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武林 베스트를 뽑고 나서...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정할 수 있는 부분도, 인정할 수 없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역대 베스트, 워스트, GO!武林의 베스트....
첫해고 또 기간도 짧아서 이것이 GO!무림의 여러분들의 생각을 온전히
대변한다. 라고 생각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일면은 엿볼 수 있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역대 베스트는 묘한 부분들이 있습니다.
특급이라고 할만한 인기를 계속 이어가고 있는 호위무사, 사마쌍협 같
은 3세대 무협이나 용대운,좌백 등의 2세대 무협들이 한데 섞여 있는 가
운데 1세대 무협은 하나도 들어가질 못했더군요.
이미 오래된 부분들이기도 하고 어쩌면 무협이 세월을 거치면서 그만큼
많은 발전을 해오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묘하다기 보다는 세대가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이기도 하겠지요.
현재 GO!武林의 독자는 많지만 가입한 회원들을 보면 10-20대 회원이
70%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많습니다.
그런데 묘하게 그 독자들은 말이 적어서 오히려 소수인 그 이전 독자
분들이 더 많은 활동이나 말을 하고 있음을 볼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GO!武林의 독자는 그 나이든 세대가 더 많아 보이지만 실제로는 전혀 그
렇지 않습니다.
그 점에 대해서 오늘 워스트와 함께 짚어보고자 합니다.
과연 워스트5는 정말 워스트5인가?
GO!武林에서 그 글들을 두고 워스트5라고 단정하고 인정해야 할 것인
가?
라는 부분에 대해서 누가 저에게 한마디로 단정해보라고 한다면 "아니
다."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WORST는 말 그대로 최악을 의미합니다.
누구나 다 알 듯이 BEST의 반대어입니다.
그런 워스트5에 과연 묵향, 비뢰도 등이 손꼽혀야 하는가?
아니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워스트로 꼽는 분들의 대부분이 처음에는 참신했지만 뒤가 늘어졌다.
작가가 돈에 눈이 멀었다... 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돈의 유혹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됩니까?
새로 나온 많은 글중, 신진작가 치고 과연 뒤가 좋은, 쳐지지 않는 작
가들, 글을 늘리지 않은 작가가 몇이나 될까요?
불행히도 제가 본 글 대부분은 채 2,3권이 지나지 않아서 무너졌고 대
부분이 글을 늘이고 있습니다.
늘이지 않는 글을 거의 보지 못했다가 정답이겠지요.
연재와 한 권씩 나가는 체재로 인해서 권수가 늘어남에 대해서 무감각
한 경우가 많아진 탓이 제일 크다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왜 유독 묵향과 비뢰도가 그런 비난을 받아야 할까요?
물론, 많이 팔렸으니까 그 책임을 지라고 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그것은 바람일 뿐이지, 강요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쉬운 글을 썼다는 것으로 매도 받고 거의 인간이 아닌 것처럼 욕을 먹
을 이유는 어디에도 없다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요즘 10대는 제가 클 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좀 더 냉정히 말하면, 보고들은 바는 많지만 그것을 소화하는 능력은 어찌
보면 편협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건 또 한 번 냉정해지면 10대의 잘못이 전혀 아닙니다.
세월의 잘못일거고 이해찬과 같은 정책자의 잘못과 세태에 물든 기성세대가
그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인도해주지 못해서이기도 하고, 무엇을 읽고 그 내면
을 반추하는 시간을 가지기보다는 보이는 그대로를, 그대로 받아들여 호불호
(好不好)를 판단하는 비쥬얼에 익숙해있는 세대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세상의 변화가 빨라지고 있어서 생각하기보다 보이는 대로 판단하고
넘어가는 경향이 강해졌다가 어쩌면 더 맞는 소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성(理性)으로 이것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왜 이 이야기를 들고 나오는가 하면
현 무협의 절대적인 맹주가 10대라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 입니다.
과연 독자들 중, 10대가 월등히 더 많아서 그럴까요?
아마도 그런 게 아닐 겁니다.
이제 그걸 짚어보기로 하지요.
