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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61 Luces
작성
10.03.07 08:23
조회
2,246

    (1) 일반적인 문체

    간결체

  한 마디로 호흡이  짧은 문장. 대개 표현하고자 하는 내용이  압축되어 있어서 짧은 문장으로 요약된 군더더기가 없는 문체를  일컫는다. 흔히 자세히 설명하지 않아도 좋거나, 시시콜콜 열거하지 않을 때 간결하게 표현된 문장을 말한다.

  명근이는 꼬챙이 끝으로 땅을 쿡쿡 찔렀다.  건조했다. 햇빛 때문이다. 닷새 전만 해도  지독한 흙탕으로 덮여  있었는데, 어느 사이에  푸실푸실하고 마른땅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온통 모래와 자갈판이었다. 그 위로 보리밭의 거름더미처럼 짚 뭉텅이며, 흙물이 든 누더기며, 깨진 그릇이며, 그런 것들로 너저분해 있었다.

  휭 했다. 비어  있었다. 너무나 비어 있었다. 비어 있는  그곳으로 햇빛만 무슨 선심이라도 쓰듯 틈새없이 기어들었다. 따가왔다.

  오늘은 유별나게 더 덥다.  햇빛이 겉살은 물론 속살까지 익히려 들었다. 하늘을 쳐다봤다. 점심 때가 훨씬 기운 햇발이었다. 이러다간 오늘도 허탕을 치고 말리라. 도대체 어머니의 시체는 어디에 박혀 있는 것일까.

  명근이는 꼬챙이를 들고 일어섰다. 허벅지가 뻐근히 당겼다. 한 발자국도 시원히 떼어놓을 수  없었다. 옷이 조금 스치기만  해도 쏙쏙 쏘았다. 엉덩이의 종기 탓이다. 지랄같았다.  잠방이 고무줄을 늘였다.  손을 집어넣었다. 무디고 딱딱한 둘레와는 달리  봉곳한 끝은 썩은  감처럼 물렁거렸다. 처음  어머니께 엉덩이를

까 보였을 때  사마귀에 불과했었다. 그날 성냥불에 익혀 발라준  고약만 떼어내지 않았어도 이처럼 왕종기는 되지 않았을  게다. 자꾸 따끔거렸다. 아프다. 멍멍하다. 제기랄, 하필 요럴 때 볼가질 게  뭐람. 연이어 쏙쏙거렸다. 곪는 모양이다.

꾹 짜버리면 싶었다.

  -백시종 (둑 주변) 중에서

  예문에서 볼 수 있듯이 마치 아이들 미끄럼  타듯이 템포가 매우 빠르고, 상황 전개에 긴박감이 넘쳐난다.

  반면에 깊이가 없다.  저 밑바닥에서 울려나오는 어떤 여운이나 감동  같은 것은 상대적으로 부족한 느낌을 주고 있다.

  그렇더라도 간단  명료하게 끌고 나가는  문장의 탄력 있는  분위기랄지, 굳이 속내를 드러내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상상과 추리적인 측면에서 읽는 이를 자유롭게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연체

  간결체와 달리 호흡이 긴 문장. 대개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위하여 많은 수식어와 잡다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어구와 설명을 늘어놓는 문체다.

  비교적 쓰는  이가 분위기나 상황을 풍부하게  표현함으로서 깊은 여운이랄지 감동 같은 것을 상대적으로 좀더 많이 획득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매잡이. 그 쉰 살짜리 홀아비는 지금 어떤  헛간에서 언제 숨이 넘어갈지 모르는 지경이라는 것이었다. 그것은 옛날 자기가 밥을  얻어 먹고 있던 집 헛간인데 왜 거기에  그가 누워 있는지 아무도  모

른다고 했다. 그는 벌써  일주일도 넘게 거기에 버티고 누워서 밥 한 숟갈 입에 넣지 않고 빠작빠작 말라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사내는  또 그곳에 들어가 누운  뒤로 한마디도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왜 그가 거기서 그렇게  죽으려고 하는 것인지 (그가 죽으려는 것임

