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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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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진, 광마

작성자
Lv.1 인위
작성
07.07.17 23:43
조회
8,103

07년 7월 17일 화요일. 날씨 흐리고 비.

비가 온다. 번개도 몇 번 쳤다.

비오는 날은 감전사고 때문에 전류가 흐르는 물질을 가지고있지 말라는데 내 생각엔 책도 가지고 있으면 안된다. 오늘 소설 광마를 쥐고 있으며 등에 몇 번 전기가 흘렀던 것을 기억하면 그렇다.

그때 쓰는 단어가 전기인지 전율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번개와 같은 번쩍임 속에서 난 그를 보았고 이에 감전당했다.

광마. 그것은 소설의 제목이자 주인공이었다.

오늘 아침.

"내 안에 미친 마귀가 살고 있다!"

선전문구 때문일까? 나는 그에 대해 아직 잘 모르는 상태에서 환상을 품었고 광마에 대해 서술된 모든 책을 집어왔다.

이윽고 고아였던 그의 어린 시절을 보게되었고 서서히 숨죽였다.

주인공은 어렸다. 그래서 약했다. 하지만 그는 그때에도 잡아먹는 이였지 잡아 먹히는 이가 아니었다. 태생적인 육식동물이었다.

나는 그가 세상을 바라보는 눈에 서린 광기를 보았고 죄책감이란 감정 자체가 없는 그에게서 통제하지 않는 살인본능을 보았다. 그의 감정은 분명 다른 '인간'과 달랐으며 생태계에서 인간보다 한 단계 위의 포식자임이 분명했다.

그는 먹이감과 건들 수 없는 이를 분별할 수 있었고 지능적이었다. 나는 그의 모습에서 연쇄살인마 한니발 렉터의 기척을 느끼고 있었다. 소름끼치는 지적 살인마가 될 자질이 그에겐 충분했다.

잔인함을 표현하는 것은 쉽다. 하지만 그 잔인함에 치밀함을 넣는 것은 어렵다. 그 계획의 깊이와 심미적 효과가 충실해야만 그것에 예술이란 단어가 붙는다. 그제야 그것을 살인의 미학이라 부른다. 그리고 광마는 이를 즐기는 자였다. 이는 대단하다.

이제껏 살인에 무감각해진 이는 많았어도 살인을 즐기던 이는 드물기에 그러한 인물을 표현하려는 작가에 놀랐다. 정말 당신은 그러한 살인자에게서 매력적인 주인공의 모습을 캐낼 수 있단 말인가?

나는 그 답을 알기 위해 소설을 열심히 읽어갔다.

작가 박성진은 스타일리스트였다. 사건의 시작과 끝에 작가의 고단한 칼질이 들어가 있었다. 분위기를 내기 위해 문장이 짧게 짤려나갔고 어떠한 것은 길게 쳐졌다. 벌어지는 사건의 흐름은 감각적으로 굽이쳤고 이 소설의 사건을 좀더 극적으로 보이도록 꾸며냈다. 나는 안도했다. 그는 광기를 가진 마귀를 빚어낼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불안했다. 그때즈음 주인공은 양부모의 밑에서 지내게 되며 그들의 사랑에 광기가 조금씩 녹아내리기 시작하고 있었다.

작가가 원하는 주인공은 어쩌면 내 바람과 다를 지 몰랐다.

그는 옳고 그름을 알아갔고 자기 편이 누구인지 누가 적인지를 판단하게 되었다. 같은 편을 위할 줄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큰일이었다. 번뜩이던 광기가 점차 소멸하고 있었다.

만약 보편적 이성을 가지게 된다면 잔인하다는 것만으로 그가 미친 마귀가 불릴 수 있을까?

나의 의문을 남겨둔 채 그는 성장하고 있었다.

제 나이 또래의 양떼 사이에 들어간 그는 평범한 아이들 사이에서 그들과 함께 공부를 시작했다. 주인공은 여전히 그의 주변인들을 포식자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있었으며 공부를 통해 지식을 쌓아가고 있었다.

