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을 쓰고자 한 것은 사실 매우 오래되었다.
그간 시간이 지나 이계의 마스터는 종결이 되고 스틱스는 5권까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 글은 각각 두 글을 1.2권씩 보고 난 다음에 생각한 것이고 같은 출판사에서 나온 각기 전혀 다른 작가의 글을 놓고 되새김을 함도 그럴 듯 하지 않은가 하여 적어보기로 한다.
(그 뒤로 두 글이 어찌 되었는가는 이 글에서 다루지 않는다.)
아마 전보다는 자주 글을 올릴 듯 하지만...
(연초 두 달이나 간 지독한 감기로 인해 본인의 출판 계획 등, 모든 것이 엉망이 되고 말았다. 최대한 빨리 복구해야 할텐데...)
우선 다른 두 글을 놓고 비교를 하자면...
비록 성향이 다르다 할지라도 두 글을 쓰는 사람의 능력이 비슷해야 한다.
그런 면에서 이계의 마스터를 쓴 임수민의 글을 처음 보지만 나름 안정감이 있어 충분히 일독을 할만한 작가이고
이상향 또한 전혀 못지지 않은 필력을 가졌으니 그에 따른 문제는 없을 듯 하여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언제나 시장이 어렵다고 한다.
그러나 그 어렵다는 엄살(?)은 지금처럼 신학기가 되면 최고조에 달하게 되고 누구나 위기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게된다.
정부의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서민경제는 계속 어렵기만 하다.
땅값은 천정부지이고 집값도 특정지역에서는 월 1억씩 뛴다. 그러나 서민들의 호주머니는 가볍기 그지 없으니, 독서라는 이름으로 돈을 지출하기는 그리 쉽지 않을 터이다.
결국 이 불황은 경기가 좋아질 때까지 이어지지 않을까.
.....
두 사람의 글을 본지 벌써 넉 달가량이 흘렀다.
하지만 경기는 더욱 나빠지고 있고...
부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는 듯 하여 마음이 무겁다.
시장이 어려울 수록, 좋은 글이 나와주어야 한다.
그래야 주머니가 가벼운 독자들이 시장에서 떠남을 잡을 수 있는 까닭이며, 기업들이 심혈을 기울여 신제품을 내는 이유도 이와 같다.
하지만 과연 시장이 바라는, 현실이 바라는 글과 소위 마니아 층이 말하는 좋은 글과, 잘쓰는 글과의 사이에는 어떤 차이와 괴리가 있는 것일까?
고민을 하지 않아도 이미 답이 나와있다.
이제 그것을 두 작품을 간단히 비교함으로써 찾아보고자 한다.
이계의 마스터는 절대의 강자가 등장한다.
시작부터 범상치 않다.
무림의 마교 전체가 소환술로 인해 이계로 날아드는 것이다.
가히 압권이다.
그렇게 나타난 후일의 주인공은 아직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도 압도적인 위력을 발휘한다.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파괴한다.
소위 말하는 깽판물의 흐름이다.
그러나 이 글을 두고 깽판물이라는 말을 한다면 깽판물이라는 이름을 피할 글이 얼마나 될까? 란 생각이 들만큼, 임수민이란 작가는 자신의 필력을 보여준다.
그러니 이 글은 깽판이란 듣기 싫은 어휘보다는 주인공이 압도적으로 강한 요즘 시대의 흐름과 궤를 같이 한다는 편이 옳겠다.
하나 그 뒤로는 흐름이 조금 평범해지는 면이 있다.
특별하다는 느낌이 좀 퇴색되는 경향.
아직은 흐름을 제어함이 조금은 모자라는 느낌이지만 일독에 부족함은 없다.
스틱스는 이계의 마스터보다는 연재시 주목을 받지 못했던 것 같지만, 이런 글이 왜 안 떴지? 라고 할 정도로 잘 짜여진 글이었다.
이계로 넘어가서 빨리빨리 능력을 얻고 세상을 오시하는 그런 흐름이 아니라, 내가 넘어갔다면? 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하나하나 적응해나가는... 노빈손이나 로빈슨크루소 같은 무인도에서의 생활은 그 자체로 충분히 재미가 있었다.
그리고 그 뒤의 전개 또한 나름 흥미롭다.
그런데...
두 글을 다 재미있게 읽으면서 느낌은 사뭇 달랐다.
전자는 잘 팔렸겠다. 였고...
후자는 아마 판매에 고전을 했으리라... 하는.
알아 본 바로는 당연히 그러했다.
마니아층에서는 늘 새로운 글을 요구한다.
뭔가 다른 글이 나오기를 갈구하고 그런 토양을 만들고 작가를 채찍질하기 위해서는 비평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일견 맞기도 하다.
독자는 그런 요구를 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그 시각이 일부 마니아의 시각이고 대중이 아니라는 것은 바로 이런 실제적인 판매에서 일어남을 볼 수가 있게 된다.
이계의 마스터처럼 나름 기본을 갖춘 글이 아니더라도...
문장이 아예 안되더라도, 주인공이 일단 강하기만 하면 최소한의 부수를 유지하는 반면에...
어느 정도 기본이 된 글이라고 해도, 아니 그 보다 훨 잘쓴 글이라고 해도 판매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좀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팔리지 않는 이유는 결국 독자의 성향 탓일 수밖에 없다.
답답한 세상사다.
억눌리고 치받쳐서 모든 것에서 잠시동안이나마 탈출하고 싶다.
직장인은 직장에서...
주부는 집안에서...
학생은 공부에서...
잠시라도.
그런데 그런 외도를 위해서 보는 글이 가슴을 뻥 뚫어주지 않으면 답답할수 밖에 없게 된다.
해서 통쾌한 글 일변도라는 흐름이 시장을 잡고 놓지 않는다.
심혈을 기울여 써도 시장이 외면하면 전업작가는 손을 들던가, 타협을 할 수밖에 없게 되고, 그런 가운데 타협이 아니라 적응을 하지 못한 작가는 자신의 잃는 극단적인 상황까지도 초래가 된다.
독자는 작가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거 밖에 못쓰냐?"
작가는 독자에게 이렇게 말한다.
"그거 밖에 못 읽냐?"
닭이 먼저일지, 알이 먼저일지...
결국 복잡할 수밖에 없다.
읽을 글이 없다!
난 이런 글만 좋아해.
라기 보다는 이계의 마스터도 읽고, 스틱스도 읽을 수 있다면... 시장은, 작가는 좀 더 풍요로와질 수 있으리라.
매일매일 밤을 불사르며 매진하는 후배들을 보면서...
여기 예로 든 두 후배를 격려하며,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두 사람의 앞날에 질풍노도의 인기가 일기를...
단기 4339.03.30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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