에는  틀림이 없고 마을에서도 모두 그렇게 생각한단는 것이었다)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었다. 처음에는 마을  사람들이 미음같은 것을 쑤어 가지고 가서  사내를 달래 보기도 했지만 그러나 사내는 영 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요즈음은 아주 죽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있는 형편이라고. 더욱이 밤이  되면 그 근처에는 사람의

그림자조차 얼씬하지 않아서 무섭기 한이 없는데, 다만  한 사람 중식 소년만이 그 곳을 자주 가 사내를 지켜주기도  하고 어떤 때는 아주 거기서 밤을 새우기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소년의 이야기는 거기까지밖에 들을 수가 없었다.

  -이청준 (매잡이) 중에서

  이렇듯 만연체 문장에서는 사건이나 인물 성격,  실리 묘사까지도 아주 세밀하게 표현할 수  있어서 쓰는 이가 의도하는 바를  충분히 결론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는 데 그 목적을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설명이 너무 길어져 자칫 지루한 느낌이 들고 박진감이 떨어진다는 점은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것이다.

    건조체

  수식이나 대조 비유  등이 일체 배제된 문장을 말한다. 하지만  건조하고 딱딱한 분위기를 보여 주는 대신  의미 전달에 이어서는 매우 세련된 객관성을 지니게 된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그의 최초의 추리소설 (베슨 살인사건)으로, 그는 하룻밤에 미국의 추리소설을 성년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의 작품, (그린가의  살인사건)과 (승정 살인사건)은 늘 베스트  텐에 꼽히고 있다. 그는 한층 고급 독자층을 겨냥해서 추리소설을 썼던 것이다.

  그는 51세에 심장병으로 죽을  때까지 파이로 번스가 등장하는 12편의 추리소설을 썼는데. 그가 창조한 탐정만큼이나 우아하고 세련된, 그리고 사치스런 생활을 했었다. 순수문학 활동을 통해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생활이었다.

  그러니 이제 해답은 나왔다.

  병원에 입원하는 길이  첩경인 것이다. 가벼운 신경증 증세가 있으면  더욱 좋고...

  그이고 추리소설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 반 다인처럼  2천 권을 목표로 해서.그까짓 수고가 대순가. 엄청난 돈이 생길텐데.  더구나 재미로도 읽는 것인데. 물론 이미 많은 추리소설을 읽은 사람들은 병원에 입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자, 그럼 이제부터 원고지를 꺼내 추리소설을 쓰기로 하자.

  그러나 어디까지나 여러 번 충고하는대로 한낱 부업으로서 말이다.

  -노원 (부업으로서의 추리작가) 중에서

    화려체

  미사여구의 아름다운 문장. 음악이나 그림에서 느낄  수 있듯이 영롱하고 반짝이는 문장을 말한다.

  건조체에서 채용하지 않고 있는 수식이나 상상력을 최대한 동원하여 표현하는 문장이다.

  시몬!

  이렇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또다시 당신을  향하여 글을 씁니다. 이제는, 이 글을 부칠 길도 없고, 이를 전해 줄  의로운 사람도 없는 세상에서 그래도 이야기를 계속합니다.

  긴 허공, 영원히  침묵한 하는 저편을 향해  이를 길 없는 기원을  보냄, 저는, 시몬이, 육체를 가지시고 세상 호흡에 달려 사시는 것이 슬픔 중의 하나 입니다. 당신의 영혼이 계신 곳,  무형의 무성 속에 소요하시는 그 곳에서  저는  당신의 거룩함을 보고, 진실을  듣고, 진리에 목말라 하시는  참된 마음을 대할 수 있는 까닭입니다.