이는 만족스러울만한 일이었다. 지식은 살인을 단순한 충동적 행위 이상으로 규정할 기본 요건에 해당한다.

일찍이 한니발 렉터는 지적 능력을 바탕으로, 이전까지 폭력적이고 비이성적, 충동적인 행위로 여겨졌던 살인에 우아함과 격조를 더했으며 어린아이가 호기심으로 잠자리를 분해하는 것과 같은 투명한 순수와 삐뚫어진 마음으로 살인미학의 대가 자리에 올랐다.

이로인해 그의 살인은 마치 믿을 수 있는 이에게 뒤통수를 맞는 것처럼 경악스러웠으며 언제 돌발스러운 살인을 벌일지 모를 철렁함을 겸비하게 된다.

광마 적무한, 그도 지적 치밀함을 바탕으로 양떼 무리 안에서 고요히 숨쉬며 살인의 절대 타이밍을 기다리는 포식자가 될 것인가?

그 의문은 2권을 넘어서며 답을 받았다.

그는 처절할 정도로 상대를 몰아 감정의 밑바닥까지 긁어낼 수 있는 지적 우수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이미 균열은 시작되고 있었다.

그는 실제 살인을 하지 않고 말로 상상케 하여 상대를 압도했다. 살인을 벌이지 않은 것이다. 어떤 면에서 관용이었다.

이것은 그가 뭔가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의미했다.

그의 잔인함은 그대로였다.

하지만 그는 사회화 되었다. 길들여지지 않을 것 같던 그는 길들여졌다. 사랑에 길들여졌다.

그는 성장기 때 양부모의 사랑에 너무나 많이 물들어 버렸으며, 그는 그의 아버지의 성정에 영향을 받았고 이들의 은원에 얽매이길 스스로 원하게 되었다.

나는 슬펐다. 그는 악인을 표방하고 있지만 더이상 악인이 아니게 되었다. 그가 택한 악의는 호의의 뒷면과 같아서 보는 방향에 따라 그 앞뒤가 뒤집어지는 것이었다. 그는 복수라는 대의가 생겼고 그의 적은 항상 인륜을 저버릴 정도의 악당이었다.

그의 복수는 평범한 이를 건들지 않고 오로지 악을 향했다. 복수의 대상에만 집중하는 주인공에게선 독자를 혼란스럽게 할만한 광기가 표출되지 않았다. 이로인해 그는 잔인한 행동을 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정의가 되었다.

때문에 광마는 더이상 두려운 존재가 아니었다. 적에게라면 몰라도 같은 편에게는 그렇다. 두렵고자 한다면 다음과 같아야 한다.

누구나 살해당하는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공포심은 주인공의 존재를 특별하게 만든다.

파악할 수도 종잡을 수도 없는 기이한 마귀는 별 것 아닌 사소한 것으로도 다른 이를 집어 삼키며 그것은 착한 이나 악한 이나 구별하지 않기에 긴장감을 낳는다. 착하다는 것은 방패가 되지 않는다. 그게 마귀다. 같은 편이든 적이든 함께 집어삼키는 마귀.

하지만 그에게서 잔인함이란 목적을 이루기 위한 도구일 뿐 이유나 목적 없는 이에게 표출되지 않는다. 이로인해 그가 저지르는 모든 살인은 당위성을 지니게 된다. 그와 그의 편에 서는 이들에겐 그것은 정의를 세우는 일이었으니까. 독자는 이제 그를 지지할 뿐 그의 행동에 불안해하고 긴장하지 않는다.

그에게서 잔인함은 대상을 벌벌 떨게하여 그가 원하는 것을 좀더 빠르게 얻는 수단. 그리고 타인을 지배하는 방법.

그는 정말 미친 마귀일까? 그는 악인가? 나는 문득 의문이 들었다.

사실 의문과 동시에 답은 이미 나와 있었다. 그는 그 잔인함을 제외하면 이미 보편적인 무협소설의 주인공이 되어버렸으니까. 독자의 이성적 판단 수준에서 공감할 수 있는 살인자는 더이상 광기에 빠진 마귀가 아니다.

