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남운이라고 합니다. 저는 2007 년 4 월달에 호중지천으로 데뷰했습니다. 지금이 2008 년 9 월 8일이니. 딱 일년하고도 오 개월 정도 지나갔습니다. 그간 글을 쓰면서 여러가지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만. 가장 어려웠던 점이 바로 한자였습니다.
아마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 모두 느꼈으리라 사료됩니다. 자신의 글에 미미하게 한글만 치는 것보다 한자를 씌우면 좀 더 있어 보이니까요. 그게 다 욕심이지만 당연한 것입니다.
자신의 글을 보다 빛나 보이게 하고 싶다는 욕심은 곧 발전의 시작이니까요. 저 역시 한자 탓에 많은 오류를 빚었습니다. 금강 문주님께 야단도 맞았고요. 심지어 모 선배 작가는 인신 공격에 가까운 모욕적인 글까지 보내 왔더군요.
"어디 가서 작가라고 말하지 마라."
열 받습니다. 그러면 이리저리 해서 틀렸다. 요롷게 해 봐라. 이게 맞다. 라고 조언해 주는 인간들 아무도 없습니다. 다들 자신 밥그릇만 챙기지요. 자, 우리 나누죠. 알고 있는 것은 털어 놓고 서로 공유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장르 소설계 전체가 발전합니다.
해서.
도서관에서 무공 초식이 써 있는 책이란 책은 다 섭려 했습니다. 아침 9 시 도서관 문 열때부터 밤 10 시 문 닫을 때까지 말이죠. 그리고 찾아 냈습니다. 한자 때문에 적어도 다른 엿 같은 인간에게 욕 먹지 않을 방법을 요.
자. 원칙입니다.
1. 네이버 한자 사전이나. 한글 사전을 열어 두십시오.
한자를 써야 할 때 쳐 보는 겁니다.
예를 들어.
소매치기를 한자로 쓰고 싶다.
네이버 한글 검색창에 소매치기를 치세요. 그러면 제일 위 상단에 소매치기란 네 글자가 나옵니다. 그것을 클릭하시면 이런 글이 뜹니다.
명사] 남의 몸이나 가방을 슬쩍 뒤져 금품을 훔치는 짓. 또는 그런 사람. ≒도아(掏兒)·도모(掏摸).
밑에 글은 인용문입니다.
소매치기를 당하다
소매치기가 복잡한 지하철 안에서 핸드백을 털다가 잠복근무 중인 형사에게 붙잡혔다.
자, 이제 소매치기가 한자로 도아와 도모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대로 써 먹으면 됩니다.
2. 한글 사전이나 한자 사전 검색창에 쳤는데. 한자가 안 뜬다.
절대 무리하게 임의로 한자 만들지 마십시오. 그냥 한글로 쓰세요.
그래야 모욕적인 글 안 받습니다.
3. 이제 무공초식이죠.
우리 신입 작가들이 가장 쓰고 싶어 하고, 또 가장 실수가 많은 부분입니다.
맹호가 숲을 나선다.
맹호출림입니다.
맹호(猛虎) 사나운 호랑이. 직렬입니다.
앞에
맹호(猛虎) 표기 하시구요. 두 번째 숲을 나선다. 이 부분에서 가장 헤갈려 하십니다.
자, 중국어는 우리와 어순이 틀립니다. 그 때문에 한자가 엿 같죠.
출림(出林). 나갈 출 자와 수풀 림 자입니다.
숲을 나선다. 에서 먼저 나선다가 나옵니다. 세 번째 위치로 가야 합니다.
맹호출(猛虎出)이 되죠. 그 뒤에 수풀 림자가 붙습니다.
맹호출림(猛虎出林)!!
직렬 두 자와 역순의 두 자가 붙어서 맹호가 숲을 나선다는 초식 명이 만들어 집니다. 그 후에는 응용으로 써 먹어야지요.
노호출동.
노한 호랑이가 동굴을 나선다.
노호출동(怒虎出洞).
성낼 노자와 범 호자가 직렬이 되고, 날츨자가 세번째. 골동이 네 번째에 옵니다.