  -모윤숙 (렌의 애가) 중에서

  영롱하게 반짝이는, 아름답게  표현한다는 건 반드시 아름다운  낱말을 나열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다. 시를 쓰듯이 그렇듯 아름다움이  문장에서 묻어나야 함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강건체

  강직한 문위기가  묻어나는 문장. 문장의  품격이 장중 웅대하여  힘찬 문체를 말한다.

  흔히 불의에  대한 저항 의식이나 또는  어떤 불가능한 것에 대한  도전, 굽힐 줄 모르니 의지와 강인한  신념, 분노와 절규 등 강렬한 인간  감정을 표현할 때 곧잘 선택되어지는 문장이다.

  보라. 내 가슴  깊숙이 고여 있는 샘물을, 물이 넘치면서  빛나고 있는 모습을, 너는 내게로 와서 보아야  한다. 이른 아침 이슬을 스치고 내가  왜 이렇게 기다리고 있는가를. 내가 왜 이렇게 너의 환상을 식히고 있는가를. 와서 바람의 끝을 잡고 달려와서 네 스스로 보라.

  들으라 내가 무엇을 보았는가를. 그리고 알아다오. 내가 무엇을 알았는가를.

  -장일도 (관계) 중에서

    우아체

  온화하고 청초한 문장. 마치 이를 봄날의  아지랑이와도 같이 아늑하고 차분히 묘사되어 부드럽고 따뜻한 느낌을 주는 은은한 문장을 말한다.

  강건체와는 달리 직선적인 감정의 기세는 없어도 꺾이지 않는 내성적 의지 같은 것도 표현할 수 있다.

  매일 누군가를 만날 것 같은 설레임으로 삽니다.

  가을처럼, 일요일 아침처럼  어딘가 비어있는 마음으로 요즈음은  하루를 보냅니다. 빈 의자 하나를 가슴에 품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 와서 앉아주기를 기다리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까닭없이 마음이 비어 갑니다. 투명해진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음의 환절기... 그럴지도 모르지요.  지금은 환절기이니까요. 북쪽 어디에선가 철새들이 날아오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제비 같은  것들은 버얼써 떠나버린지 오래니까요.

  내가 마음속에 빈 의자를 하나 품고 있다고  해서 외롭다는 건 아닙니다. 적어도 나는 내 의자를 하나  비워둔 채 거기 눈이 쌓일 겨울을 기다리고 풋풋한 봄을 기다리고 불타듯 성숙해진 여름을 기다릴 테니까요.

  -하수산 (가을 나그네) 중에서

  예문은 계절이 가는 길목에서  어떤 사무친 그리움을 은은한 문장으로 묘사하고 있다. 그리하여 읽는 이로 하여금 글을  쓴 작자처럼 정말 그렇게 그리워하고 더 나아가서는 감동까지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우아체 문장은 자칫  쓰는 이가 자신의  감정에 지나치게 도취되어  헤어나지 못한다거나, 또한 그래서 객관적인 균형을  잃는다든지하여 오히려 설득력을 얻지 못할 경우도 있음을 주의해야 한다.

    소박체

  꾸밈이나 별다른  기교를 부리지 않은  단순한 문장. 흔히  일상에서 채택되고 있는 낱말들을 가지고서 소박한 분위기나 인물을 표현하는 문장이다.

  다음 별에는 술고래가 살고 있었다. 이 별에는  아주 잠깐 밖에 다녀가지 않았으나, 어린 왕자는 아주 마음이 우울해졌다.

  "아저씨, 거기서 뭘해?"

  빈 병 한 무더기와 가득 찬 병 한 무더기를 앞에 놓고 우두커니 앉아 있는 술고래를 보고 어린 왕자는 물었다.

  "술 마신다."

  하고 술고래는 몹시 침울한 안색으로 대답했다.

  "술은 왜 마셔?"

  "잊어버리려고 마신다."

  "무얼 잊어버려?"

  어린 왕자는 벌써 그 술꾼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창피한 걸 잊어버리려고 그러지."

