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서 독자들 사이에 불만이 적지 않습니다.
왜 이리 볼만한 책이 없어?
작가 또한 불만이 적지 않습니다.
왜 이리 괜찮은 독자가 없어?
서로 그럴 거 같기도 합니다.
말이 되냐?
말은 됩니다.
거기에는 여러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그런 가운데 조사를 해 본 적이 있습니다.
과연 책이 얼마나 나오나?
문피아 신간란 기준으로 대개 월 250-300권 수준의 책이 나옵니다. 물론 만화를 제외한 숫자입니다. 소위 장르라는 이름을 가진 글들, 로맨스까지를 포함한 숫자입니다.
여기에는 일반 출판사에서 출간한 것들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장르 전문 출판사들만 대상으로 집계한 거지요.
결국 더 많아질 수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거기에 비해서 그 책을 소화할 독자는 자꾸 줄어듭니다.
그 주범 1순위는 스캔본등을 포함하는 불펌파일입니다. 그로인해서 책을 빌려보지도, 사보지도 않는 독자가 늘어나면서, 실제로 독서인구는 그대로 내지는 증가추세임에도 책의 판매부수는 급락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결국 그것은 독자의 주 공급처라고 할 수 있는 대여점의 몰락으로 이어집니다.
대여점이 없다면 독자는 제값을 다 주고 사봐야 합니다.
어느 것이 좋은가는 각자의 생각이 다를테니 굳이 여기서 다루지는 않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나오는 책의 공급량이 수요를 초과한다는 겁니다.
더 중요한 것은 그렇게 많은 공급량의 책에 좋은 책이 많다면 오히려 시장을 키울 수 있는데, 실제로는 그 반대라는 거지요.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과연 지금 나오는 책들의 수준.
그러한 책이 나오게 되는 경과를 살펴보고 과연 그것이 옳은가, 옳지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한 번 되짚어 보는 것이 필요할 것같아서 시간을 내고자 합니다.
볼 책이 없다.
허접...(허섭이 맞습니다만)한 책들이 너무 많다.
동의하나?
동의합니다.
제가 보기에도 난감한 글들이 점점 많아집니다.
이 글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색깔이 없습니다.
그냥 볼만한 수준인 글이 최상의 색깔이라고 해야 할까요?
초보 독자라면 그 정도의 글을 보고 만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보수준을 넘어가면, 뭔가 다른 걸 찾게 됩니다.
게임을 해봅니다.
몇년 전 마비노기를 했습니다.
정말 고향에 온 것 같은 느낌의 게임.
지금도 그것만큼 게임다운 게임을 만나지 못했다. 라는 생각을 합니다.
조금만 더 각 캐릭별로 특징을 더 주었더라면 금상첨화였을텐데..
근래에는 마비노기 영웅전을 했었습니다.
만랩이었는데 30으로 점프하는 바람에 다시 하수가 된...
싸움의 이펙트가 원본 마비노기와는 다릅니다.
수준차이가 있지요.
그러나 내 머리 속의 마비노기보다는 못합니다.
팔라딘이 되기 위해서 대체 어디에 있는지 정보조차 없는 NPC를 찾아 헤메어야 하고. 괴이한 이상형을 찾아 돌아다니는... 그런 고난을 겪으면서 이루어낸 팔라딘과 그냥 전투만 죽자고 해서 경험치 쌓여서 만들어진 만랩의 차이는 다릅니다.
(지금은 또 다른 걸 하고 있습니다만... 여전히 하수.)
책을 읽는 독자 또한 저런 과정을 거쳐갑니다.
그리고는 우월한 의식으로 이야기 합니다.
저게 책이냐?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문피아 캠페인 그런 게 있습니다.
남의 의견은 틀린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를 뿐이다.
맞습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합니다.
독자의 수준은 분명히 다릅니다.
취향 차이가 아니라, 수준이 차이가 나는 거지요.
볼 수 있는 자와 보지 못하는 자.
보지 못하면서도 본다고 착각하는 자...
수준 차이는 많은 것을 만들어 냅니다.
가끔 문피아가 양산형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말을 하는 분들을 봅니다.
참 난감합니다.
시장원리는 것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이해가 있다면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을텐데... 작가들은 모두가 신기하게 그 분들을 봅니다. 이유는 굳이 쓸 필요가 없겠지요.
양산형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지금의 양산형은 양산형=쓰레기 같은 공식으로 보이니까 그게 매도 당하는 것이고 그런 관점이라면 양산형은 옳지 않은 게 맞습니다.