사실 그가 동료를 만든 순간부터, 그리고 그의 살인이 동료와 함께하는 곳에서 벌어지지만 그들의 눈에 정당화되어 보인 순간부터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그는 이미 하나의 집단을 이루었고 더이상 인간사회와 물과 기름처럼 섞일 수 없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는 다른 생태계의 포식자가 더이상 아니었고 무리 속의 지배자가 되었다. 같은 편의 믿음을 배신으로 되돌려주지 않는 지배자다. 보아하니 방관으로 인한 피해만 조심한다면 그의 곁은 안전하다.

수하들이 그에게 신뢰를 보내는가 두려움을 보내는가? 광기는 두려움을 낳고 이성은 신뢰를 낳는다. 그는 정말 미쳤는가?

나는 이제서야 깨달았다. 난 큰 착각을 하고 있었다.

광마 그는 한니발 렉터가 아니었고 그렇게 만들어진 이도 아니었다. 옳게 변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존재하는 이였고 잔인함은 그가 가진 무기일 뿐이다.

다음의 재미를 위해서 광마의 캐릭터는 존재하고 있었다.

하나. 한계 그 이상의 노력으로 어떤 것이든 이겨나가고 성장하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강해지는 주인공의 모습에선 재미를, 죽을 각오로 노력하면 안될 것이 없다는 메시지로 감동을 전한다.

둘. 무덤한 듯 하지만 고아인 주인공의 잠재의식엔 사랑받지 못한 아픔이 남아있다. 그의 하나밖에 없던 친구 또한 부모에 대한 사랑에 목말라 있었고 이 둘의 감정을 공조시켜 주인공의 사랑에 대한 갈구를 캐어내 독자가 연민을 느끼게 만든다. 동시에 우연히 얻게 된 양부모의 사랑으로 인한 치유를 통해 진한 감동을 선사한다.

셋. 잔인하고 냉혹한 주인공의 복수법은 독자가 가진 울분을 마지막 한 조각까지 털어내 통쾌함과 시원함을 주고, 그 과정의 치밀함으로 지적 만족감을 독자에게 안긴다.

넷. 마치 악한 듯한 겉모습과 달리 그가 정의라는 것이 항시 주지시키고 있기에 복수를 하는 그에게 공감대가 형성되고 이를 응원하게 된다.

다섯. 무리를 이끄는 지도력과 부하에게서 얻는 신뢰감, 그리고 세력의 급격한 형성을 바탕으로 그의 능력을 보여 독자를 즐겁게 하고 더이상 혼자가 아니라 다양한 기능의 집단을 이용해 무림 전체를 상대하도록하여 날개를 단 주인공의 행보에 감탄하게 된다.

작가가 독자에게 들려주고 싶은 재미를 주고 싶었던 것은 애초에 위와 같은 것들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어느새 창 밖의 비는 그쳐있었고 번개도 더이상 치지 않는다.

광마는 더이상 차가운 번갯불 사이에 섬뜩한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는 등이 켜진 밝은 곳에 나와 세상을 호령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광마는 그래서 표준화된 매력을 갖추게 되었다.

한 사람을 죽이면 살인자지만 수천 수만명을 죽이면 영웅이라 하였다. 광마는 영웅이다. 영웅은 존경받는다. 그는 세상에 큰 이름을 남길 것이다. 그건 경외스런 이름. 강호무림에선 그것은 살인자의 이름이 아니다.

그는 악을 잔인하게 벌하는 심판자이며 파도처럼 목적을 위해 나아간다. 그는 한계를 극복하고 고통을 곰씹으며 노력해왔다. 그래서 그의 강함은 논리적 힘을 가진다. 의지가 강철같으며 이로인해 무력은 점차 끝을 알 수 없게 변해간다. 인텔리한 살인마답게 그의 지략또한 일반인의 범주를 넘어서 그 위의 하늘에서 노닌다.

