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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크vs중세기사. 그 진실은?

작성자
Lv.56 knight15
작성
10.02.06 11:50
조회
1,775

장창vs기병은 중세무기-전투술 계의 영원한 떡밥입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보통 흔히 말과 기수에까지 갑옷을 입히고 랜스를 들고 돌격하는 기사보다는 장창 방진의 우위를 확신하고 있습니다. 그 장창 방진의 우위를 표현하는 묘사로 흔히 등장하는 것이 장창에 돌진하면 꼬치구이가 된다는 묘사입니다. 근래 국내에서도 창으로 갑옷을 찔러 갑옷의 위력을 실증하는 등의 실험 자료가 들어와 좀 덜해지기는 했습니다만 여전히 꼬치구이설은 대세를 이루고 있으며 나름 어느정도 아는 사람들에 있어서도 갑옷은 장창의 창날을 막아내는데, 어떻게 파이크 방진이 기병의 랜스돌격을 종결시킬 수 있었는가에 대해서 혼란에 빠지기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여러 실험을 통해 일반적인 창은 기사의 갑옷을 뚫지 못한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또한 중세 무기의 발전 과정도 일반적인 창이 점차 사장되고 복잡한 형태를 가진 폴암과 비교적 짧고 칼날이 넓고 두터운 숏 소드, 롱 소드의 칼끝이 갑옷의 틈새를 공략하기 위해 뾰족해지고 있는 경향이 점차 대세를 이루기 시작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 점을 입증하고 있습니다. 본인도 직접 실험을 한 결과 약한 마일드스틸로 만들어진 재현 갑옷도 바이킹 스러스트 스피어의 공격을 막아냈습니다.

(배쪽의 두 휘어들어간 부분이 바이킹 스러스트 스피어의 공격을 받은 부분. 살에는 닿지도 않습니다)

그런데 15세기를 지나 갑작스럽게 과거의 창이 파이크라는 이름으로 부활하며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것 같은 기사의 랜스돌격을 무력화시키고 마침내 전쟁의 양상까지 바꾸었습니다. 과거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단지 길이만이 6미터가 된 이 장창이 세상을 바꿔버린 것입니다. 파이크를 개발하고 채용한 스위스 용병대의 승리의 비결은 엄격한 규율과 강도높은 훈련, 방진의 유지능력 등이 그 비결로 제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의문이 남게 됩니다. 이미 15세기보다 덜 발전된 갑옷도 극복하기 어려워 폴암류로 바뀐 마당에 실질적으로는 과거와 별 차이가 없는 구조의 창날을 가진 파이크가 대체 어떠한 위력이 있길래 기사들을 열세로 빠트린 것일까요?

우선 꼬치구이설에 대해 반박하자면 중장기병은 강력한 갑옷을 장비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흔히 상상하는 것처럼 랜스차징시 꼬치구이가 되는 것은 생기기 어렵습니다. 괜시리 말까지 갑옷으로 입히는 것이 아닙니다. 보병을 상대로 한 돌격전에서의 중장기병의 피해는 돌격 이전의 투사무기에 의한 부상/사망, 돌격 직후 충격력이 소모된 시점에서 갈고리나 폴암류의 공격 등에 의해 말에서 끌어내려지는 경우, 말의 사망/부상으로 인해 기동력을 상실하고 기사 자신도 충격을 받거나 하여 전투지속이 힘들어지는 경우입니다. 파이크의 의의는 기사들을 꼬치구이로 만든다기보다 무기 길이의 열세를 극복할 수 있었다는 점에 큰 의의가 있습니다. 장창을 든다 하더라도 랜스에 맞으면 병사는 쓰러지고 무기를 놓치기 때문에 틈이 생기므로 선빵의 문제가 이렇게 큽니다만, 긴 창을 통해 기사와의 전투 간격을 줄일 수만 있다면 말은 본능적으로 날카로운 창벽에의 돌입을 거부하게 되고, 기사도 랜스로 적을 찌르기 전에 적의 창을 맞닥뜨리게 되므로 기사의 최고 장점인 돌파력을 상당히 상쇄시킬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장비를 갖추고 있으니 창날을 막아내며 적 병력을 랜스로 찔러 소모시킬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돌파력이 상당부분 상쇄된 시점에서 적 전열에 입히는 피해는 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돌파를 위해서는 더 많은 돌격을 반복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투사무기에 의한 피해가 커집니다. 옛날이었다면 활이나 석궁같은 무기들은 근본적으로 위력이 총에 비해 훨씬 떨어졌기 때문에 20미터 이내같은 근거리가 아니고서야 화살에 관통되어 목숨까지 잃을 정도까지는 가지 않았기 때문에 투사무기의 압박이 그렇게까지 크지 않았지만 그러나 중세시대에는 총이 이 강력한 투사무기의 혁명을 일으켜 투사무기에 대해 갑옷이 어느정도 가지고 있던 우위를 확 역전시켜버렸죠.

