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논단

대중문학 전반에 대한 것을 논하는 곳입니다.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
14.10.12 20:08
조회
9,091

bo.jpg

오랜 세월 마법과 검 그리고 신의 율법이 지배하던 암울한 대륙 구석 한 켠 소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살아가는 동안 오로지 자신의 욕망에만 충실했으나 생애의 끝에 닿아 스스로의 발자취를 돌이켜보니 이전 세상의 경계와 규칙을 모조리 허물어 버린 걸 깨달아 버린 남자. 하지만 세상은 그를 구시대의 파괴자로 기억하기보단 오히려 구시대의 유일 상징으로 여기니 괴이한 일이다.

- 작가의 소개글.


아래의 박승연이 쓴 명사갑부와 함께 편견을 가지지 말라는 말이 생각나는 글이었다.

이 글이 어떤 글인지도 모르고 그저 제목도 괴이하다? 라고 생각하면서 얼핏 읽게 되었는데... 말 그대로 난감하기 이를데 없는 내용의 글이었다.

신나지도, 매력이 철철 넘치지도 않는다.

그런데 이게 왜 난감한가 하면... 그럼에도 계속해서 보게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그렇게 보도록 만드는 힘이 있다는 의미다.

이 보리밭의 기사는 쓰는 방식이 요즘 인터넷시대가 아닌, 모바일시대를 감안한다면 매우 구시대적인 방법으로 문장이 쌓여 있다. 쌓여있다는 의미는 그만큼 장문과 복문 등이 시각적인 부분을 무시하고 그대로 산적해있다는 말이 된다.

문피아 연재글을 볼 때는 대부분 아이패드로 보는데, 그 화면은 아이폰을 위한 화면이라 조절하면 상당히 볼만 하지만 그래도 좌우 상하의 폭까지 어떻게 하기는 어렵다. 그런 화면에서 심하면 화면 전체가 글자로 가득차게 되는 만행을 글쓴이는 저지르고 있다.

있는 그대로 표현하면 정말 막무가내로 쏟아내는 글이고, 깡도 좋다.

대체 무슨 배짱으로 중세판타지에서 마법도 안 나오고, 기연도 없나. 그렇다고 분위기가 훈훈한 것도 아니다. 세기말적인 암울함...

이따위를 글이라고...


라고 생각했다면 여기에 이 글을 쓰고 있을 리가 없다.

그런 기본적으로 독자가 좋아하지 않을 단점이 곳곳에 산적해있음에도 글쓴이는 그 보리밭의 기사의 행보를 궁금하도록 만들어냈다.

이 글을 쓰고 난 다음 나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보리밭의 기사를 볼 것인가.

재촉받는 원고를 볼 것인가...


신나거나 가벼운 글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하기 어렵다.

그러나 드래곤과 마법, 회귀에 질린 사람이라면, 또 뭔가 색다른 판타지를 원하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것 같다.

어쩌면 보리밭 빠가 생길지도...

(한 가지 아쉬움은 주인공의 나이를 서너살만 위로 잡았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하는 것...)


이 글 또한 편견을 가지지 말라. 라는 말에 부합하는 글이라고 생각된다.

이래야 한다. 라는 생각은 100% 적용되지는 않으니까...

http://novel.munpia.com/25351


Comment ' 9

  • 작성자
    Lv.99 자갈밭
    작성일
    15.03.22 21:54
    No. 1

    옆동네에서 연재할때 본 글인데 그분이 중반 부터는 볼라치면
    멘탈이 탄탄 해야 하는 글이라....

    찬성: 1 | 반대: 2

  • 작성자
    Lv.30 샛별두루미
    작성일
    15.03.31 15:34
    No. 2

    조아라 동네에서 군화 판타지행 외에는 전부 맘에 들던데..... 아무튼 지금 보리밭 기사 1편 보고싶은데 100원 충전은 안되서 난감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10 차지혼
    작성일
    15.04.22 05:50
    No. 3

    제가 원하는 글이네요. 틀에 잡히지 않지만 매력있는 글.
    문장이나 방식이, 법칙에 보단 그 의미전달이 중요하죠.