그는 어느 것 하나 모자람이 없고 두말할 것 없이 강하다.

독자는 강하고 똑똑하고 잔혹한 주인공이 행하는 기상천외한 방법의 복수극을 즐기면 되는 것이다.

그렇게 광마는 매력적인 인물이 되었지만  처음 느꼈던 미친 마귀의 포스, 그 아찔한 존재감과 소름끼치는 광기의 아름다움은 어느새 식은 맥주처럼 거품이 빠져있었다.

이정도의 세련된 사건 서술능력을 가진 작가라면 예측할 수 없는 심리로 불특정 인물을 대상으로 살인을 벌이는 미친 살인마의 살벌한 아름다움을 표현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러지 않았다.

살인의 대상이 너무도 확연한 악의 징벌자는 이해하기 쉽기에 기이하고 모호함이 없다.

대상의 불특정성을 부르는 광기는? 통제할 수 없는 살인 충동은?

애초부터 그렇게 설정되지 않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것이 아무런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미련이 남는다. 똑똑하고 강하고 적에게 잔인한 전형적인 주인공이 되어버린 것이 이상하게 슬프다.

하지만 이제껏 이런 살인마의 성정을 타고난 주인공은 없었기에 그 가치만큼 광마는 엄청난 기대를 불렀고 또 그만한 퀄리티로 나에게 답했다. 정말 미쳐있진 않더라도 쉽게 볼 수 없는 잔인하고 냉혹한 주인공의 모습은 독특하기 이를 데 없었다.

주인공이 강해지는 만큼 긴장감은 시들지언정 사건의 완성도와 재미는 극찬할만 했기에 이 소설은 대단히 인상깊게 다가왔다.

수비범위를 어떻게 빠져나갔는지 뒤늦게 광마를 읽게 되었지만 하루 잡아 쭉 완독하는 즐거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광마가 벌였던 살인을 추억하며 그의 흥미진진한 복수극을 앞으로도 기꺼운 마음으로 지켜보고자 한다.


Comment ' 16

  • 작성자
    Lv.1 黃金
    작성일
    07.07.17 23:56
    No. 1

    첫번째 논단글 잘 읽었습니다.
    왠지 딱딱한 글분위기.. 긴장하신듯^^
    앞으로도 수고해주세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코드명000
    작성일
    07.07.18 00:24
    No. 2

    좋은 글이지만 저도 조금 딱딱함이 느껴지는군요
    처음이시라 긴장하신 것 같은데 다음에는 조금 부드러지길 기대합니다.
    힘내세요!

    그리고 미친 마귀도 사랑을 할수있긴 하지만 여인에게 이용당하지만 않았으면 합니다. 작가님이 생각하신 마귀만의 사랑이 있으시갰지만 제가 생각하는 마귀의 사랑은 사랑마저도 자신의 목적에 이용하고 아무리 힘들어도 수단방법 가리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진정한 가족을 잃고 이미 고통과 슬픔의 감정이란 거의 사라진 복수에 미친 복수를 할 때만이 행복한 감정을 떠올리는 마귀가 사랑 때문에 다시 가족을 읽은 것과 같은 고통을 당한다면 좀 실망일것 같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8 [록]
    작성일
    07.07.18 00:40
    No. 3

    잘 읽었습니다. 오히려 딱딱한 문체가 대상이 된 광마의 분위기를 잘 전달해주는 것 같군요.

    박성진님 작품을 처음 읽는 저로써는 감탄이 나오더군요. 그래서 지금 작가님의 열심히 다른 작품을 보고 있는 중입니다. 광마를 보면서 조금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인공이 강하지 않지만 강함으로써 가질 수 있던 긴장감과 치밀함이 점점 줄어드는 것입니다.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것 같지만 바래도 될 만한 작가님의 필력을 느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펜잡은노새
    작성일
    07.07.18 00:58
    No. 4

    멋진 비평입니다. 동전 양면으로서의 선악이라는 개념이 와닿았습니다. ^^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30 만련자
    작성일
    07.07.18 16:08
    No. 5

