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이야기하듯, 논단에 쓰는 글은 그래도 기대가 되는 경우에만. 이란 단서가 붙는다. 다행스럽게도 미리혼의 귀환을 읽고 다시 논단에 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미리.혼 이란 이름의 의미를 잘 모르겠다... 미리가 한자라면 혼돈이란 헤맨다는 의미일건데... 설마 이름을 그렇게 가져가지는 않았을테니...)
이 귀환은 그간 많이 봤던 소재를 채용한다.
마계가 열린다. 마계를 막아라!
그리고 마계로 가는 사람들.
그리고... 돌아온 귀환병.
그는... 살아 돌아왔으므로 막강하다.
당연하다.
그가 돌아 온 곳, 그가 있던 곳은 지옥이었으니, 살아 올 수 있으려면 강할 수밖에 없다.
젊은 그가 다시 돌아 와보니 세상은 달라져 있다.
51년이나 지난 뒤였으니까.
사실 보기에 뻔하다.
하지만 흥미가 돋는 글임에도 분명하다. 그래서 어떻게 되는데? 라는 의문, 혹은 흥미가 생기는 까닭이다. 그러나 실제로 그 상황을 제대로 그려낸 책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럼에도 이런 글은 마신 이후로 제법 많이 나왔다.
해서 이 귀환 또한 신인의 글이기에 그냥 그러려니 하고 펼쳐 들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훨씬 안정된 문장이고 스토리의 흐름 또한 나름 개연성있게 펼쳐진다.
개연성이라는 것은 사실 너무나 당연한 부분인데, 요즘 나오는 책들 가운데는 그게 실종된 글들이 정말 안타깝게도 적지 않다. 이 글을 놓고 추천한다! 라고 하기에는 조금 모자른 감이 없잖아 있다.
그 이유는 사람을 정신없이 끌어 당겨 책 앞에 붙잡아두는 박진감, 흡입력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작가의 개입이 많아서 전체적으로 루즈하다.
신인들이 보편적으로 저지르기 쉬운, 설명이 많다는 의미다.
설명을 줄인다면, 전체적으로 짜임새가 좋아질 것이고 타이트한 조임에서 흐름이 빨라지고 힘을 가지게 된다.
물론 단순히 그렇게만 되지는 않겠지만 그렇게 가다보면 스토리를 조율할 수 있게 되는 발전의 기간이 훨씬 단축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글은 볼만하다.
3편을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일단 성공이라고 생각되니까.
과연 미리혼이 3편 4편으로 가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제대로 갈 수 있는지가 궁금하다.
그렇게 발전할 수 있다면 우리는 믿을만한, 작가 한 명을 얼마 후 다시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만추지절 연화정사에서 금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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