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새로 연재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했을 때를 묘하게 기억한다.
나이가 좀 있기에 과연 적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를 했기 때문일까, 하지만 그 기억은 그리 길지 않았다.
워낙 잘 잊어먹는 원치 않는 습관이 있어서다.
그러다가 드디어 그가 쓴 글을 보게 되었다.
이번 흑룡은 그가 쓴 두 번째 장르소설이다.
전작(아직 완결이 되진 않았지만...) 대막무영을 보면서 감탄을 했었다.
사나이다운 박력의 글.
아마 대막무영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그런 글이었을 듯 하다.
어느 정도의 무게를 가진 글은 답답해지기 쉽다.
그런 글은 작가가 힘으로 끌고 나가야만 한다.
그리고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잘 컨트롤해서 냉청하게 가져가면서 흐름은 막힘이 없어야만 한다.
그렇게 끌고 가지 못하면 늘어지고 지루해진다.
무거운 글들이 시장에서 참패하는 이유는 바로 그걸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말은 쉽지만, 실제로 하려면 작가의 필력이 필수다.
그런데... 대막무영이 바로 그런 글이었다.
강력한 추력이 돋보이는 글.
이런 작가가 어디 숨어 있다가 튀어 나온 거야?
궁금했다가 3권이 나오면 보고자했는데... 뒤를 보지 못해 미루다가 결국 논단에 올리지 못하고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그 와중에 흑룡이 올라오더니...
당시 기라성 같은 연재자들을 뚫고 올라와서 1위를 달성했다.
쓰고 있는 와중에 또 다른 글을 쓰다니...
그리고 이제 흑룡을 보았다.
이 흑룡은 마니아의 입장에서 보자면 대막무영보다는 좀 아쉽다.
그러나 시장적인 면에서 보자면, 아주 재미있다.
게다가 도대체 이 사람이 대막무영 작가가 맞는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완전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무거운 글뿐 아니라, 가벼운 글도 이렇게 쓸 수 있다.
라고 보여주기 위해서 쓰기라도 한 듯이 정말 흑룡은 가벼운 가운데에서 재미를 찾는다.
감히 누가 건드리기 어려운 사형제들.
그런 그들은 아무 것도 모르는 가운데 흑룡의 독단적인 결정으로 무조건 무림중의 일곱. 최고의 미인들에게 장가를 가야만 한다.
솔직히 그렇게 가정을 세웠어도 첫째가 그렇게 바로 장가를 갈 줄은 몰랐다.
사제 장가보내기.
라고 이름 붙여야 할 1.2권은... 뭔가 부족하다.
그냥 그렇게 진행했다면... 하지만 작가는 그걸로 끝내지 않고 다시금 한 자락을 깔아 자신이 그 부분을 놓치지 않고 있음을 암시해서 독자들의 시선을 붙듦을 잊지 않아 우려를 불식시킨다.
아쉬움이 있다면....
자알 읽히는 유쾌한 글에서 중간중간 박력에다 속도를 조금만 붙여 주었더라면 하는 것이었다.
그랬다면 아마 폭발적인 반응이 일어나지 않았을까.
물론 연재시에도 지금도 반응은 좋지만... 본인이 충분히 구사할 수 있는 그러한 부분이 같이 갔더라면...
더 재미가 있었을 것 같다 점이 아쉽지만 그거야 훈수꾼의 잔소리일 뿐이다.
두 번째 아쉬움은 곳곳에서 보이는 한자의 부정확한 점과 오자들.
같은 한자가 다르게 표기 되는 것 같은 부분들을 보면서 이상하여 같은 출판사의 다른 책을 보았는데 거기서도 같은 오류가 몇개 보였다.
결국 출판사의 문제였을까.
누구의 문제이건 이런 부분은 독자를 실망스럽게 한다.
옥의 티가 되어 버린다.
그 부분이 많이 아쉬웠다.
그러나 대막무영에서 흑룡으로 이어지는 박선우라는 이름은...
아마도 한 두개의 글이 더해지면 누구라도 믿고, 마음놓고 꺼내 볼수 있는 네임브랜드 중의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기대를 가지게 한다.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글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라는 아주 간단한 원칙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는 글이 흑룡이었다.
성하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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