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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대중문학 전반에 대한 것을 논하는 곳입니다.



작성자
Personacon 금강
작성
09.01.08 04:30
조회
1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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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다.

박정수는 이제 신인이라고 불리기는 조금 애매해지는 위치에 있다.

사람들에게 박정수를 알린 것은 "마법사 무림에 가다.'" 라는 특이한 형태의 퓨전이다.

거기에서 박정수는 무림에서 판타지로 가는 일상적인 상황을 역으로 오히려 중세유럽(사실 판타지의 배경을 중세유럽이라고 보기는 좀 애매하기도...)에서 무림으로 오는, 과연 마법사가 무림에 와서 마법을 쓰면 어떻게 될까? 라는 데서 착안을 한 글이었다.

나쁘지 않았고 나름 재미도 있었다.

그러나 그 뒤 박정수의 글은 그다지 빛을 보지 못했다.

그리고 이번에 나왔던 글이 "흑마법사무림에가다"라는, 어찌보면 무너지는 로마가 지난날의 로마를 그리워하면서, 그 영광이 돌아오기를  염원하던 모습을 연상시키는 제목의 글이다.

그 제목을 보면서 조금은 안스러운 감이 없지 않았다.

글이 잘 안될 때, 곤경을 벗어나는 방법으로 곧잘 선택하는 방법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대로... 라는 불안감이 느껴져 사실 그걸 확인하기 위해서 책을 보기는 박정수에게 너무 잔인하다라는 생각도 없지 않았다.

다만, 연재시에 반응이 의외로 좋았던 점이 있어서 과연 어떨까?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을 하면서 글을 보았다.

흑마법사 카칸은 자신을 배신한 자들에 의해 죽음을 당하게 된다.

하지만 그 순간에 금단의 마법으로 그 자리를 탈출한다.

정신을 차린 곳은 전혀 다른 곳, 무림.

마법도 없고 체내에는 마나도 없다.

게다가 그의 몸은 카칸의 것이 아닌 소년의 것.

아무런 배경도 없는 허름한? 유리걸식하는 거지라는 신분.

흑마법사인 카칸은 어둠의 마나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마도의 무공을 배우기 위해서 정파가 아닌 마교를 찾아간다.

그리고 마교에서의 신분상승이 이루어지기 시작한다.

사실 이러한 설정은 뭐 그리 특별해보이지 않는다.

아, 그렇군.

늘 보던 대로 잘 먹고 잘 살겠지.

하지만 그렇다면 굳이 논단에다 이 글을 쓸 이유는 없다.

같은 글을 봐도 글이 다르게 보일 때가 있다.

그것은 붕 뜬 느낌의 글과 안정감이 보이는 글의 차이다.

그런 것을 제대로 볼 수 없는 독자라 할지라도 보면서 안정감있게 모든 것이 잘 이해되고 뭐 이래? 이게 왜 이렇게 되지? 이런 생각을 하지 않고 갈 수 있도록 만든다면, 그게 바로 작가의 기본 능력이고 여타의 글과는 차별화 되는 부분이 된다.

사실은 이건 기본이지만, 이 기본이 안되는 글이 요즘 너무 많다.

이 글을 논단에다 쓰려고 한 것이 무려 한 달이나 되었고(이런저런 일들이 너무 많아 마음의 여유가...) 그 사이에 흑마법사에 대한 글들이 적지 않게 올라 온 것도 보았다.

요즘 올라 오는 감상 비평 글들.

그 비평스러운 감상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솔직히 너무 많다.

과연 그런 잣대로 본다면 걸리지 않을 글이 세상에 존재하기는 할까. 싶은 생각이 때때로 든다.

그러한 눈으로 본다면 명작이라고 하는 거의 모든 글이 다 한 순간에 결점투성이의 글로 둔갑할 수가 있다.

외국 우리나라 모두 다... 뒤집어도 그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다.

영원한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 죄와 벌, 하다 못해 토지까지 그러한 눈으로 본다면 한 순간에 열 개 스무 개 결점을 잡아낼 수가 있다.

대체 그 독자는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것일까.

박정수의 이 흑마법사는 충분한 퀼리티를 가졌고, 이번의 이 흑마법사를 높이 평가하는 점은 1권을 보고 다음권을 보고 싶게끔 끌고 간 부분이다. 그게 한 두 권이 아니라 5권 6권 7권으로 가면서도 이어짐은 우연히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근래의 전작들이 그리 좋은 모습이 아니었던 상황에서 이 흑마법사에서 보여 준 부분들은, 아예 다른 사람이 쓴 것처럼 달라 보일 정도로, 좀 심하게 표현하면 환골탈태에 가깝도록 달라졌다고 할 수 있다.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전제하에서 본다면 이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망가지던 글이 갑자기 좋아질리는 없다.

그렇다면 본인이 열심히 노력했다는 의미고, 잘나가다가 곤란한 상황에 빠진 것으로 보였던 사람이 퇴출이 아닌, 전보다 더 좋은 모습으로 나타났다면 그가 이제 어둠의 터널을 지나 자신의 글을 쓸 자리를 확보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믿고 볼 수 있다는 의미다.

이제 우리는 지켜 볼 수 있다.

그가 과연 얼마만큼 자리를 잡고 발전해 나갈런지를.

박정수의 다음 글이 기대된다.

                                      새해 연화정사에서 금강.

