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비가 뉘기야?
이 이름을 보면 누구라도 생각할 법하다.
당연하다.
첫번째 글을 내는 신인으로 보이니까. 하지만 그 내면을 아는 사람인 까닭에... 생판 신인이 아님을 알고 보니 당연히 더 까다롭게 볼 수밖에 없었다.
신인도 아닌 판에 이 정도야? 라면 당연히 논단에 쓸리가 없을 터이다.
이 주비의 문제점은 기발한 생각과 창의적인 글쓰기에 덧붙여 안정적인 흐름을 가진 글쓰기를.... 했으면 좋았을텐데, 뒤로 가면서 흐름과 본인의 생각이 조화를 이루지 못함이었다.
게다가 무협은 처음이다.
당연히 가능할까. 라고 생각하고 보았다.
무협이 생각보다 쓰기가 까다로우니까.
그리고는 반갑게도 가능성을 보았다.
그렇지 않다면 지금 이 순간 이 글을 쓸 리가 없다.
이 글은 전형적인 귀환물이다.
식상하게도 군문에서 돌아오는... 고수.
그리고 그는 객잔 하나를 바가지를 쓰고 인수해 거기 눌러 앉으려 하는데...
라는 형태로 풍운객잔은 시작된다.
뭐 얼핏 볼 때는 재미있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재미 있다.
기본적으로 이런 형식은 황규영의 표사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돌아 온 고수가 과연 언제 제 모습을 보일 건가.
그런 기대는 늘 즐겁다.
깝쭉거리는 떨거지들. 니들 그러다 혼난다.
얼마나 혼나나 봐주마. 라고 배깔고 눌루랄라 기대할 수 있으니까.
그게 식상하면서도 이런 류의 글이 잘쓰면 재미있는 까닭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전제조건이 붙는다.
잘쓰면... 이란.
이 풍운객잔은 그런 면에서 조금 궤를 달리한다.
돌아온 고수, 귀향한 고수는 드러나고 싶어하지 않는 건 같지만 여긴 자기 고향도 아니고 그렇다고해서 내 무공을 감추려고 하지도 않는다.
아는 사람도 없지만 인연을 새로 만들어 간다.
이리저리 얽힌 것들의 풀어짐도 볼만하다.
폭발적인 카타르시스의 해결에는 조금 미흡한 듯하지만...
이대로도 충분히 일독할만 하다.
그게 이 글이 연무지회 내부에 남겨지지 않고 논단으로 올라 온 이유다. 추천할만 하다는 것.
연무지회 내부에 남겨진 글들이 꼭 문제가 크기만 한 건 아니지만 언젠가 말하듯 칭찬을 할 부분이 더 많은 경우에만 논단에 올리기로 생각하고 있는지라 이 글 또한 그래서 여기에 남기기로 했다.
1.2권을 추천하고 3권부터 이상해지는 글을 적지않게 보았다.
하지만 이 글은... 그럴 가능성이 적어 보인다.
그러길 바란다.
좋은 글 하나가 아쉬운 지금이니까.
3권을 기대한다.
그리고 덧붙여서 같이 본...
"푸르비의 생존" 또한 조금 마니악하고 또 조금은 느리지만...
첫번째의 글이고 글쓴 사람의 나이를 감안한다면 충분히 가능성을 가진 기대주로 보인다.
이 글에 대해서는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끝난 후에야 비로소 손을 댈 수가 있을 듯 하다.
만추지절 연화정사에서 일에 치인 금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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