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류재한
작품명: 남북무림
출판사: 청어람
발행일: 2008년 7월 12일 // 현재 1, 2권 출간
(미리니름 없습니다. 기본적 설정만.)
날카롭게 벼려진 칼날 위를 걷고 있다고 느끼신 적이 있으십니까?
여기 그 시린 외길 위로 발을 들여 놓은 두 남자가 있습니다.
가진 것 없는 자가 대장부당웅비(大丈夫當雄飛)의 꿈을 품었다면 무엇을 가지고 승부해야 하는가를 보여주는 소설, 바로 남북무림에서 그들을 만나실 수 있습니다.
그들은 거지였고 밑바닥에서 자랐습니다. 이들이 가진 것은 스스로에 대한 자신감과 그것을 실천할 독기 뿐.
천성적으로 남들을 밟고 올라설 자존심 강한 그들은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기 위해 권력의 암투가 난무하는 북태성에 뛰어들게 됩니다.
이들은 시정잡배처럼 입이 거칠고, 무서울 게 없이 나서는듯하지만 파락호라 절대 부를 수 없는 품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야망이 있고 또한 그것을 충분히 가능케 할 만큼 계산적이며 영리하기 때문입니다.
이는 막다른 곳에 몰린 쥐 마냥 스스로를 궁지에 몰지 않고서는 나오지 않는 밑바닥 인생들의 독기와는 비교를 불허합니다.
그들은 목적을 위해 독기를 품습니다.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자 이를 이용합니다. 그래서 돌파구가 보이지 않을 때에는 자신을 감출 줄도 알고 있습니다.
즉 이들은 밀랍이 녹아 날개를 잃을 위험도 모르고 더 높은 하늘을 향해 날아 올랐던 이카루스와 달리, 똑같은 하늘을 비행하면서도 위험을 알고 멈춰설 줄 아는 다이달로스의 영리함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어쩌면 비정한 강호 속에서 자신의 운명을 증명하기 위해 거칠지만 영악하게 출세가도를 달리는 그들이야말로 역사가 증명하는 진정한 영웅의 이야기에 적합할지 모릅니다.
호인은 색깔이 없기에 그 홀로 영웅의 길을 갈 수 없으나, 큰 뜻을 위해 악해질 수 있는 이들은 자신의 운명으로 세상을 경영하였기에 이들은 범인(凡人)의 눈으론 감히 재단할 수 없습니다.
방자한 듯 하면서도 미래를 위해 고개를 숙일 줄 아는 절제력. 그리고 한번 정하면 파도처럼 밀고 나가는 결단력까지. 그래서 그들은 더욱 매혹적입니다. 독자를 자신들의 이야기에 끌어당기는 강대한 마력이 있습니다.
독자는 두 손을 꼭 말아 쥐고 연어처럼 물살을 거슬러 오르는 주인공을 자연스럽게 응원하게 됩니다.
사실 그들의 존재가 더욱 빛나는 이유는 단체들의 세력다툼이 심화되어 무림이 환난에 빠져드는 격동의 시기를 살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작가 류재한은 주인공을 둘러싼 난국을 대단히 능란하고 깔끔하게 그려냅니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다보면 성숙한 작가가 그려내는 강호의 향기에 취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후계자 다툼이 심화되고 어지러워지는 정세 속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져갈 수록 독자의 만족감은 임계점을 넘어 흥분으로 치달을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출세를 향해 달리는 인물들의 비장한 미래에 가슴을 졸이게 하면서도 여유를 잃지 않았습니다. 주인공들과 여인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 싸움과 알콩달콩한 사랑은 단순히 열혈 쾌속해지기 쉬운 이야기에 레모네이드의 상큼함마저 담아 버립니다.
범상치 않은 이 소설에서 작가는 마치 이렇게 말하는 듯 합니다.
"강호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라고 말입니다.
그 속에서 음지의 협으로 독자의 피를 뜨겁게 달구려 하는 작가의 마음이 당신에겐 얼마나 전해질지 궁금하지 않으신지요? 분명 읽기 시작한 순간 작가의 의도에 열혈로 답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여름휴가를 어디로 갈지 아직 정하지 않으셨다면 비상하는 꿈을 품고 남북무림의 풍진강호에 방문해 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주인공과 같이 출세가도를 달려보는 경험은 분명 신선한 추억으로 남을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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