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래에 들어 읽을 글이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사실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것을 증명하듯, 작년부터는 소위 히트를 친 대형신인이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과연... 새로운 신인, 장래가 기대되는 신인들은 전혀 나오지 않은 걸까?
금년 들어서 사오개 월사이에 약 100질 가까운 글을 읽었다.
물론 전질을 다 본 경우도 있지만, 1.2권을 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시간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그러면서 요즘 들어 수많은 독자가 말하고 있는, 볼만한 책이 없다... 라는 말에 공감하고 있는 편이었다.
그 많은 글을 보면서도 야! 정말 재밌군.
이런 느낌을 받은 글은 정말 몇개 되지 않았고, 괜찮다. 라는 생각을 한 것도 정말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체의 10%가 되지 않았으니 난감하기 이를데 없는 일이다.
하지만 다시 근자에 들어서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감상란에 올린 파래의 레드서클도 그중 하나였고 지금 쓰고 있는 이호준의 하이아데스 또한 그중 하나이다. 얼마전 완결된 노경찬의 레드스톰 또한 1.2권을 볼 때 그러한 생각을 했었다. 완결본까지 읽고 레드스톰에 대한 글도 논단에 올리고자 한다.
이호준의 하이아데스는...
쉽게 말하자면 요즘 흔해빠진 이계진입물이고 널린 퓨전이다.
그러나 그는 아주 차분하게 그것을 이계진입이 아닌 전생의 기억을 가진 환생물로 정리하면서 현실과 적응해가는 주인공을 그리고 있다.
그가 그린 이 판타지세계는 일견 평범하면서도, 또한 독특한 면이 있다.
왜냐면 깽판물이라고까지 지칭되는 요즘 코드.
통쾌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력함을 버리고...
다분히 현실적인 장치로써 전개를 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렇기에 여기에서는 한 방에 수백 수천이 날아가지도 드래곤이 나타나서 브레스 한 방에 도시를 날려보내지도 않는다.
하지만 그 글을 들여다보면, 세력간의 조화와 균형을 잡고 있을 법한 상황으로 실제의 세계를 그려내고 있는 편이다.
그렇다고 해서 전체를 지루하게 질질 끌고 있지는 않다.
4권으로 오면서 조금 속도를 내고 있는 듯 하지만...
통쾌함이란 면에서는 역시 조금쯤 연구를 더 해야 할 듯 하다.
중간중간 조금 미진한 부분들, 설명되지 못한 부분들이 눈에 띄는 것이 아쉽지만 이 글이 첫번째 글이란 것을 감안하면 충분히 주목해 볼만하다는 느낌이다.
장르라는 문학의 갈래는...
기본이 대중소설이다.
대중적이라는 면을 뒤집어 본다면... 여러 사람들이 보고 즐길만한 글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말이 될 것이다.
하이아데스는 읽을 만한 글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현실 속에서 또 꿈을 꾼다.
로또를 사서 한 방에 400억을 바라보던 광풍은...
바로 그러한 변화를 꿈꾸는 것이고 잠자지 않고 일함은 또한 신분상승, 좀 더 나은 세계로의 진화를 꿈꾸는 것일 터이다.
그런면에서 하이아데스 식의 정말 현실감있는 흐름도 한 번은 필요할 듯 하지만, 이 글이 정말 더 살아주기 위해서는...
그런 일상적인, 현실 속에서 드래곤이 나타나는 그런 변화가 아닌 뭔가 머리를 치는 강렬함이 이따금 한 번씩 드러나준다면, 이 하이아데스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지 않았을까.
뒤를 기대한다.
추석을 바라보면서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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