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습관적으로 조사 "이"와 "은"을 구별하여 쓴다.
왜 그렇게 구별하느냐구 물으면 정확히 대다하지 못하는 사람도
무의식적으로 이 두 조사의 쓰임새가 서로 다름을 안다.
아래의 두 문장을 어떤 경우에 쓰게 되는지 모르는 한국인은 별로
없을 것이다.
a:이게 뭐야?
b:이건 뭐야?
그러나 어떤 경우에 그렇게 쓰는지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a는 조사 "이"를 쓴 문장이고 b는 조사 "은"을 쓴
문장이다. 이 두 문장을 보면 조사 "이"와 "은"을 쓰는 경우가
같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 두 문장에 각각"또"라는 부사어를 추가하여
좀더 명확하게 이 두 조사의 차이를 알 수 있다.
a:이게 또 뭐야?
b:이건 또 뭐야?
한국인은 이 두 문장 가운데에서 어떤 문장이 틀린 문장인지 금방 알게
된다. "또"가 들어가는 문장은 a이 아니고 b이어야 한다는 것을 안다.
도대체 조사 "이"와 "은"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기에 이런 판단을 하게
될까?
영문법을 하는 사람들은 모든 문장을 주어와 동사라는 기본요소를 중심으로 하여 분석하기 때문에 한국어의 a와b사이에 존재하는 의미와 차이를 쉽게 간과하는 경향이 있다. 영어로는 a와b 모두 what is this?로 번역되는 같은 문장으로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어는 영어와 다른
언어이고 한국어를 영어의 시각에서 보면 안 된다는 점을 이 두 문장이 잘 가르쳐 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한국어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한국어의 이런 특성에 깊은 관심을 기울여 한국어에서 조사의 기능을 규명하기 위하여 노력해 왔다.
그래서 어학자들은 대체로 "이"를 주어를 만드는 조사라고 보고 "주격조사"라고 이름을 붙인 반면에 "은"은 주제어를 만드는 기능을 하는 조사로 보고 "보조사"또는 "특수조사"라고 부른다.
"이"와 "은"의 쓰임새가 이렇게 다르고 또 그 차이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언어생활에 나타난 것들을 보면 뜻밖에도 이 두 조사가 아무렇게나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일반 인에게서는 물론이고 문학가나 학자들의 글에서도 얼마든지 그런 잘못을 발견할 수 있다.
a와b의 다른점을 쉽게 구별할수 있고 a와b가운데에서도 틀린 문장을쉽게
골라낼 수 있는 한국인이면서도 평소에는 "이"와 "은"을 제대로 구별하여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가 멀까?
[문제]
연은 바람의 흐름을 타고 너울대다가 방향을 바꾸어 하늘 높이 솟구쳐
올랐다. 줄은 끊어질 듯 팽팽히 당겨졌다. 멀리간 연을 불러오려고
힘껏 얼레를 돌렸지만 줄은 감기지 않았다.오히려 작은 그의 몸을 무서운
기세로 끌어당겼다.(오정희의[얼굴]에서)
위문제를 풀어보시고 답을 보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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