    인위님이 왜 논단위원이 되셨는지 알 수 있는 좋은 글입니다.
    균형잡힌 논단, 그리고 논단 위에 충분히 오르고도 남을 작품 광마!!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금원
    작성일
    07.07.18 23:17
    No. 6

    광마는 전형적인 주인공이 아닙니다. 그가 적에게 잔인하지도 않지요. 그는 단지 자신이 당한만큼 상대에게 돌려줄 뿐이고, 그것이 인간의 잣대로 판단하기에 잔인하다고 여길 뿐이지요. 인정, 자비등 우리가 인간적인 것을 빼고 생각해보면, 광마의 행동은 지극히 타당합니다.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광마는 단지 자신의 상처를 온전히 돌려주는것 뿐이라고 말입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인위
    작성일
    07.07.19 03:14
    No. 7

    잔인하단 말은 자비, 인정과 같은 인간적인 것 없이 일반인의 상식 이상의 방법으로 타인에게 고통을 가할 때 씁니다. 잔인의 뜻은 '인정이 없고 아주 모질다'기에 그 행동의 연유가 타당할 지라도 그게 적에게 잔인하지 않다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하지만 잔인하다는 뜻 자체로 보면 개개인의 기준과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주인공이 행동이 혹자에겐 잔인하게 느껴지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합니다.
    금원님은 사실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십니다. 저도 주인공이 '그다지' 잔인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의 행동은 지극히 옳은 근거에서 시작해 자신을 건드는 이에게만 보복합니다. 길을 막는 돌맹이는 치우며 공격하는 이는 그만한 대가를 치루게 합니다.
    이렇게 금원님이 말씀하신 두가지, 건들지 않는 이에겐 잔인하지 않으며 해를 입히려는 자에겐 그만한 대가를 치루게 하는 패턴은 제가 전형적인 주인공이라는 말을 꺼내게 된 이유 중 일부입니다.

    금원님께선 광마가 전형적인 주인공이 아니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모두 조금씩 성격이 다릅니다. 광마는 그 중에서도 특별히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형적이라는 표현은 상당히 오버한 표현입니다. 또한 소설 구조상 갈등과 해소 구도는(당하고 복수한다는 구도 또한) 어느 소설에건 전형적 패턴이 될 수 밖에 없기에 전형적이지 않다는 근거가 되지 못합니다. 그러한 관점으로 볼 때 금원님의 말씀에 동의합니다.

    하지만 다른 방향의 관점에서는 그러한 표현이 가능합니다.
    전형적이라는 이야기는 정상인과 비정상인이란 두 범주에서 꺼낸 말입니다. 절대다수의 주인공들은 정상인들입니다. 도발하면 이에 대응하는 식으로 행동합니다. 불필요한 살상을 하지 않습니다. 전 광마가 미친 마귀라 불리는 만큼 정신적으로 타인과 다른 비정상적 행동이 표출되는 비정상인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금원님의 말씀처럼 당연시 여겨지는 범주 내에서 행동하고 있기에 다른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정상인의 범주에 들어간다는 생각에서 전형적이란 표현을 꺼내게 되었습니다.

    결국 어떠한 조건으로 집합을 구성하느냐에 따라 전형적인 범주에 들어가거나 전형적인 범주에 들어가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에, 단어의 발원 과정 즉 '조건{xlx:}'을 서술하지 않은 제 잘못이 있습니다. 뒤늦었지만 이렇게 적었습니다.

    어쨌든 현재의 주인공의 성향에 만족한다면 광마는 완벽합니다.
    그러나 전 광마에게서 암울, 살벌, 잔인, 공포, 광기등의 느낌을 자아내는 어딘가 삐뚤어진 모습을 바랐기에 아쉬움이 남게 되었습니다.