즉 직렬 두개와 역순 두 개가 붙어 초식명이 만들어 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맹호와 출림을 따로 떨어 놔 보죠. 둘 다 각기 완성이 된 단어가 됩니다.
예를 들까요?
청룡 + 비상. 각기 떨어뜨려 놔도 이상 없죠. 독립적인 두 단어가 모이면.
청룡비상.
새 초식이 나옵니다. 이런 경우도 있다는 거. 잊지 마세요. 아셨죠.
이제 역순을 볼까요?
경천동지(驚天動地).
하늘이 놀라고 땅이 흔들린다. 죠.
헌데 앞의 두 글자가 역순이죠. 하늘 천 자가 두 번째로 왔죠.
하늘이 첫번 째로 가서 놀랄 경자죠.
하늘이 놀란다.
앞의 맹호 두 자 와는 정반대죠. 역순입니다. 이를 경우 대부분 그냥 가져 오세요. 한문은 워낙 수가 많아서 일일이 우리가 대응 하기 어렵습니다. 아셨죠.
자, 경천을 가져 옵니다.
경천. 하늘이 놀란다. 여기서
하늘이 놀라는 붉은 검이란 초식 명을 가지고 싶다. 라고 가정해 보죠.
먼저 경천을 쓰시고 붉을 홍(弘). 칼 검(劍)을 준비하세요.
경천(驚天). 세 번째는 붉은 검이니. 역순으로 칼검 자를 붙입니다.
경천검(驚天劍).
다음에 네 번째에 홍자를 붙입니다. 그러면.
경천검홍(驚天劍紅).
하늘을 놀래키는 붉은 검이 완성 되었습니다.
* 여기서 주의할 것이 입니다. 홍화(紅花). 붉은 꽃이죠. 이 단어는 두 글자가 이미 하나의 뜻을 가진 완성된 단어입니다.
경천홍화.
하늘을 떨게 하는 붉은 꽃. 역순과 직렬이죠.
이런 함정이 있다는 거. 유의하세요. 아셨죠.
또, 하나의 예가 있습니다.
동지(動地). 요걸로 초식 명을 만들고 싶다면.
이건 역시 땅이 흔들린다. 먼저 뒤에서 앞으로 역순입니다.
동지라고 쓰신 후.
자, 이 뒤에 뭘 붙일까요.
땅을 뒤흔드는 신의 검. 신검이죠.
동지(動地神劍).
앞의 두 글자는 역순이지만. 뒤에 붙는 신검은 직렬이죠.
왜냐 하면 신검은 두 글자로 이미 완성된 단어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낙뢰나 경천. 두 글자로도 말이 되지요. 그렇기 때문에 그냥 그대로 갖다 붙이면 됩니다.
일예로.
경천신검. 하늘을 놀라게 하는 신검.
이렇게 되는 것입니다. 앞의 두 글자는 역순. 뒤는 이미 두 글자로 완성 되어 있는 단어를 그냥 붙이면 됩니다.
다른 예를 들어보죠.
악호투심(惡虎偸心).
악한 호랑이가 마음을 훔치려 한다.
앞은 직렬이죠. 뒤는 훔칠 투가 세 번째. 마음 심이 두 번째.
응용하시겠지요.
한자 초식명은 다양한 곳에서 가져 올 수 있습니다.
김용 작가님의 협객행에서 금오파의 개문읍도를 예로 들지요.
개문읍도(開門揖盜). 문을 열고 도둑이 들어오게 한다.
즉, 상대방으로 하여금 공격하게 끔 빈틈을 보인다는 초식입니다.
개문, 문을 열다. 열 개 자가 첫 번째 문이 두 번째죠. 개문. 이미 두 글자가 하나의 완성된 단어입니다.
읍도 읍할 읍 자와 도둑 도자 입니다. 즉 도둑에게 고개를 숙인다.
역순이죠. 숙인다의 읍 자가 세 번째에 오고. 도둑이 네 번째에 옵니다.
그래서.
