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유럽의 성은 동양과는 좀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중세유럽의 성은 크게 3개의 다른 근원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첫번째로 출신 지역이 있고, 두번째로 아버지의 이름이 있고, 세번째로 별명이 있습니다.
첫번째 경우부터 보겠습니다. 첫번째 경우는 주로 귀족들의 경우에서 쓰였습니다. 귀족이 이름과 함께 영지의 이름을 말하며 신분을 증명하곤 했었지요. 만약 도피네 백 리샤르라면 도피네 백 리샤르 데(of와 동일한 뜻의 프랑스어.) 도피네가 됩니다. 만약 리샤르가 도피네의 옆동네인 사부아 백령을 얻었다면, 도피네 백 리샤르 데 도피네는 도피네 백, 사부아 백 리샤르 데 도피네가됩니다. 만약 여기서 도피네 백, 사부아 백 리샤르 데 도피네가 사부아를 새로운 중심지로 삼기로 결정했다면 도피네 백, 사부아 백 리샤르 데 도피네는 도피네 백, 사부아 백 리샤르 데 사부아가 됩니다.
두번째 경우를 보겠습니다. 이 두번째 경우는 주로 북구인들에게서 발견되지만 아버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경향은 중세유럽이라면 시기나 지역에 상관없이 넓게 퍼져있었기에 다른 문화권에서도 가끔 발견될 수 있습니다. 위에서 다뤘던 리샤르 데 도피네의 첫째아들은 로베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습니다. 리샤르 데 도피네의 아들인 로베르는 도피네 백 리샤르(Richard) 데 도피네의 첫째아들 로베르 데 도피네라고 불릴 수도 있고, 로베르 리샤르휘스(Richardfils), 영어식으로는 리차드슨(richardson)이라고 불릴 수도 있습니다. 아버지의 이름뒤에 아들이라는 뜻의 fils(영어권에서는 son) 단어를 붙여서 성처럼 사용되는 경우입니다. 고드윈의 아들 해롤드라면 해롤드 고드윈슨(son)이 되고 라그나르의 아들 흐죨프라면 흐죨프 라그나르슨이됩니다. 슨으로 끝나는 성은 현대 유럽에도 제법 많이 존재합니다. 다만 주로 북구인들의 풍습이라 대부분이 영어권의 성들입니다.
세번째 경우를 보겠습니다. 세번째 경우는 이름의 숫자가 적어 서로간의 이름이 자주 겹치던 중세 유럽의 농민들이 별명으로 서로를 구분하던 것이 성으로 정착한 경우입니다. 위에서 다뤘던 리샤르가 사실은 귀족이 아니라 툴루즈 지방의 자유농민이라고 합시다. 도피네 백작이였다가 사부아 백작도 됬었다가 로베르라는 이름의 아들도 얻었다가 이제는 다 사라지고 자유농민이 된 리샤르입니다. 그런대 이를 어쩌나, 마을에는 이미 리샤르가 2명이나 있었습니다. 한명은 방앗간에서 태어난 리샤르고 다른 하나는 팔힘이 센 리샤르입니다. 리샤르들중 한명만 불러도 셋이 달려올 상황입니다. 이럴 때 농민들은 방앗간에서 태어난 리샤르를 리샤르 물랑(방앗간) 이라 부르고 팔힘이 센 리샤르를 리샤르 바퍼(팔힘이 센) 이라 부릅니다. 리샤르 물랑을 영문식으로 표현하면 리처드 밀하우스가 되고, 리샤르 바퍼는 리처드 암스트롱이됩니다. 밀하우스나 암스트롱은 어째 많이 들어본 성이지요?
이렇게 3개의 경우를 나누기는 했지만, 이 3개의 경우 모두를 벗어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 외에도 툴루즈 출신 농민이 자신을 툴루즈 출신 리샤르라는 뜻으로 리샤르 데 툴루즈라 부르는 경우도 있고, 스마랜드 얼(토족)인 라그나르가 스스로를 스마랜드의 라그나르라 부르지 않고 팔힘이 센 라그나르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고, 그 외 다양한 변칙상황들이 성(last name)의 세계에 존재합니다. 그러니 꼭 단정을 내릴 수는 없는 법입니다. 더 많고 자세한 성들을 알고 싶으시다면 구글링 ㄱㄱ. 물론 이 글은 단순히 구글링으로 얻은 정보들이 짜집기 된 글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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