  


Comment ' 19

  • 작성자
    Lv.7 대림(大林)
    작성일
    09.01.08 08:46
    No. 1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4 크라디아
    작성일
    09.01.08 09:03
    No. 2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용호(龍胡)
    작성일
    09.01.08 09:41
    No. 3

    금강님의 작품평 잘 읽었습니다. 저도 계속 보고 있는 작품인데, 사실 이 작가분의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라 그 전 상황은 모르기에 '아,그렇구나'하고 수긍합니다. 비밀글로 오랫동안 묶여있었던지라 과연 무슨 내용일까 무척 궁금했는데 생각보다는 평이한 논평이라 조금 의외네요^^. 금강님의 말씀을 들으니 요즘 감상란에 대해서 걱정이 많으신 것 같아서 저 역시 안타깝습니다. 저도 가끔씩 감상란에 글을 올리고 있는 터라 그 범주에 들어가나 싶어 뜨끔한 부분도 있습니다. 앞으로도 다른 사람의 작품을 읽고 논할때 한번더 생각하며 그 사람의 입장도 다시 헤아려 볼수 있는 마음을 기르도록 다짐해봅니다.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__)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Zian·X
    작성일
    09.01.08 13:10
    No. 4

    폭주기사단이후로 안보는데.. 한번 봐야겠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리하이트
    작성일
    09.01.08 13:11
    No. 5

    '과연 그런 잣대로 본다면 걸리지 않을 글이 세상에 존재하기는 할까. 싶은 생각이 때때로 든다.
    그러한 눈으로 본다면 명작이라고 하는 거의 모든 글이 다 한 순간에 결점투성이의 글로 둔갑할 수가 있다.
    외국 우리나라 모두 다... 뒤집어도 그 범주를 벗어나기 어렵다.
    영원한 고전 로미오와 줄리엣, 죄와 벌, 하다 못해 토지까지 그러한 눈으로 본다면 한 순간에 열 개 스무 개 결점을 잡아낼 수가 있다.
    대체 그 독자는 무슨 소리를 하고 싶은 것일까.'
    이 말씀 동감이 가네요 잘 읽고 갑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0 잡치라
    작성일
    09.01.08 16:00
    No. 6

    잘 읽고 가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 아키세츠라
    작성일
    09.01.15 17:53
    No. 7

    여러가지가 섞인 비평감상이군요. 글만으로 접한 사람이지만 잘 됐으면 좋겠고 다들 잘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잘 됐다, 란 말은 좀 그렇군요. 만족할 만한 글을 쓸 수 있길 바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1 아웅다웅a
    작성일
    09.01.17 18:30
    No. 8

    제가 막연히 느꼈던 부분을 정확히 꼬집어 주셧네요. 글이 부드럽고 무리 없이 이어진다고나 할까요.. 전작에서 조금 무리하는 느낌이어서 '흑.무림에가다'를 한참 안보다가 우연히 1권 읽은후 재미있게 읽고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기억속아이
    작성일
    09.01.30 08:59
    No. 9

    잘 읽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혼서
    작성일
    09.02.11 13:28
    No. 10

    뭐, 그저 완벽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언제나 있는 법이지. 스스로 완벽하지 못하면 남이라도 완벽하길 바라는 식의. 흑마법사 무림에 가다는 확실히 본인도 재미있게 읽은 작품. 최초의 마법사 무림에 가다는 읽는 도중 어색한 부분이 자주 보였었는데, 흑마법사 읽은 후엔 '도중에 다른 작품이라도 썼었나?' 싶을 정도였달까나.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 선휘안
    작성일
    09.03.06 17:41
    No. 11

    흑마법사 무림에 가다를 즐겁게 읽었습니다.
    처음에는 별로 '보통보다는 낳겠지' 라는 생각으로 빌리게 된 것이
    이제는 계속 읽게 만드는 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용기사508
    작성일
    09.03.07 13:43
    No. 12

    좋은 말씀입니다. 작가를 꿈꾸는 이들과 작가를 응원하는 모든 사람이 듣길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블루카오스
    작성일
    09.03.23 11:39
    No. 13

    폭주기사단 읽고 안읽다가 흑마법사는 읽고있다는..ㅎ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1 낙일[樂日]
    작성일
    09.03.31 20:17
    No. 14

    금강님의 감상평을 읽고 나서 제가 단순히 '흑마법사 무림에 가다'를 '마법사 무림에 가다'에 아류작 취급하면서 결점만 찾으면서 읽었던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번엔 좀 더 문장력이나 전개의 안정감에 초점을 두고 새로 읽어 봐야겠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3 뫼신
    작성일
    09.09.09 19:36
    No. 15

    그렇군요. 위의 낙일 님처럼 '마, 무림에 가다.'를 보고 좀 늘어져서 '흑, 무림에 가다.'도 편견을 가지고 안 봤는데 한 번 들여다봐야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아투즈
    작성일
    09.10.01 19:20
    No. 16

    그건다 장르문학은 전부다 가볍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낀 '색안경'
    때문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전부다 요즘 장르문학은 '가볍다. 시간 때우기 용'정도로 밖에
    생각을 하지는 거의 않는듯 해요. 뭐 예외는 있죠.
    예전부터 대작 작가셨던 분들의 작품은 서점에 나오고 불티나게 팔리고.
    결국 결론은 선입견. 때문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jyp
    작성일
    10.05.11 12:43
    No. 17

    잘 읽었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오오옴
    작성일
    12.05.13 21:21
    No. 18

    그저...
    잘 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장준영
    작성일
    12.07.19 17:00
    No. 19

    마법사 무림에 가다 그거 마지막 3~4권엣 완전 망했던데 ... 나무가 불쌍할 정도로
    제 소견으론 이것도 그리 재밌는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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