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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에 관한 조언

작성자
Lv.1 최윤호
작성
03.01.07 11:01
조회
5,062

1. 출판, 오! 꿈이여!

자신의 글이 활자화 된다고 생각해 보세요. 자신의 이름에 "작가"라는 타이틀이 붙고 사람들과 대화 할때 자기 소개를 이렇게 한다고 상상해 보세요.

"안녕하세요. 소설을 쓰고있는 OOO입니다."

물론 자기가 말하지 않고 다른 사람이 말해준다면 그 효과는 만점입니다. 조용한 미소를 짓고 부드러운 표정을 짓고 있으면 곁에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말해준다고 해 보세요.

"인사해, 이 사람은 소설가 OOO야."

순간 상대방의 얼굴에 스치는 놀라움과 경이로움, 그리고 약간의 존경심까지 섞인 시선을 받는 느낌을 상상해 보십시오. 이야아……죽인다고 생각하시죠? 꿈 깨세요. 실제에 있어서 그런 상황은 전혀 없습니다.

일단 소설가가 가지는 위치는 그리 크지 않을 뿐더러, 자신의 글이 활자화 되고 나면 어쩐지 모르게 움츠러드는 느낌이 떠나지 않습니다.(특히나 표지가 안좋을 때에는) 자신이 쓴 글이 남에게 읽혀지고 비판받으면 완전히 벌거벗겨지는 느낌에 자꾸만 기어들어가고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책을 내는 이유는 단 하나, "좋으니까"입니다. ^^ 물론 어느정도의 금전적 이익이 생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글이란 남에게 읽혀지는 것이므로 깔끔하게 만들어져 시중에 나오게 되면 그 즐거움이란 이루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찬찬히 그 책을 읽어보면서 느끼게 되죠. "이야아, 내가 더럽게 글을 못쓰는구나."

제 눈이 높아서일까요? 저는 제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화가 납니다. 왜 더 잘 쓰지 못했을까 하는 회한에 가슴을 치면서 말입니다. 그리고 다음에는 더욱 잘 쓰겠다고……그러겠다고 각오를 하게 되죠.

  

2. 출판의 실제

이제 헛소리는 그만두고 실제 편에 들어갑시다. 출판은 그리 복잡한 과정이 아닙니다. 실제로 돈과 시간, 그리고 단단한 결심만 있다면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출판이기에 그리 환상적인 것도 아니에요.

출판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습니다. [자비출판]과 [계약출판]이에요. [자비출판]은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원고와 돈을 가져다주고 출판사에서 책을 만드는 일입니다. 보통 초판 1천부 정도를 뽑는데 돈은 약 1천만원에서 1천 5백 정도 든다나 봐요.(저도 얼핏 들어 잘 모르겠습니다.) 물론 원고교정 스스로 다하고 표지까지 만들고 해서 그냥 인쇄소에서 찍어달라는 방법도 있긴 합니다만, 그렇게 되면 [자비출판]이 아니라 [동인지출판]이 되기 때문에……^^. 여러분이 흔히 생각하시는 출판은 바로 [계약출판]이에요.

이른바 '인세'라든가 '고료'를 받고 원고를 넘기면 출판사에서 다 알아서 하는 작업을 말합니다. 모든 Risk를 출판사가 지는 만큼 작가에게는 원고 교정의 험한 임무가 주어지구요.(솔직히 제가 제일 싫어하는 작업입니다. 교정 작업…….) 보통의 경우 컨택(Contact, 외계인 접촉이 아니에요.)을 하게 되는데 출판사가 쭈욱 돌아다니다가 '오, 이거 돈이 되겠군.'이라고 생각되는 작품을 발견하면 계약을 하는 방식입니다. 그게 아니라면 자기가 원고를 들고 출판사를 돌아다니는 방법도 있어요 일명 '원고거지'라 불리는 방식인데…… 대개의 글쟁이들이 이런 일을 경험합니다.

편집 실장을 만나 자신의 소설을 광고하고 잘 읽어 달라고 부탁을 하지만, 대개의 경우 폐기처분 되거나 반송되고 말죠.(성공률이 지극히 낮습니다.) 하지만 일단 채택이 되기만 하면 작가가 되는 겁니다. 이것은 만화계든, 무협계든, 일반 소설계든 크게 틀리지 않습니다.(저는 세 부류를 모두 돌아다녀 봤기 때문에 압니다. 출판사는 모두 똑같이 생겼더군요.)

  

3. 가장 중요한 것! 돈 문제.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해서 긴장하셨나요? 하지만 사실입니다. 여러분은 냉정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출판은 자선 사업이나 문화 사업이 아닙니다. 그것은 바로 "이익 산업"입니다. 그들은 돈이 되는 작품을 찾아 헤메고 그것을 팔아 돈을 벌려 하는 것이지 여러분의 능력을 존중한다거나 발굴해야 겠다는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물론 조금 있는 곳도 있기는 합니다만.)

그래서 출판사들은 어떻게든 '돈이 되는 작품'을 찾으려 하고 또한 '돈이 되게' 하려고 노력합니다. 하지만 이놈의 출판 시장이라는 것이 하나의 복마전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초판본도 소화시키지 못하고 퇴출되는 소설이 워낙에 많은지라 타격을 받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저는 소화는 했습니다. 다행이었어요.)