  술고래는 머리를 숙이며 자백했다.

  "무엇이 창피하지!"

  술꾼은 이렇게 말하고 다시는 입을 열려하지 않았다.

  어린 왕자는 길을 떠났다.

  그리고 어른들은 참말이지 괴상하고도 야릇하다고 생각했다.

  -생 떽쥐베리 (어린 왕자) 중에서

      (2) 특성에 따른 문체 분류

    단문체

  문장이 짧다. 매우 빠르게  진행되어 호흡도 짧은 편이다. 그래서 읽는이로 하려금 직접적이고 행동적인 느낌을 받게 한다.

  퉤, 퉤, 더럽다, 새끼들 벌써 문을 잠글 게 뭐꼬.

  영도 다리 쪽으로 굽어들면서 꼬마는 신문 뭉치를 겨드랑에 꼈다.

  손은 양쪽 바지 주머니에다 넣었다.

  주먹을 불끈지었다. 얼얼하던 손등이 한결 따스해 왔다. 그러나 팔목은 여전히 시리다. 손을 더 깊숙이  찔러 넣었지만 웃도리의 소메는 아무래도 짧았다. 더구나 오른쪽 옆구리에 낀 신문 뭉치 때문에 바른팔 소매는 아무래도 위로 쑥 올라와 있었다. 바람이 또  먼지를 일으키며 세차게 불어닥쳤다. 꼬마는 목을 움츠리며 걸음을 늦추었다. 춥다.

  신문사 지국이  문을 일찍 닫아 버린  걸 꼬마는 알 만했다.  그렇지만 쬐곰난 기다려주지 않고. 도무지 오늘은  신문 뭉치가 싫다. 보통 때는 잉크냄새가 물씬 코를 찌르는 그 반들반들한 종이 뭉치가 꽉  껴안아 주도록 맘에 들었지만. 지금은 무겁고 귀찮다. 새끼들, 쬐곰만 안 기다려 주고.

  - 양문기(부두주변)중에서

  예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느 한 부분을 인상적을 표현하는  데 있어, 단문체가 가지고 있는 단백한면서도  명쾌한 문자들로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장문체

  문장이 길다.  속도감 없는 차분한 감정으로  쉼표와 혹은 접속사로 이어진다.

그런만큼 강렬한 호소력이 있다라기 보다 차라리 설득력이 있는 문체라고 볼 수 있다.

  

  거리거리에는 밤안개가 자옥히  내리였고 젖빛갈 등불만이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이 나의 갈 길을 인도해 주는 듯이 반짝거릴  뿐이요, 새로 두 시가 가까운 깊은 밤거리는 한 장막  속에서 즉은 듯이 고요히 잠들고 있을  뿐이다. 전차 선로를 거느려 할  때 무거운 내 발 옆으로  조고마한 쥐새끼가 한 마리 태연스럽게 지나간다.

  나는 깊고 깊은 안개의 담을  뚫고 아내의 어리광부리는 환영을 그 속에다 그리면서 정거장 대합실 문을 안으로 밀었다. 벽에 걸린 시게가 바로 두 시-.

  3등 대합실에는 그래도 사람들이  있었고 이 모롱 저 모롱에서 봇다리에 몸을 기대고 코를 고는 시골 부인네들도 몇이 보였으나 내가 앉아보고 슬어보기를 원하는 2등 대합실  벤취에는 암록색우단위에 하-얀 몬지가  보-얗게 깔렸을 뿐이요, 텅뷔인 실내에는  손님의 그림자 아나 보이지  않았다. 다만 저편 컴컴한 한 모퉁이에 커다란 트렁크가 하나 놓였을 뿐이었다.

  -김래성(환상시인)중에서

    서술체

  어떤 상황이나 인물, 더 나아가서 사건의 배경  등을 쓰는 이의 시점에서 일관성 있게 설명해 나가는 문장을 말한다.

