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상 경어를 생략합니다. 내 편의를 위해 말이지.
사람들은 망하는 서술에 관심이 없다. 필자는 늘 궁금했다.
어째서 망하는 서술에 관심없는 걸까. 알아야 피해갈 것이 아닌가? 죽은 게시판이라 쓴지도 모를껄?
망하면서도 똑같이 망하는 신작이 계속나오기에 자료를 만들려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귀찮아서 포기했다. 망하는 소설이 너무 많아서 내가 읽을게 없다. 애석하게 생각한다. 그래서 이러면 판타지 말아먹는다! 서술을 틈 날 때마다 한번 씩 쓰고자 한다.
다음의 서술은 대다수가 망했다. 필력이 좋은 10%쯤 되는 괴물이여야만 성공하는 서술이다. 그런 필력이면 뭘 써도 성공이지만.
망하는 판타지 1화
태초에 빛과 어둠으로 둘러쌓인 혼돈이 있었으나 그것은 지극히 평화로웠다.
빛은 자애와 질서로 어둠을 감싸안았고, 어둠은 안식과 평등으로 빛을 달래주었다. 평화로운 혼돈은 이윽고 빛과어둠의 결실이 태어나 최초의 창조주에 이러른다.
창조주가 살펴보니 빛은 뻗어나가려 했으나 어둠에 가로막혔고, 어둠은 막아서려 했으나 빛이 밀어내고 있는 바,
그들에게 오직 기쁨을 선사하고자 혼돈을 정리하려 13명의 신이 만들어졌다. 창조주의 부름에 응하여 12명의 신은 각기 세상을 창조는데 일조하였으나, 오직 한명의 신만이 반대하였다.
-창조주여! 당신의 행동은 결코 빛과 어둠이 원하는 것이 아닙니다. 혼돈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창조주가 관대하게 세번이나 달래었으나, 계속 간언하자 격노하고 말았다.
*
(어디서 들어본거 같지 않은가? 사실 나도 많이 본거 짜집기한거다.
독자가 외울 만큼 나온 설정이라 망한다. 나도 짜집기 했고. 이런거 쓰지 말라고 하면 이렇게 연결하는 사람들도 있다.)
*
“.......그렇게 열세번 째 신은 창조주의 노여움을 사 악신으로 떨어지고 말았던 것입니다. 이 신을 아는 학생?”
학생중 한명의 소년이 손을 들고 말하였다.
“대악신 고독사 입니다. 타락으로 떨어져버린 암흑의 신이죠.”
*
천지창조부터 시작해서 이야기로 카메라 앵글이 넘어가는거 독자가 외울만큼 나왔다.
그렇다. 이것도 짜집기다. 이런 거 쓰면 대다수가 망한다.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다. 사골국물 우려내다 못해서 사골이 바스러질때까지 우려먹은 전개니까 지긋지긋한거다. 국물은 진국일지도
자신이 상위 10%쯤 되는 필력이라 자부하지 않는다면 이런 서술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1화의 전개에서 천지창조는 아득히 먼데다가, 당장 전개에 영향도 없다. 지긋지긋하니 보지도 않고 거르게 된다. 그래서 망하는 것이다.
당신이 쓰는 판타지 소설이 있는가?
‘태초에’ 를 주의하라. 1화. 그리고 초반에 천지창조로 블라블라 하지 마라. 망하는 지름길이다. 정말 어쩔 수 없이 꼭 필요하다면, 간략하게, 아주아주 간략하게 넘어가는 방법 뿐이다. 그리고 중반에 또 설명하겠지.
참신한 소설을 원하는 독자에게 지긋지긋한 걸 보여주면 그걸 보겠는가? 아줌마들은 막장드라마 잘만 보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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