개문읍도라는 초식이 탄생한 것입니다. 김용 작가님에게 감탄하는 것은 모든 초식 명을 쉬우면서도 아주 적절하게 표현하는 단어들을 쓰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필이라 불리겠지만요.
자, 이제 웬만한 초식은 만들실 수 있겠죠.
또, 응용하실 수도 있을 것 같죠.
저는 지난 삼일 동안 초식 명을 다양한 곳에서 가져 오려고 했습니다. 당시선이나 시경 등의 시 구절에서 가져 오려고 했는데. 보통 글자수가 5 내지는 6, 7 자라 영 마땅치 않더군요. 대개의 경우 초식 명이 4 자로 쓰는 것을 생각해 볼 때요.
그래서 천자문도 살펴 보았습니다.
천지현황(天地玄黃).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 라는 뜻이죠.
하늘 천 자. 땅 지 자. 검을 현 자. 누를 황 자.
이 자체로 휼륭한 초식이 될 수 있습니다. 검법에서 패도적인 검초로요.
자, 우리 분석해 볼까요.
먼저 앞 부분 천지. 하늘과 땅. 직렬이죠.
뒤에 검을현. 누를 황. 다 제각기 따로입니다. 직렬도 역순도 아닌 것 처럼 보이죠.
뜻을 다시 한 번 살펴 볼까요.
하늘은 검고 땅은 누렇다.
하늘 천자 첫 번째. 검은 현이 세 번째. 두 번째가 땅. 네 번째가 누를 황 자.
첫 번째와 세 번째. 두 번째와 네 번째가 서로 합쳐지며 뜻을 이루었죠.
하늘이 검고 땅은 누렇다.
요건 응용으로 돌려야 합니다. 괜히 따져 보면 머리만 아파요.
우리 쉽게, 쉽게 아셨죠.
천지현황을.
천지백적으로 하자고요.
천지백적(天地白赤).
하늘은 세 번째 백자. 하늘은 하얗고.
땅 네 번째. 땅은 붉다.
두 가지 연속 공격이나 실초를 감춘 허초를 시전하는 검초로 딱이죠.
하늘은 하얗고 땅은 붉다.
4. 사자 성어나 사자 성어를 이용해 먹으세요. 아셨죠. 그 자체로 훌륭한 초식 명이 될수도 있고. 지금처럼 응용하시면 또 괜찮은 초식 하나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다들 네이버나 다른 사이트에서 고사 성어나 사자성어를 열어 놓고 마음에 드는 걸 골라 단어만 살짝 바꾸어 써 먹어 보도록 하죠.
단, 잊지 마세요. 글이 되어야 합니다. 아셔죠.
하늘은 하얗고 땅은 붉다.
그럴싸 하죠.
지금 저녁 식사 시간이라. 길게 못 적겠네요.
하지만 적어도 제 글 읽으시고. 다른 사람에게 욕은 먹지 않겠죠. 그럼. 되었습니다. 그 걸로 저는 만족합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시고
"이게 뭐야. 장난해."
라고 말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지만. 신입 작가들에게는 제법 도움이 된다는 점을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
적어도 한자 때문에 다른 작가들에게 욕 먹을 일은 없을 테니까요.
여러분!!
당신에게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이 되시면, 나중에요. 뒤에서 따라오는 사람에게도 당신만이 아는 노하우나 알아낸 비법 하나쯤은 남겨 주세요.
그게 바로 앞선 선배랍니다. 먼저 손가락질 하고 욕하기 전에 후배에게 이렇게 하면 제대로 된다는 길을 알려 주세요.
그런 조언을 해 줄 수 없다면.
입 다물어욧!!
도움이 되셨기를.... .
추신> 제가 열 받은 상태에서 쓴 글이라 나중에 금강 문주님께 야단 안 맞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제 글 본문 내용은 좀 남겨 주세요. 제발요. 다른 신입 작가들에게 작은 도움이 되게요.
잊지 마세요.
한자 사전이나 한글 사전에 나오지 않는 한자는 그냥 한글로 쓰세요. 절대 임의로 한자 만들면 안 됩니다. 아셨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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