    즐겁게 감상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1

  • 작성자
    Lv.77 판타지스
    작성일
    15.06.19 22:02
    No. 4

    오히려 "설정"과 "소재"로 승부하는 글이아니라 진짜 "필력"으로 승부하실려고 하시는게 아주 재밌더라고요. 오랜만에 다시 봐야겠네요!!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66 Habsburg
    작성일
    15.08.20 11:18
    No. 5

    작가님이 작품에서 군주로서의 파비안과 오러기사로서의 파비안 두가지 이야기를 동시에 진행시키다가 오러기사쪽 이야기는 너무 비평을 많이받아서인지 포기하고 군주로서의 이야기만으로 돌아왔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7 갸릉빈가
    작성일
    16.07.07 21:27
    No. 6

    감상에 함정이 있는게 보리밭의 기사를 읽다 질린 사람들 특징이 초반의 전쟁물이 나중가면 드래곤과 마법이 판치게 되기 때문. 본인 사서 읽다가 그 부분에서 몇달째 읽지 않고 있음.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81 아기자기Jr
    작성일
    16.09.12 13:49
    No. 7

    저도 이분 글들을 초반보다가 점점 뜬금포진행이 너무심해져서 중간에 읽는걸 멈췄죠.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Lv.51 트럭9호기
    작성일
    17.03.28 19:15
    No. 8

    괜찮음. 더 쓸 수 있는데 오버할까봐 끊은 느낌이 좀 있음.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73 치적치적
    작성일
    19.07.15 01:55
    No. 9

    루이캇트의 주인공은 수동적인 주인공상이죠.
    밖에서 부는 바람에 떠밀리는 주인공...
    사족이되는 그놈의 판타지.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논단 게시판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공지 이곳은 대중문학 논단(論壇)입니다. +19 Personacon 문피아 06.10.22 12,010
143 무림서부? 무협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다. +31 Personacon 금강 20.12.18 3,182
142 "노예로 팔려간 곳이 황궁이었다."에서 가능성을 ... +2 Personacon 금강 20.11.30 1,985
141 표절 논란에 대한 소고小考. +46 Personacon 금강 19.02.27 8,330
140 숨막히는 전투신, 망겜의 성기사 검미성 +6 Personacon 금강 19.02.26 2,464
139 킹메이커, 다른 세계에서 주워왔습니다. +4 Personacon 금강 19.01.27 1,580
138 브라키오, 필드의 군주 118화까지를 보고. +2 Personacon 금강 18.10.23 1,868
137 로드워리어, 위키쓰는 용사 37회까지를 보고. +4 Personacon 금강 18.10.16 1,747
136 글쟁이S, 멸망한 세계의 사냥꾼은 과연 무엇을 사... +21 Personacon 금강 17.05.29 6,220
135 강철신검, 수호 - 내 앞을 가로막지말라. +9 Personacon 금강 17.02.27 6,305
134 디다트, 최초의 헌터-글의 힘을 보여주다. +13 Personacon 금강 17.02.15 6,758
133 가이하의 서울황제록을 읽고서... +17 Personacon 금강 14.11.03 10,164
» 루이캇트, 보리밭의 기사를 읽고... +9 Personacon 금강 14.10.12 9,092
131 박승연의 명사갑부를 읽고서... +4 Personacon 금강 14.10.12 12,178
130 일반, 구삼의 미트를 읽고... +4 Personacon 금강 14.09.30 6,569
129 작연, 까막선생의 생기흡혈자를 보고 +5 Personacon 금강 14.09.30 6,810
128 오렌, 무한의 창조사 1.2권을 보고... +39 Personacon 금강 11.09.07 30,408
127 요즘 나오는 책을 보면서...논란을 보면서... +79 Personacon 금강 11.08.22 28,337
126 북미혼의 매화검수 1.2권을 보고... +16 Personacon 금강 11.04.18 20,978
125 강찬 골드러시 1~4권을 보고 +10 Personacon 금강 11.03.04 16,415
124 과연 이대로 좋은가? +75 Personacon 금강 11.02.26 24,156
123 김태현의 화산검신 1.2권을 보고... +12 Personacon 금강 11.02.14 11,126
122 주비, 풍운객잔 1.2를 읽고... +15 Personacon 금강 10.11.25 18,912
121 작가라는 칭호의 무거움에 대하여... +191 Personacon 금강 10.11.15 20,851
120 미리혼의 귀환 1.2를 읽고.... +7 Personacon 금강 10.10.28 12,511
119 최문순 의원은 무엇을 하는 사람인가? +109 Personacon 금강 10.10.21 18,745
118 비가, 역천도 ~7권까지를 읽고... +17 Personacon 금강 10.10.13 20,309
117 독자, 작가, 출판사 그리고... (1) +88 Personacon 금강 10.06.22 28,010
116 북미혼의 대남궁세가 1.2권을 보고... +7 Personacon 금강 10.06.20 12,882
115 서하, 독왕전기 1~3권을 보고... +5 Personacon 금강 10.06.20 6,390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