    사실 감상이라는 것이 그런 것이니까요. 모두가 각기 다른 것을 느끼기에 개개인의 답이 있는 것. 그리고 코드명000님처럼 각자의 바람을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
    광마의 이야기는 6권부터가 본격적인 시작입니다. 부모에 얽힌 과거지사와 사랑. 과연 그 모든 것이 지난 후 어떤 주인공으로 완성이 될 지 전 아직 두근거리며 지켜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단우운
    작성일
    07.07.19 05:28
    No. 8

    수고 많으시네요. 앞으로도 좋은 글 찾아서
    아직 글을 감상할 줄 모르는 이 중생에게 글의 재미를 알려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존 하루 되세요

    첫 글이라서 그러신지 무지 기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단우운
    작성일
    07.07.19 05:28
    No. 9

    대략 연재 한편이네요;;;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5 만화량
    작성일
    07.07.19 22:51
    No. 10

    광마 역시 공학도인 금시조님 답게 '양자역학' '평행세계' 이론을
    차용하여 무공설정을 하셨더군요.. 덕분에 흥미있게 보고 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62 신마기협
    작성일
    07.07.20 01:02
    No. 11

    역시나 인위님의 글 그런데 논단이라고 평상시 감상글 보다 힘을 많이 주셨군요. ^^ 편하게 쓰셔도 좋은데... 이렇게 공을 들이면 논단에 글을 올리는 주기가 길어질 것 같아서 우려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Nui
    작성일
    07.07.22 19:28
    No. 12

    광마의 분위기가 이글에서도 느껴지는듯 하네요. 좋은 글 잘 보고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호좁무사™
    작성일
    07.07.23 05:32
    No. 13

    장르문학의 특성상 인위님의 바램같이
    매니악적인 소재를 택하기가 힘들죠.
    만약 그렇게 나왔다면 5권[완] 이라는 딱지를 보았을지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쿠린이
    작성일
    07.07.23 20:06
    No. 14

    [...]
    평글을 이렇게 요리조리 잘쓰는분께 찬사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 미라쥬크로
    작성일
    07.07.27 20:49
    No. 15

    또 속았습니다. 제 닉을 보고 '아니 난 아무짓도 안했는데~' 하면서 들어오니 평론이었군요... ㅜ.ㅜ
    아무래도 광마라는 글을 한번은 읽어야지 안되겠습니다. 예전에도 한번 한담란에서 이렇게 깜짝 놀라 무슨 얘기인가 하고 본적이 있거든요...
    정말 요즘은 새가슴이 되서 자꾸만 놀란답니다.. ㅜ.ㅜ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패왕도천
    작성일
    07.12.12 20:33
    No. 16

    광마 다 마음에 드는데요 그리고 잼있게
    보고있습니다 근데 한가지 문제점 [무공]
    마음먹는대로 다되는 무공 무공이 정말 이상합니다
    그냥 평범한게 좋을듯 지금 못바꾸시겠지만 참조 하시라고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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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방수윤, 그가 쓰면 다르다. 허부대공. +24 Personacon 금강 07.06.14 10,386
65 태규, 풍사전기 1-3권을 보고 가능성을 보다. +8 Personacon 금강 07.04.22 6,252
64 촌부, 자승자박 1-4권을 보고... +4 Personacon 금강 07.04.22 7,913
63 별도, 질풍권에서 이야기를 보다. +19 Personacon 금강 07.04.05 6,371
62 진부동, 스키퍼에서 그의 부활을 보다. +4 Personacon 금강 07.03.20 4,526
61 비우, 고대산전기를 읽고.... +12 Personacon 금강 07.03.14 4,745
60 성진, 크래쉬를 보다. +9 Personacon 금강 06.12.27 6,534
59 설공, 추룡기에서 꿈을 보다. +4 Personacon 금강 06.12.23 5,251
58 송승근, 하울링에서 가능성을 보다. +10 Personacon 금강 06.12.23 4,795
57 파래, 레드서클에서 미래를 보다... +18 Personacon 금강 06.10.22 4,488
56 노경찬, 레드스톰의 가능성을 보다. +6 Personacon 금강 06.10.22 4,718
55 지켜볼 신인, 이호준의 [하이아데스]를 읽으며... +7 Personacon 금강 06.10.02 4,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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