신무협이라던 2세대 무협은 판타지로 인해 제3세대 무협이 일어나기 전까지
고사(枯死)직전에 처해 있었습니다.
비난을 백번 받아도 할 말이 없는, 망할 무협선배에다 방향을 잘못 잡은 문
제들까지... 많은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 그 무엇보다 더 컸던 것은 안 팔리는 책이었습니다.
당시 PC통신 시절, 지존과 같았던 하이텔 무림동에서 많은 독자들이 입에
거품을 물고서 좋다! 라고 이야기했던 책들은 그저 그렇게 팔리거나, 안 팔리
는 책에 불과했었습니다.
빌려만 보지 사지는 않았던 겁니다.
결국 네가 최고라는, 공염불 속에서 무협은 망해갔습니다.
오히려 최고라는 글보다 소위 공장무협이라는 것이 더 팔리는 기현상까지
있었습니다.
왜 였을까요?
그건 지금 논하는 것과는 다른 부분이니 다시 기회가 된다면 논하기로 하고
본론으로 돌아가겠습니다.
그렇게 무너져가던 2세대 무협.
그걸 살려 3세대 무협을 열어 놓은 건 여러분들이 워스트로 꼽은 묵향과
비뢰도를 산 10대입니다.
그들은 마음에 드는 건 용돈을 모두 투자해도 삽니다.
묵향과 비뢰도.... 그 책들은 10대가 열광하면서 떠올랐습니다. 그렇게 신
무협이라고 요즘 칭하는 제3세대 무협이 일어났습니다.
그게 묵향과 비뢰도가 이루어낸 공로입니다.
근래에 새로 나오는 책들은 권당 만 부가 나가기 힘듭니다.
하지만 그 책들은 그 몇 배가 나갔습니다.
그게 현실입니다.
중요한 건 이게 더! 더 좋은 무협이야....
라고 아무리 말해도 그 말만으로는 전혀 힘이 안 된다는 겁니다.
장르문학은 책이 안 팔리면 버티기 어렵습니다.
그래도 소명의식을 가지고 글을 써봐라. 넌 작가가 아니냐?
작가는 먹지 않고 삽니까?
작가는 화장실도 가지 않는 선인(仙人)이 아닙니다.
집에서는 가족들을 부양하는 평범한 가장이지요.
10대가 사는 만큼, 2,30대가 보는 책이 나간다면 당연히... 아니 더 나간다
면 저절로 2,30대나 혹은 그 이상의 독자세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주류(主流)
가 형성될 겁니다.
지금 계산해도 절대다수로는 기존의 독자가 더 많습니다.
애정도 더 깊겠지요, 그 지내온 세월만큼.
그래도 책은 안 팔립니다.
실제로 저는 여러각도로 시장에서 조사를 합니다.
말 그대로 잘쓴 책은 절대로 안나갑니다.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은 그래도 어느 정도 나갑니다.
최소한은 하는 거지요.
거기에 쉽고 잘쓰면, 히트가 됩니다.
묵향, 비뢰도도 바로 그 범주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잘 쓴 책인 거지요.
묵향, 비뢰도가 워스트냐?
제대로 뽑힌 것인가?
다시 질문 한다면 다시 답합니다.
아닙니다. 라고.
워스트, WORST의 뜻이 무엇인가요?
최악, 가장 나쁜 것을 의미하는 단어가 바로 그거지요.
그들은 거기에 꼽힐 부류가 아닙니다.
워스트5에 손꼽힌 글중 최소한 제가 읽어본 묵향,비뢰도,태극검제등은
워스트에 꼽힐 까닭이 없었고, 워스트10까지 범위를 넓혀봐도 궁귀검신의
경우는 왜 워스트에 들어갔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었습니다.
뭐 제가 쓴 대풍운연의도 워스트에 1표가 있긴 했습니다.
정말 1권도 읽기 어려운, 쓰레기 같은 책들 참, 많이 나왔습니다.
왜 그런 글들은 워스트에 제대로 올라가지 않은 걸까요?
