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맞지 않아 보지 못했지만 촌부의 전저는 우화등선.
상당히 많은 주목을 끌면서 등장한 신인이 바로 촌부다.
이름만으로는 촌에 사는 아저씨나 은거기인 같지만...
실제로는 대한민국의 젊은이다.
그의 글을 보면, 젊은이보다는 애늙은이가 맞다고나 할까. 매우 차분하고 준비된 글을 쓴다.
감상란에 올리고 나서.. 4권까지를 다 보았기에 감상을 적어보고자 한다.
사실은 글을 읽고 금방 적지 않으면 감각이 흐려져서 제대로 된 감평을 해내기 어렵다.
다른 것과는 달리, 여기에 쓰는 것은 조리있는 분석이 아니라 느낌을 쓰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촌부의 이 자승자박도 조금 퇴색된 면이 없지않아 있다.
그 뒤로 벌써 3질가량을 읽었으니...
결론을 말하면 이 글만 놓고 평하면 절반의 성공이다.
촌부의 자승자박을 보면,
1권초반에서 시작의 조금쯤 평범함을....
(책을 많이 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신기할 수도 있겠지만)
중반부터 2권까지는 상당한 필력을 보여준다.
그리고 3권. 4권에서는 다소 평범하게 변해간다.
(내용은 그렇지 않지만 느낌은 그렇다. 필력이 죽은 것이 아니라 흐름이 변화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제 왜 그런지를 간략히 살펴보기로 한다.
촌부가 글을 쉽게 쓰지않고 나름대로 노력하면서...
글 하나하나를 꼼꼼히 점검한 것이 글에서 느껴진다.
그리고 그 느낌은 2권까지 상당히 잘 살아나 있다.
그러나 3권부터는 평범해진다.
나를 포함한 독자는 변덕스럽다.
그리고 한없이 비위를 맞추기 어렵다.
하나를 내놓으면 두 개를 제대로 보여줘! 라고 요구함이 독자의 생리다.
그런면에서,
절세의 고수가 반로환동.
그것도 모든 것을 잊고 무에서 시작하면서...
새로운 길을 찾아가는 것은 새롭다고 할만하다.
비록 이런 반로환동류의 글이 적지 않았지만.
촌부는 신인답지 않은 절제된 문장과 배치로써, 여러 부분들을 재미있게 살려낸다.
군데군데에서 터지는 위트와 계산된 억지.
(억지가 납득되도록 나름 충분한 고심이 보이기에 쓴 표현이다.)
웃음을 유발하기도 하고 글을 쉽게 가져가게도 하는 부분들이다.
그러나 그런 상황이 지속되면서...
3권 4권이 이어지자 결국 긴장감이 무뎌졌다.
구태의연해진 것이다.
글 자체는 나쁘지 않음에도 또 나름 내용의 변화도 되고 있지만, 정작 흐름의 변화는 크게 보이지 않는다.
3권에서 변화되었어야 하는데 그걸 놓쳤다.
4권에서도 파티는 계속 되고 있다.
소위 말하는 변화를 하지 못한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보자면 후반부는 실패다.
해서 절반의 성공이라는 의미다.
그 정도로도 사실 나쁘지는 않다.
지뢰라는 표현에서는 이미 벗어나 있으니까.
하지만 아쉬운 것은 더 좋을 수도 있었는데 그걸 못했기 때문이다.
좀 더 냉정히 말하자면,
촌부의 이 자승자박은 작가에게도 적용이 된다.
본인은 어떨지 몰라도 아직 촌부가 이 소재를 자유자재로 다루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여진다.
한가지 모티브를 가지고 글을 끌고 나갈 수는 있지만
그걸 계속 이어가면서 긴장과 느낌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필력이다.
그건 타고나기도 하지만, 또한 수련으로도 얻어진다.
겸해서, 그런 필력을 아낌없이 쏟아내고 독자의 감탄과 흥분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호응을 받을 수 있는 것은 필력에 더한 감각이다.
그런 감각이 필력을 적절히 컨트롤해서,
비로소 압도적인 재미가 나타나고 교훈도 가능하다.
그런면에서 보자면 아직은 버거움이 후반으로 가면서 드러난다.
이제부터의 과제는,
깨달음을 어렵게 보지말고 빨리 보여주면서 좀 더 빠른 흐름을 보여 관심을 돌리는데 있다.
내가 뭘 이 글에서 보여주고자 했던가?
그것이 이제 드러날 때다.
초봄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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