더 전쟁할 필요가 어찌 있겠는가.」

위나라 장군은 크게 기뻐하고 유유가 차려 가지고 온 음식을 여러 군인에게 나누어 주며 크게 연회를 열었다. 이때 유유는 적장에게 음식을 권하는 척하며 그릇을 받들고 다가가서 갑자기 그 그릇 속에 감추어 두었던 비수를 뽑아 적장의 목을 베고 자신도 자결해 죽었다.

적장이 갑자기 죽고나니 유유가 예견했던 바와 같이 적군은 혼돈속에 빠져 이 상황을 수습하는데만 바쁘게 돌아갔다. 그 틈을 타서 동천왕은 휘하 장군을 세 방향으로 분산해 급히 공습했다. 그런즉 위군은 미처 진영을 갖추지 못한 채 낙랑 영토에서 퇴각할 수밖에 없었다.

이 전쟁을 겪고 나서 군사력을 회복하자 제왕은 밀우와 유유의 전쟁공로를 일등으로 삼았는데 밀우에게는 거곡(巨谷),  청목곡(靑木谷)을 식읍(食邑)으로 주고, 유유를 추종하여 구사자(九使者)란 직위를 주었으며 유유의 아들 다우(多優)를 대사자(大使者)로 삼았다.

국권을 회복하기는 했으나 환도성은 적군에세 초토화가 되어 다시 제도로 삼을 여지가 없었을 뿐 아니라 국민들도 환도성은 가망이 없다며 더 이상 포기했다. 그래서 그 이듬해인 211년 2월, 거대한 규모로 시작한 평양성(平壤城) 공사를 시작하고 국민들과 수도를 평양성으로 이전했다.

큰 전쟁으로 국가의 자존심이 소모되었던지 동천왕은 평양성에 천도한 이듬해인 212년 9월, 전쟁터에서 허무하게 죽었는데 그때 동천왕과 같이 싸웠던 군인들이 모두 제왕을 기억하며 슬퍼해 마지않았으며, 장군들 중에는 제왕의 무덤 앞에서 자신의 손등을 칼로 찌르며 고통을 나누려 하는 자도 더러 있었다고 할 정도였다. 그리고 그곳에서 최후를 맞이하는 장군도 있었다.

그래서 국민들은 그 마음이 슬퍼 비교적 큰 대나무를 찾아서 그걸 베어 그 시체를 덮어 주었는데 그 때문에 그 곳 이름을 시원(柴原)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Comment ' 1

  • 작성자
    Lv.9 이시현
    작성일
    10.09.16 18:29
    No. 1

    위 내용은 고연사비류님이 검월야란 필명으로 조아라에 올린 소설을 그대로 옮긴 것입니다.
    <a href=http://www.joara.com/view/short/shortView.html?book_code=8517&PageNo=1&sl_category=military&sl_search=&sl_keyword=&sl_chk=&sl_othercategory=&sl_orderby= target=_blank>http://www.joara.com/view/short/shortView.html?book_code=8517&PageNo=1&sl_category=military&sl_search=&sl_keyword=&sl_chk=&sl_othercategory=&sl_orderby=</a>

    실제의 역사적 사실이나 기록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관련 부분을 제대로 알길 원하시는 분이라면 객관적인 자료를 찾아보시길 권하는 바입니다.

    p.s 자료백과는 자기 소설 올리는 곳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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