하지만 문피아가 있으니 양산형...이란 소리는 문피아가 없으면 양산형도 없다. 라는 공식이 성립할 때 비로소 성립되는 등식입니다. 그게 성립될거라고 믿는 분이 계신다면 내기해도 좋습니다.
뭘 걸고 내기를 해 볼까요?
이제 양산형이란 말이 나왔습니다.
뭘가지고 양산형이라고 하는지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양산형이란, 싸구려라는 이야기와 동의어가 아닙니다.
적어도 장르쪽에서의 양산형이란 말은 현재 잘 팔리는 글이라는 의미를 가장 크게 내포하고 있습니다.
즉, 지금 말하는 양산형은 지금 가장 잘 팔리는 주류라는 의미와 같습니다.
잘 팔리니까 많이 나오고, 많이 나오니까 주류인 것이고, 또한 양산형이란 이야기가 되어버린 겁니다.
그게 좋으냐?
라고 단정적으로 말하라고 묻는다면,
저도 한 마디로 잘라 말할 수 있습니다.
"아니다."
왜 아닌가?
선도하는 작가.
앞서가는 작가는 절대로 대세라는 쪽으로는 글을 쓰지 않습니다.
삼성이 만들면 다르다.
라는 카피처럼 이미 자신의 자리를 가진 사람은 현재 주류라는 글을 써도 남들처럼 쓰지 않습니다.
그렇게 써서는 안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독자는 변덕스럽습니다.
어쩔 수 없지요.
작가야 잘해야 월1권이지만 독자는 수십권을 볼 수 있는 기간입니다.
당연히 여러번 본 건 물리기 마련이거든요.
누구도 그걸 욕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출판사 입장에서는 다릅니다.
알아서 하는 작가는 버려두고 믿을 수 없는 신인들의 글을 보면서 고민을 합니다.
저거 그냥 두면 나가서 깨질텐데...
결국 잔소리가 시작됩니다.
(예전에는 이게 아주 적었습니다.
그래서 볼만한 특이한 글들이 많았지요.
하지만 시장이 안좋아지면서 안 팔리는 글이 많아지자 팔릴만한 글을 만들기 위해서 출판사도 시스템이 변했습니다.)
요샌 이거 잘본다.
이렇게 쓰면 망한다.
모모 책은 이렇게 하니까 그 전작은 망했지만 새로 나간건 이렇게 나가서 성공했다.
신인이 왜 신인일까요?
아는 게 없고 경험도 적습니다.
하자면 해야 하나보다 하고 따라가야 합니다.
그래서 잘 팔리게 해줄걸로 믿고 따라갑니다.... 고치고 고치고 다 고쳐서 책으로 나올 때가 되어서 책을 보면 내가 쓰려던 책은 어디로 간건지 보이지 않습니다.
비까번쩍한 양산형으로 탈바꿈된 누가 쓴건지 잘 모르는 책 하나가 있을 뿐입니다.
1.2권이 나가서 반응이 좋을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 뿐, 출판사는 더 이상 그 책에 대한 관여를 하기 어렵습니다. 새로 나갈 책들을 다시 봐야 하니까요.
인력이 모자란 것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그러나 이미 다 뜯어 고쳐버린, 자신이 쓴거 같지 않은 글을 놓고 작가는 고뇌에 빠집니다.
이걸 어떻게 써야 하지?
자신이 쓰고자 했던 글이 아니니 방향을 잡기 어렵습니다.
신인이 왜 신인일까요?
경험이 없고 실력이 없으니까 신인이지요.
물론 그런 신인중에도 대형신인이 가끔 있긴 합니다만... 요새는 그런 준비된 신인들이 너무 적습니다.
그래서 억지로 글을 쓰지만... 결국 결과는 조기종결...
그렇게 되는 글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누가 잘못했을까요?
출판사?
얼핏 보면 그래 보입니다.
하지만 출판사는 책을 팔아야 하는 곳입니다.
팔지 못하면 적자가 나고 적자가 나면 문을 닫아야 합니다.
손 안대고 그냥 고료주고 받아서 내기만 할수 있으면 출판사는 더없이 좋을 겁니다.
그게 안되니까 손을 보고 잔소리를 하기 시작한 겁니다.
작가 하나하나의 특성을 살려주고 그걸 다시 시장과 연결하는 섬세한 작업을 하기에는 내는 숫자가 너무 많습니다.