1권도 읽기 어려운, 말이 안되는 글이 워스트에 올라가는 게 정상이 아
닙니까?
위에서 하이텔 무림동 이야기를 했습니다.
"무림동에 뜬 글은 시장에서 죽을 쑨다."
거의 8,90%는 정말 맞아서 무림동에서 재미있다, 자알~ 썼다! 라고 칭
찬받는 책은 나가면 족족 서리를 맞는 것을 제가 직접 목도하고 판매부수
까지 확인했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매니아들이 자신의 취향을 확대해석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작가들에
게 요구했고, 시장은 그것을 거부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것을 경계하여 감상/비평란을 일부러 제가 맡고 있습니다.
또 매달 최다신간 감상게시물에 대해서 시상을 하고 있기도 합니다. 지
난날, 어찌보면 말 잔치만 무성한 그 악몽(?)을 재현하는 것을 경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 워스트를 보면서 어쩌면 GO!무림에서 그런 재판이 일어나는
것은 아닌가라는 걱정을 하게 됩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아끼는 여러 후배들의 책을 두고
"누구누구는 최고야!" 라고 시도때도 없이 감상/비평란을 통해서 칭찬
을 합니다.
칭찬 받을만 하니까 받고, 듣는 사람도 기분이 좋겠지요.
하지만 저는 기분이 나쁩니다.
아주 많이 나쁩니다.
질투가 나는가?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 분들이 쓰는 감상들은 늘 "옛날 무슨 책이 제일 좋았어!" 라는 과거
회고담입니다.
요새 새로 읽어봤더니 좋았다라는 것이 아니라,
그때 책은 최고야.
지금 것은 비교가 안돼.
수준이 떨어져!
라는 의미가 담겨 있는 걸로 저는 해석을 하고 있습니다.
그 옛날의 금잔디라는 해당 작가는 계속해서 고뇌하고 발전합니다.
바보가 아니니 더 나아지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럼에도 그 작가의 신작들은 외면받고 그저 옛날의 금잔디만 이야기하
는 것이 과연 무협에 어떤 도움이 되겠습니까?
있지도, 구하기도 어려운 그 옛날의 절세비급을 지금 들춰서 무슨 의미
가 있을런지요?
그저 헌책방을 뒤져서 절세의 비급을 발견함이 무협에 어떤 힘이 되리
라고 믿으시는지요?
정말 무협을 사랑하신다면 가끔 회고담을 올려주시되, 회고담이 한 번
올라오면, 신간에 대한 글도 <<한 번이상>>은 써 달라는 겁니다.
한 번이 아니라 한 번 이상입니다.
회고보다 신간에 대한 글이 더 많아야 합니다.
지금의 현역은 바로 그들이기 때문이고 그들이 살아야 작가가 살고, 무
협도 살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치장해도 옛날의 금잔디는 현실의 금잔디가 아닙니다.
저는 GO!무림이 옛날 하이텔 무림동의 전철을 밟는 우를 범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연재란에 가서 댓글도 달아주십시오.
댓글 한 번이 작가에게 얼마나 기쁨을 주는지 아십니까?
1타가 아니라 오늘 글은 어땠다. 라고 느낌을 적어주면 아, 이래서 연
재를 계속해야 겠구나! 라고 보람을 느끼게 될 겁니다.
무협을 사랑한다면서....
그 작은 로그인(실제로 대부분의 경우는 로그인을 안해도 댓글이 가능
합니다만...)하는 과정이 귀찮아서 못하겠다.
그러면서 연중, 혹은 기타 불만을 토로하는 글을 쓸 때는 잘도 로그인
을 하시는 걸 보고 씁쓸했습니다.
그런 비난 글중 상당수가 그 분이 남긴 첫 번째 글, 혹은 그날 가입해
서 남긴 글이라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과연 그 분이 무협을 사랑하는 걸까요?
좋아하는 것과 사랑은 다른 거겠지요.
저는 비추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누구에게나 하라고 권장합니다.