  

  늙은 간수는 측은한  듯이 그를 바라보며 말했다. 황바우는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눈이 내리고 있는 탓인지 그의 머리는 유난히 희어 보였다.

  그는 보따리 하날 가슴에 안고  어깨를 웅크린 채 거리 쪽으로 천천히 걸어갔

다. 그의 뒤에서 육중한 철문이 쾅 하고 닫히는 소기가 들려왔다. 그순간 갑자기 는 무섭도록  외로움을 느꼈다. 자신이 완전히  혼자라는 사실이, 그리고 앞으로 늙은 몸을 이끌고 이 세상을 새로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그로 하여금 더욱 그렇게 느끼게 했다.

  오늘이 몇 년 몇 월 며칠인지 그는 알지못했고, 또 알고 싶지도 않았다.

  그는 자신의 나이도 정확히 알 수가 없었다.  그러나 젊을 때 감옥에 들어왔다가 이렇게 늙어서 나가는 것으로 보아, 매우 오랜 세월이 흐른 것만은 분명했다.

  사실 너무 오랫동안 갇혀 있었기  때문에 그는 지칠대로 지친 나머지 날짜 헤아리는 것조차 포기해  버렸었다. 날짜만이 아니라 모든 사람까지도 포기했었고, 심지어는 살아서 나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 김성종 (최후의 증인) 중에서

    대화체

  대화를 통해서  등장 인물의 성격,  상황과 배경 설명까지도  표현하는 문체를

말한다.

  특히 요즈음의 추리소설에서는 개성이  매우 강한 인물이 곧장 등장하고 있는 데, 직접적이면서도 함축성 있고 또한 상징적이면서도  사실감 있는 성질이 두드러진다.

  

  "참 형편없는 약골이구나. 그렇게 기운이 없니?"

  "넌 밥을 먹었잖아. 나두 너처럼 잘 먹으면 기운을 낼 수가 있어."

  그 애가 항의하듯  내게 말했다. 나는 좀  너무했다. 싶어 곧 풀통을 마주잡아 주며 물었다.

  "어디 아픈 모양이구나."

  "아니야. 약간. 배가 고파서 그래."

  "굶었니?"

  "아침부터 여태껏 대영빵 한 갤 먹었을  뿐이야. 추련할 사람들은 몫을 나누어 먹고, 나같은 아이는 빵을 한 개씩 먹는단다."

  "어째서, 곡마단은 돈을 많이 벌 텐데."

  "그렇지두 않다. 우리 단장은 빚이 많단다. 여러 사람들이 우리를 따라 다니거든. 공연이 끝나면 그 사람들이 돈을 모두 거둬가 버린다."

  "단장이 네 아버지니?"

  '나는 누나하구  고아원에서 살았어, 그네 타는  아저씰 따라 곡마단에 들어왔다."

  "그럼 다시 고아원으루 돌아가면 되잖아. 고생하는 거보담."

  "너는 몰라."

  - 황석영 (모랫말 이야기) 중에서

    묘사체

  어떤 대상을  그야말로 있는 그대로 객관적이고  구체적으로 표현하는 문체를 말한다.

  거대한 도시 파리에 적응하지 못하고 아를르  평원으로 옮겨앉은 후, 그곳에서 놀랍도록 황홀한 자연의  색깔에 심취한다. 그것은 이글거리는  태양의 빛이었으며, 아를르 평원의 흙,  그 대지의 빛이었다. 노랑과 빨강, 그것들이 뒤엉키어 검은 색조를 띠기까지  혼합되는 강렬한 색의 율동이 그 아를르  시대에 보이는데, 바로 그 시절에 만들어진 자화상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김수택이 훔친  자화상은 고호가 그린 많은 자화상 중의  하나로서, 소호는 그 자화상 중에서 수인처럼 머리를 깎고  있었다. 검붉은 색과 노랑색이 위험스레 서로 섞여  있는 얼굴과 그ㄹ 옷. 배경으로는 금세  회오리바람이라고 일으킬 것 같은  초록색이 후광처럼 맴돌고 있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의 눈이었다.  초록색의 안광이었다. 평론가들은 그  눈빛이 말하고 있응 바의 바로 그 말은, '나는 반항한다.'라고 쓰고 있었다.