그럼 작가?
신인작가가 무슨 힘이 있을까요?
안 고치면 책이 나갈 수 없으니까 고칠 수밖에.
상당한 고수가 아니면 자신이 의도한 대로 글을 쓰지 못하면 나머지는 뒤를 이어가질 못합니다.
신인은 더더욱 심하지요.
그래서 글들은 양산형에서 시작해서 삼천포라는 공식으로 갑니다.
그럼 누구 잘못이야?
독자 잘못입니다.
독자가 원하는대로 글을 쓰다보니 그렇습니다.
말도 안되는 소리!
난 그런 글 원하지 않았어!
난 양산형 안봐!!
누구든 그렇습니다.
1000권 팔릴 글보다는 3000권 팔릴 글을.
3000보다는 1만 팔릴 글을 원합니다.
많은 독자가 원하는 글을 작가는 씁니다.
출판사도 많은 독자가 원하는 글을 출판합니다.
누구라고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만, 감상란에서 신적인 존재가 되는 작가의 출판량을 제가 이름 밝히고 공개하면 여러분은 경악할런지도 모르겠습니다.
문피아 베스트가 전 같지 않다.
맞습니다.
저도 봤는데, 좋은 글도 있지만 전 같으면 결코 거기 있을 수 없는 글이 있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그럼 그게 왜 그럴까요?
문피아가 조작을 해서?
누구 말대로 양산형을 만들기 내기 위해서?
그럴 리가 없다는 건 여러분도 저도 압니다.
많이 보니까 그 자리에 있는 거지요.
대체 누가 그렇게 많이 보는 거야?
수준이 낮은,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장르를 이제 접한, 좋고 나쁨을 구분하기 어려운 어린 독자들이 많아졌다는 의미입니다.
그 독자들도 크면서 발전하면 양산형을 싫어하겠지요.
그러나 지금은 그 책들을 보고 재미있다고 합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그럼 독자가 다 잘못한 거냐?
작가는 아무런 잘못도 없고 독자만 죽일 놈이냐?
그럴리가요.
근본적인 원인은 작가에게 매우 크게 있다. 라고 생각합니다.
현재의 작가들중 상당수는 독자를 끌고 갈 힘이 모자랍니다.
능력부족이지요.
하지만 전 그 모자란 작가들에게서 희망을 봅니다.
그들은 아직 모자라지만 열심히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그 노력이 빛을 발할 때까지는 아직도 제법 시간이 필요하지만 한 사람씩 자신을 드러내고 있긴 합니다.
적지 않은 숫자지만 독자가 보기에는 정말 적은 숫자일겁니다.
왜냐하면 작가는 5년이상 10년이 넘어가야 어느 정도 제 역할을 할 능력을 갖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00명이 스타트하면 그 기간까지 살아남는 작가는 10명도 안됩니다.
제가 글쓰는 후배들을 작가라고 잘 부르지 않는 이유는 그래서입니다. 제가 작가로 인정하는 경우는 제 역할을 할 능력을 가졌을 때이니까요.
현재 시장은 문제가 있습니다.
그러나 그 구조적인 문제는 여기에 쓴 것외에도 공개적으로 쓰기 어려운 심각한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그걸 극복하기 위한 것은 독자. 작가. 모두가 노력하는 길 밖에 없다라는 생각입니다.
제가 오늘 이 장구한 글을 쓴 것은 새로운 유저들이 유입되면서 시장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분들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조금만 더 애정을 가지고 기다려주시고 채찍질해주시면 능력이 있는 작가들은 뿌리를 내리고 자신의 가지를 키워갈 겁니다.
작가가 없으면 독자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마찬가지로 독자가 없다면 작가 또한 존재가 불가능합니다.
어느 것도 먼저일 수가 없습니다.
그건, 서로가 서로에게 애정을 가졌을 때에만 가능합니다.
가차없는 비판도 필요합니다.
거기에 더해 믿음 또한 필요하겠지요.
여기가 서로가 격려할 수 있는, 믿음이 함께 하는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해리포터를 넘는 그런 글이 나올 미래가 우리에게 오지 말란 법도 없지 않겠습니까?
그 시작은 아직 일천하지만...
그 끝까지 일천하지 않고 창대할 수 있음이 바로 현재의 우리가 희망을 잃지 않고 내일을 기약할 수 있는 이유이겠지요.
2)는 의미없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삭제처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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