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규의 천라신조.
풍사전기를 볼 때, 태규는 작가로서의 자질을 가지고 있어 보였다. 아쉬운 점은 역시 후반이지만 첫 글로서 그 정도를 보여줌은 결코 나쁘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태규의 이번 글은 과연 어떠할까?
책을 펼쳐들고 처음 느낀 것은, 안정감이었다.
요즘 수많은 글들이 쏟아져 나온다.
언제나 그랬지만.. 그리고 그 글들은 정말 많은 글들이 보는 사람을 난감하게 만든다.
반야의 글 이후, 논단에 거의 글을 올리지 못했다.
바쁜 탓이 제일 크지만 실제로 올릴만한 글이 눈에 띄지 않았던 점도 크다.
유일한 것이 지금 추천란에 올라가 있는 일보신권이다.
단연 군계일학.
그리고 그 뒤를 잇는 것이 태규의 천라신조이다.
그만큼 보기 좋았다는 의미다.
하지만 그 안정감을 금방 배신한 듯한 느낌의 전서구는 한 눈에 전차남을 생각케 한다.
시간이 가면서... 오히려 전차남보다 더 진일보한 모습이 보이는 것이 다행이라고 할까. 아니라면 이 글은 그 느낌 하나로 가라앉고 치부될 가능성이 아주 높았다.
그 뒤를 태규는 나름의 필력으로 커버해가면서,
"자, 이제 날아볼까?"
란 날개짓을 계속 해대고 있다.
정말 태규는 이 천라신조로 날 수 있을까?
감상란을 가 보았다.
정말 신기하게도... 저 문장에 대해서 손발 오글거린다는 의견이 있었다.
과잉 반응이 아닐까.
요즘은 정말 좋은 책을 고르기 어렵다.
이런 정도의 글이라면 굳이 그런 단어 하나를 가지고 말하는 것은 오버스러워 보인다. 누구 못지 않게 날카롭게, 짜게 글을 보지만 전혀 오글거리지 않았다. 하지만 그건 내 취향이야. 라고 한다면 그거야 또 누가 뭐랄까.
그럼에도 굳이 뭐라고 하는 것은 조금 더 따듯한 시선으로 봐주고 응원을 해주면 어떨까 하는 것.
이 천라신조는 한 여인을 향한 주인공의 여정을 그리고 있다.
나름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조금 불만인 점은, 그 여정의 치열함만큼, 내게 그 가슴의 아픔이, 절절함이, 갈라지는 상처의 깊음이 온전히 느껴지지 않는다. 라는 것은 나의 욕심일게다.
태규는 이 글에서 전과 다른 모습으로.
또 특이한 설정으로 우리 앞에 다시 나타났다.
이제는 그는 우리 장르, 대중문학에서의 작가라고 불릴 자격을 가진 사람중 하나로 준비가 되어가고 있는 듯 하다.
그의 뒷권이 뜨겁게 불타 오르길.
부디 타다 마는 용두사미가 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감한다.
화이팅.
태규...
5월을 맞이하며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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