옥석혼효(玉石混淆)가 되어 옥석구분(玉石俱焚)이 될 것을 피하기 위해
서 옥과 돌은 구분되어야 하니까요.
하지만 이번 워스트와 논검란에서의 논의를 보면서 상당수의 독자들이
너무 형이상학적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무협은, 창작은 현실입니다.
오죽하면 후배들에게 웃으면서 이야기 했겠습니까?
차라리 나 WORST TOP 1에 올라가고 싶다.
많은 작가들의 공통된 쓴 웃음일 겁니다.
하지만 정말 그렇게 되고픈 마음이 얼마쯤 없다면 거짓말 일겁니다.
장르문학은 잘 팔려야만 합니다.
100년 후에 위대한 작가로 인정받을 수 없는 장르가 바로 이 무협입니
다. 10년 뒤에 그 글이 위대해질 수도 없습니다. 그렇다면 바로 지금, 지
금 쓰고 있는 글이 잘 팔릴 수 있는 토대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제 무협은 그 기로에 서 있습니다.
위정자들의 정책 실패로 인한 경제의 침체.
어렵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무협 또한 많이 어렵고 전에 비해서 책
이 절반도 나가지 않습니다.
그저 책이 나가면 읽던 그 시절이 아닙니다.
인터넷이 이렇게 열려서 여러분과 제가 이렇게 대화하는 그런 시대입니
다.
소위 빠순이라는 친구들이 누구의 음반을 몇개씩 사서 다른 사람에게
선물하는 것을 보고 매우 부러웠습니다.
아니 잠을 자지 못할만큼 정말 부러웠습니다.
아니, 빠순이가 아니라 팬이 정말 맞는 표현이겠지요.
20년간 이 일을 한, 그것도 한번도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도록 늘 무협
이란 장르의 정점에 서 있었던 저보다, 몇 개월에 몇권을 쓴 어떤 소녀의
수입이 많았다는 것은 저만 아니라 다른 후배들도 슬프게 합니다.
하지만 거기에 대해서 유감은 없습니다.
그저 책이 나오면 빌려서라도 많이 읽어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사주신다면 더 좋겠습니다.
-빌려도, 사보지않고 인터넷 연재 이미 봐서 볼거 없다.
-이건 전에거보다 맘에 안든다. 아예 논외다.
-오늘도 가서 옛날의 금잔디 타령이나 해보자.
그게 아니라, 이 인터넷 시대를 맞이하여 좀 더 활발히 움직여서 이야
기도 해주시고 홍보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무협을 알리고, 내가 그 장르를 좋아한다면 그 장르가 살아남을 수 있
도록 해주시길 바란다면 제가 너무 큰 걸 바라는 것일까요?
그런 와중에도 좁아 터진 시장에서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그저 저 잘났
다고 아웅다웅하고 편을 가르는 후배들이 있음을 볼 때는 가슴이 답답해
잠을 이룰 수 없습니다.
저는 아무런 힘이 없습니다.
그저 이렇게 여러분 앞에 말을 할 뿐입니다.
어쩌면 논단에 어울리지 않는 글이 되어버린 듯 해서 잠시 고민했지만
이것이 지금 제가 생각하는 진실이기에 그대로 올리고자 합니다.
저는 소원(所願)합니다.
다음 번 설문에서는 가장 많이 팔리는 무협이 베스트가 되기를.
워스트가 베스트보다 10배나 더 팔리는 말도 안되는 집계가 현실이 되
지 말기를.
감상란에 신간에 대한 감상이 홍수를 이루고, 가끔 옛날의 추억도 잠기
고, 현 주역인 10대의 목소리가 커지고 판매와 평가가 하나로 가면서 고수
인 독자들이 그 정오를 바로잡으며 의논하는 날이 오기를...
그저 열심히 글만 쓰면 그 글대로 평가받고 책이 팔리는 그날을...
이상이 현실을 압도하지 않기를...
그리하여 10년 뒤,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즐거운 이야기를 하며 후배들과
마음놓고 지난 일을 회고 할 수 있는 그 날을 말입니다.
추운 겨울 밤, 연화정사에서 금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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