  -김신 (대학별곡) 중에서

예문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어떤 묘사의 대상애 대하여, 즉  이 문장에서는 고호의 그림에 대하여 뚜렷한 특징을 찾아서 세밀하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마치 그림이 바고 앞에 있는 것처럼 사실적으로 느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일기체

  일기 형식을 띠고  있는 문체이다. 일상 셍활에서의  견문, 감상, 사색, 사생활 따위의 관찰을 통한 감정이 표현되는 문체를 말한다.

  출판사에 들렀다.

  "꼭 마련해 드릴까 했는데... 월말에는 어김없이 드리겠읍니다."

  라는 인사다. 또 허탕.  인세를 못 받았다. 어려운 것은 나만이 아니다. 출판사 사장도 마찬가지다. 아니  출판사뿐만 아니라 누구 누구  누구... 벗들도 다 어렵다. 생활이 어려운 것은 인간의  숙명. 이마에 땀이 흘려야 먹게 마련인 것은 인간이 받은 저주. 살림이  옹색한 쯤으로 햇빛 아래서 어두운 얼굴을 갖지 말자... 출판사 문 앞을 나오며 혼자 쓸쓸히 미소를 지어 보았다.

  박목월 (나그네의 은빛 수첩) 중에서

  출판사에 들렀으나 인세를 받지  못하고 돌아서 나오는 작자의 착잡한 심정이 거울을 보듯 고수란히 드러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기체는 평면적 서술이라는 점에서 다음에  언급될 서간체와 함께 다양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자.

    서간체

  편지 형식의 문장이다. 따라서  행동이나 배경, 상황에 깔려 있는 인물의 미묘한 심리를 상대적으로 솔직하게 전달 할 수가 있다.

  선생님!

  생활을 나누고 싶습니다. 생리의 짙은 그늘로부터 활활 타오르고 싶습니다. 시인이 되어야겠읍니다. 시를 쓰는 시인이 아니라, 시를 생활하는 시인이 되어야겠습니다. 시를 쓰려면 오래 살지 말아야지요. 

 영원히 살려면 시를 써야지요. 저의 이름 석자가  제 시의 주석이 될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시  이외에서 신앙을 찾지 않겠습니다. 시 이외에서는 순결도 바라지 않겠습니다. 시 이외에서는 사랑도 얻으려 하지 않겠습니다.

  김대구 (시인의 편지) 중에서

    운문체

  시의 형식을 갖춘 문장. 말하자면 시어와 같은 리듬이 있다. 아무 제한도 없이 자유롭게 기술하는 산문과 달리 시의 성질이 짙은 문체를 일컫는다.

  춥소.

  1월을 떠나보내는 말일의 추위는 혹독하오.

  혹독한 이 추위 속에서야 비로소 건너다 보이는 공주산성이 친근해 보이오.

  깎아야겠소.

  세 달 기른 머리에서 퇴폐의 냄새가 나오.

  파랗게 밀어버리고,

  지난 여름 면회를 마치고 돌아가는 당신의 뒷모습을 지켜보던

  그 처연한 마음으로 돌아가야겠소.

  만만치 않으리다. 정면에서 부딪쳐야겠소.

  나는 당신 곁으로 보내는 마지막 겨울이 춥듯이

  봄은 또 봄대로 쑤시고 뒤틀릴거요.

  2년 묵은 생명이 얼음을 깨는

  몸부림 오죽 아프겠소.

  거친대로, 부족한대로

  조금씩 이겨왔오.

  -채광석 (공주교도소, 겨울) 중에서

출처 : [박상하의 추리소설 창작노트]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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