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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대중문학 전반에 대한 것을 논하는 곳입니다.



담인, 낙월진천 1-3권을 읽고...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
09.08.12 10:33
조회
7,313

Attached Image담인이 누구야?

처음 글을 접하고 드는 생각이다.

그가 뭘 썼는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찾아보고 나서야 아, 전작이 그거였군. 하고 생각이 났지만 아무런 감흥은 없다. 왜냐하면 전작인 노사를 보지 못해서다.

하지만 시작을 보니 한심해보인다.

너무 자주 보던 패턴.

그런데 10여페이지를 넘어가자 생각이 달라졌다.

어라, 잘쓰네?

그리곤 논단에 글을 올리기로 했다.

위에서 썼듯이 시작은 별 볼일 없는 한 지역의 패권을 놓고 싸우는 문파의 싸움대장이다. 그리곤 무리해서 무공을 잃다시피하고 몸담았던 군호맹에서 쫓기다시피 귀주로 귀향한다. 그리고는....

“더 추락할 곳도, 더 이상 기대할 것도 없다!”

군호맹 최고의 기재이자 군소문파 출신들의 우상, 월창룡 석린

패천문과의 칠년 전쟁에서 목숨을 다해 싸우지만

단전이 망가지고 왼손마저 못 쓰는 부당을 당한다.

꺾여 버린 날개, 그 뒤에 남은 건 처절한 배신!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진 그가 돌아갈 곳은 고향뿐

하지만 과거의 영광을 잃은 사문은 이미 몰락의 길을 걷고

첩첩산중, 이족을 몰살하려는 조정의 정벌대에 칼받이로 투입되는데....

떨어진 달이 천하를 떨어 울리는 그날

월인문주 석린의 창이 세상을 관통한다!

(책의 소개다.)

기본패턴은 하류무사들 가운데에서 입지전적으로 성공한 젊은 고수. 이런 패턴은 좌백의 대도오이후 상당히 많은 작가들에 의해 다루어진다. 그래서 사실상 별 볼일이 없다. 대도오를 뛰어넘지 못하는 한은, 그걸 택하는 순간 이미 실패는 예견된 것이라고 봐야 하니까.

하지만 담인의 이 낙월진천은 첫부분만 하류무사들의 이야기다.

그리고는 귀향이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어 그런 부분에서는 좀 자유로운 편에 속한다.

무공을 잃고 다시 찾아가는 과정들 등등...

1권을 보고 2권을 보고 3권을 내려놓을 때까지 한달음에 다 읽었다.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리고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담인에게는 가능성이 있다.

하나 그의 글은 마이너리티하다.

나름 안정적인 글쓰기를 하지만 이 글은 잘팔리거나 폭발적인 반응을 얻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너무 현실적이라 답답하기 때문이다.

강렬하게 통쾌하게 가로막는 적을 베어내고 치달아가지 못한다.

고생고생해서 잃었던 무공을 회복한다.

짜~잔!

이제 가로막는 놈들 모두 다 주거써!

라고 독자는 뭔가를 기대하지만 그 순간 더 답답한 상황이 펼쳐진다. 실제라면, 드라마라면 당연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기대를 깨뜨리면 독자는 싫어한다.

독자가 바라는대로 글을 써서 히트 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독자가 바라는 것을 외면해서 히트를 치는 사람 또한 본 적이 없다.

담인은 말이 되도록 글을 쓴다.

하지만 아직 말이 되도록 쓰는 글이 독자의 심금을 쥐고 흔드는 부분과의 매칭이 서툴다. 그래서 그의 글은 마이너하다고 표현 할 수밖에 없다.

좋아할 사람은 좋아하겠지만, 그렇지 않을 사람이 더 많을.

이유는 간단하다.

통쾌하지 않다는 부분이다.

신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자문해보자.

과연 장르의 글은 통쾌해야만 하는가?

그게 장르의 발목을 잡는 것은 아닌가? 그게 질적으로...

여기에 대해서 논의하는 것을 많이 본다.

굳이 참여하지 않는다.

참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정답은 자명하니까.

통쾌하지 않으면 장르가 아니다.

대중문학이 아니다.

최고의 경지는 바로 그 부분이고 모든 작가는 그 부분을 완성하기 위해서 글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말?

그렇다.

다만 그 통쾌라는 부분의 표현이 다를 뿐이다.

권왕무적처럼 마신처럼 가로막는 것을 부수는 것에서 시원함을 느끼는 먼치킨 적인 통쾌함과 다빈치코드처럼 퍼즐과 추리를 섞어 지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키고 만족시켜주는... 또는 도를 추구하는 글이나 사랑을 표현하는 글에서도 그 통쾌함은 형상이나 표현만 다르게 갈 뿐, 모두에 존재한다.

마이너 하다는 말은,

소수가 좋아하고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그럼 낙월진천은 보통사람들은 보기 힘든 글인가?

그렇지는 않다.

그의 글은 충분히 일독할 가치가 있고 앗! 지뢰다. 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그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 말은, 농축시켰다고 터뜨릴 줄 알게되면 마이너에서 메이저가 될 수 있다는 것과 같다.

그 과정은 상당히 험하지만 사람에 따라 내일이 될 수도 5년 후가 될 수도 있다.

다음 글을 기대한다.

                         비오는 날, 그래도 더운 연화정사에서 금강.


Comment ' 5

  • 작성자
    Lv.40 컴백홈
    작성일
    09.08.12 12:13
    No. 1

    금강님 말씀처럼 터뜨려줘야 할때 하지 못하니 맥이 빠지더군요
    비평을 읽으면서 군림천하가 계속 생각났습니다
    7권까지의 개고생, 그후 독자의 욕구를 드문드문(?) 충족시켜주면서
    20권까지 이어지는 유장한 글솜씨
    다음권의 폭발을 기대할 수 밖에 없는 전개 그렇다고 시원하게 풀어
    주지도 않는..

    독자가 바라는대로 글을 써서 히트 치는 사람은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독자가 바라는 것을 외면해서 히트를 치는 사람 또한 본 적이 없다.

    군림천하가 히트를 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실로 핵심을 꿰뚫는 말씀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물망아
    작성일
    09.08.12 23:06
    No. 2

    어떤 글인지 궁금해지네요.
    제목을 기억해 두어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3 rogerspy..
    작성일
    09.08.24 00:04
    No. 3

    통쾌함이라는 말은 참 많이 와닫는 것이 '해운대'라는 영화를 보면서 그것을 떠올렸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다른 천만 영화에 비해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플롯 자체가 단순하여 이렇게 히트할지 몰랐는데 그 통쾌함이라는 말을 접목시켜보니 그 흥행이 이해가 되기도 하네요^^ 올드보이와 같은 평소에 접해보지 않았던 섬뜻함과 마지막의 반전에서 느껴지는 카타르시스와 같은 기분도 통쾌함이라고 볼 수 있을까요? 뭐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냥 일단 읽어보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담진현
    작성일
    09.08.30 22:58
    No. 4

    추천 잘 읽었습니다. 요즘 제 초이스에 문제가 생겼는지 놓친 글들이 많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작성일
    10.02.28 15:33
    No. 5

    이거 본다 본다 하고선 못봤는데 봐야지 ㅎㅎ~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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