계약에는 두가지 방식이 있습니다. 이른바 '전매'와 '인세 계약'인데요. '전매'는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원고를 통째로 사버리는 것을 말합니다. 황금가지(이후 가지)의 경우 인세 계약을 주로 한다고 합니다. 가장 대표적인 사람으로는 역시 드래곤 라자의 영도님이 계시겠죠. 영도님 이후 가지에서는 아직 다른 작가의 판타지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만…… 역시 드래곤 라자의 이미지 때문에 다른 작품을 잡기가 쉽지 않은 듯 싶습니다.

아무튼 '전매'는 그리 달갑지 않은 것만은 확실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인세'도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계약조건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 알수 없거든요. '인세'는 팔리는 만큼 돈을 받는 것을 의미합니다. 많이 팔리면 많이 팔리는 대로…… 적게 팔리면 적게 팔리는 대로. 자신의 글에 자신이 있다면 '인세'를 높게 책정해 보는 편도 좋습니다. 팔리는 만큼 자신에게 이득이 되니까요. 다만 '전매'보다는 출판사 이익이 적기 때문에 광고는 그리 많이 나가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광고의 효과는 상당히 미지수입니다.

광고로 뜰려면 최소한 '탐그루'나 '용의 신전' 만큼은 광고를 해야 합니다. 예전에는 판타지에 대한 환상이 있어서 판타지를 내세우면 어느정도는 알아서 팔렸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릅니다. 이른바 춘추전국시대의 전쟁과도 같거든요. 수많은 신인 작가들이 나왔다가 이름도 없이 사라지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요즘들어 성경이라는 곳에서 작가들을 휩쓸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소울러 드라딘을 쓰신 모시님은 이미 계약을 체결하셨다고 들었구요. 그 곳의 조건은 잘 모르겠습니다만 지속적인 관심을 보여줄 수 있는 곳이 좋습니다. 더군다나 책의 판매 루트는 [서점 루트]와 [총판 루트]로 갈리기 때문에 어느 루트를 타는 출판사이냐에 따라서 인세가 나올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거든요.(쉽게 말해 팔리느냐 안팔리느냐!)

4. 이제는 힘든 작업, 출판

예전과 지금은 다릅니다. 드래곤 라자에 의한 판타지 시장의 부흥은 이제 서서히 소강 국면으로 들어갔고 출판사 관계자들의 입에서 '판타지는 슬슬 갔지…….'라는 말이 나돌고 있습니다. 앞으로 생명은 약 1여년…… 단발성 작가로 묻히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지만 예전처럼 쉽게 성공하기는 힘든 세상이 되었습니다.

판타지를 잘 흡수해주던 대여점 시장도 이제는 뚝 끊겼습니다. 책을 선별해서 받는다고 하거든요. 그래도…… 자신의 이름이 박힌 책을 하나 갖는다는 것은 좋은 일이죠. 열심히 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천리안 다크스폰님의 글입니다. [불멸의 기사] 집필자.


Comment ' 11

  • 작성자
    Lv.8 이정수A
    작성일
    03.01.07 17:00
    No. 1

    출판 계약을 할 때에는 타 전문가나 작가들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초짜 작가일 경우에는 그 계약의 내용이 터무니없거나
    제대로 된 계약을 했다 하더라도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경우도
    몇 번 있다고 합니다.

    계약서에 없는 내용은 처벌 받거나 보상 받을 수 없으니
    계약서를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좋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류민
    작성일
    03.01.07 21:33
    No. 2

    망할 책방! 책 받으면 받는거지! 반품은 뭐냐고! 그것도 너덜너덜한! 다 돌려서 이젠 안빌려간다고 반품시키는!
    그리고, 뭐? 반품 안해주면 책 안산다고? 책방 연합 같은거 좋아하네! 으악! 열받아!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최윤호
    작성일
    03.01.08 16:09
    No. 3
  • 작성자
    Lv.2 백호
    작성일
    03.01.09 19:34
    No. 4

    허, 책방이 책을 안받으면 그나마 작가들은 뭘 먹고 살아가나?
    그러다 모두 책 안쓴다고 파업이나 하는것은 아닌지...
    책방이 있음으로해서 작가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인 만큼, 책방의 주인들은 되도록이면 책을 구입해줘야 한다고 생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사군악
    작성일
    03.01.15 22:17
    No. 5

    책방연합이 있으면 출판사 연합도 만들면 되지...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나현
    작성일
    03.04.24 22:04
    No. 6

    책방은 동업이지만 출판은 경쟁이라는...쿨럭.(잊지 마십시오. 요새 시장은 소비자가 황제입니다. 어쩌면 폭군일지도...)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작성일
    03.05.30 01:28
    No. 7

    출판사 연합보단 작가 연합이 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7 금의행
    작성일
    06.02.25 16:59
    No. 8

    뭔가 엄청 힘들게 보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현선
    작성일
    06.05.21 10:22
    No. 9

    괜찮아!! 정연이면 돼!!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99 불멸의망치
    작성일
    07.01.16 21:38
    No. 10

    저 도서출판 성경, 인세 안주고 완전 개지랄한 걸로 알고 있습니다.
    작가님들 엄청 고생했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 이즈01
    작성일
    08.03.15 14:54
    No. 11

    좋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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