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제국의 군대체계에 보면 군대의 병력을 군 직책에 따라 휘하에 거느릴 수 있는 제도가 있다.』
군인 출신의 칭기스칸이 전쟁에서 공을 세워 쿠릴타이 부족장 회의로 대칸에 추대된 이후, 제국 안의 제도를 변혁을 하면서 가장 먼저 변혁한 게 군사제도이다. 여기서 나온 것이 몽골족의 강점을 가장 잘 살린 호장 제도이다.
호장 제도는 칭기스칸이 만든 군사제도인데, 여기에 수많은 몽골인들의 의견이 들어갔다. 물론 칭기스칸이 만들어낸 군사제도만으로 완벽 그 자체이지만, 몽골인의 전투방식은, 몽골인이 그 장점을 가장 잘 알 것이라는 칭기스칸의 생각때문에 몽골인들의 군사제도에 대한 의견까지 들어보기로 한 것이다.
칭기스칸의 군사제도 위에, 그의 휘하의 장군들과 군인들과 부족민들의 의견까지 덧입혀지면서, 완벽 그 자체가 되었다. 즉 모든 몽골인의 생각을 총 동원해 만들어낸 군사제도이기 때문에 몽골족에게 있어 가장 완벽하다고 볼 수 있다. 과연 이것이 세계 정복의 원동력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역사상 유일한 세계 정복자 칭기스칸은 이렇듯 모든 걸 자신의 명예보다는 제국의 영광을 위해 일한 것이다. 그리고 혼자만의 독재는 곧 자기 파멸에 이른다는 걸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칭기스칸이 만들어낸 군사제도 하나만 봐도 그가 전체를 통솔하는 강력한 리더쉽의 소유자였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는 휘하의 장군, 군인들은 물론 군중들의 신망까지 얻은 진정한 세계적인 리더였던 것이다.
1호는 하나의 군막 단위를 뜻한다. 그러니 1호만 하더라도 어마어마한 병력 수를 휘하에 거느리게 되는 셈이다. 호장 제도는 십호장에서 출발한다.
십(十)호장의 장군은 백(百)호장에 속한다. 즉, 십호장의 상관이 백호장이다. 십호장은 천 명이 넘는 군인을 거느리는 군단장에 속한다. 백(百)호장은 100호를 다스리는 장군이다. 즉 만 명이 넘는 어마어마한 병력을 거느리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천(千)호장, 만(万)호장까지 나가 결국 칭기스칸이 제일 높은 호장들에게 명령하는 시스템으로 구축되어있다. 칭기스칸의 명령 한마디면 수백만의 군대가 한 번에 능수능란 하게 알아듣고 움직일 수 있는 재빠른 체계 덕분에 세계를 정복한 것이다.
또, 칭기스칸은 각 영토마다 역참이라는 통신, 교통시설을 설치했다.
전화나 인터넷이 없었던, 중세시대에는 정복지의 변두리같은 까마득한 먼 곳이나 원정도중 국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알리려면 말을 탄 전령을 목적지까지 보내야만 했다. 그러나 전령이 한 마리의 말만 이끌고 가면 며칠이 지나 말이 지치기 때문에 말이 다시 뛸 수 있을 때까지 날짜를 보내야만 했다.
이 기간은 실로 전략상 손해를 주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점을 누구보다 잘 알던 칭기스칸은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역참'이라는 통신 시설을 배치한 것이다. 역사상 최초로 인터넷, 전화와 같은 연락망을 취하는 교통시설이 등장한 셈이다.
역참이란 군마가 쉴 수 있는 일종의 군마들이 많이 즐비한 마굿간 혹은 말전용 호텔쯤을 말하는데, 역참 허가서를 지닌 전령은 말이 지칠 때 쯤이나 허기가 질 때즘 되면 역참에 들려 군마를 교환하는 게 가능하고, 전령 자신도 전령이라는 권한 덕분에 무료로 먹고 자고 휴식을 취하면서 치료할 수 있었다.
역참은 궁전 못지않게 휘황찬란하고 거대한 저택이었다. 그만큼의 대우를 해준 것이다. 전령을 위한 모든 것이 가득하게 준비되어 있어서, 그곳에서 자유로이 먹고 마시고 자면서 지상낙원을 꿈꾸는 것도 가능하다. 그래서 너도나도 전령이 되고자 했던 것이다. 한마디로 몽골제국에 있어 전령은 장군, 군인 다음으로 지상 최고의 직업인 셈이다. 전령은 전쟁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 정도의 대우를 해주는 것이다.
음식도 일반인들은 감히 상상도 못할 호화스런 만찬을 배터지게 먹을 수가 있었다. 급히 알릴 정보가 있으면 역참마다 준비되어 있는 빠른 말을 타고 무척 빠르게 중앙 정부에 전령을 제출 할 수가 있어, 시골에서 일어난 조그마한 일이라도 칭기스칸은 빠른 시일 내에 소식을 들을 수가 있었다.
하지만 전령은 신속하게 전쟁의 상황을 알려야 되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직업이기 때문에, 시일을 다투는 일이 있을때는 얼른 칭기스칸에게 전하지 않으면 안된다. 휴식과 치료가 끝나면 얼른 다시 말을 타고 출발해야 하는 것이다. 세상에서 가장 바쁘면서도, 가장 호화로운 것들을 누리는 직업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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