돌진을 반복하면 반복할수록 강력한 투사무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만큼 손실은 커집니다. 들이받더라도 생각처럼 돌파를 할 수가 없죠. 그래서 장창방진이 우위가 이루어진 것이지 영화마냥 우루루루 달려들어서 꼬치구이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장창방진에 아무리 맞서도 과거와 같은 돌파력을 얻을 수 없고, 차원이 다른 투사무기인 총에 대한 피해가 막심하다는 것을 알게 된 중장기병은 2가지의 해결책으로 나섭니다.

우선 장창방진은 기병의 랜스돌격에 대해 좋은 해결책이었지만 창이 너무 길었기 때문에(4.5~6m) 대열을 유지하기가 힘들었고 방향 전환도 어려웠으며 고된 훈련이 아니면 제대로 쓰기가 어려웠습니다. 철저한 훈련이 뒤따르지 않으면 긴 창대끼리 꼬이고 부딪치기 일쑤였지요. 제일 큰 문제는 그런 긴 창과 더불어 대오를 유지해야 했기 때문에 속도가 아주 느리고 기동력이 후달리다는 점이었습니다. 고래로부터 4미터 이상의 장창이 기병에 대한 놀라운 대항력에도 불구하고 군대에서 항상 사용된 것이 아니었던 이유는 파이크 장창의 이러한 단점 때문이었습니다.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최소한 권총탄을 막을 수 있는 두꺼운 흉갑과 투구(3mm부터 9mm급도 있는..)를 착용하여 화승총에 대한 방어력을 확보함과 동시에 권총을 소지하고 파이크에 직접 들이받지 않으면서 느린 파이크 방진에 권총 사격을 가하고 다시 돌아와 장전하는 것을 반복하다가 파이크 방진이 어느정도 소모되었다 싶으면 그제서야 들이받는 퀴레시어 기병과 카라콜 전법이 등장하였고,

폴란드에서는 파이크에 대항하여 랜스의 길이를 5미터 이상으로 더욱 길게 하고 흉갑 부분을 특히 두껍게 하는 대신 하체 방어는 완전히 포기하여 총에 대한 방어력을 늘리면서 마갑도 입히지 않아 돌파력을 더욱 강화한 윙드후자르 꼼므라떼가 등장합니다.

대체적으로 유럽에서는 퀴레시어 기병이 대세를 이뤘지만 동유럽의 폴란드에서는 이 후싸르가 놀라운 위력을 발휘하였으며 카를 9세는 키르홀름 전투에서 2500명의 후싸르에게 12000명의 스웨덴군이 참패하여 도망치는 결과를 보여줍니다.

결과적으로 랜스차징은 알려진 것처럼 효용없는 무식한 전술이 아니었으며 세계적으로도 기병의 기술 중 하나로써 중요하게 사용된 전법이었습니다. 또한 파이크와 같은 장창의 대 기병 전투에서의 역할도 본문에서와 같은 역할로 사용되었음이 현실이라하겠습니다.

출처:미스터 술탄의 鐵鎧究樂部(철갑구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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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세한 사진은 밑의 주소로 가시면 볼수 있습니다.

http://zairai.egloos.com/4230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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