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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0 흙과불
작성
17.07.06 10:09
조회
124

 

도시의 구석진 한적한 bar.

단골들만 찾아올 듯한 오래돼 보이는 인테리어. 손님들이 걸을 때마다 바닥에서 들리는 나무의 비명소리가 제법 운치 있다.

바의 한 구석에서는 주인으로 보이는 백발의 바텐더가 습관처럼 컵을 닦는 중이고 간단한 저녁에 맥주를 곁들인 중년의 남자손님은 습관적으로 뉴스에 눈이 가있다.

술집의 구석에는 지미와 그의 동료 조지와 밥이 있다.

셋은 고등학교 다닐 때부터 친구 사이였고 외모가 특출 나지도 않고 별다른 큰 매력도 없는 평범한 연구원인 셋은 어릴 때부터 공부만 열심히 해 이곳 사탄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그 중에서 그나마 성적도 가장 좋고 학창 시절엔 둘에 비해 나름(?) 잘 나갔던 지미가 이 들의 대장으로 보인다.

 

쉽게 찾아올 것 같지 않은 술집이지만 마치 비밀회의라도 하는 듯 세 남자는 술집의 가장 구석진 곳에서 심각한 얼굴로 대화를 하고 있다.

 

 

[그래서 대표님은 찰스를 그냥 두시겠다는 거야?]

 

[-... 지미도 별수 있겠어? 대표가 저러는데 안 그래 지미?]

 

반쯤 남은 맥주를 시원하게 넘긴 후 조지가 밥과 지미를 바라보며 묻는다.

 

[이건 뭐...서로 베스트프렌드가 따로 없으니....뭔들 끼어들 틈이 있나.]

 

멍하니 맥주잔을 바라보며 입을 여는 지미.

 

[그런데 언제부터 그 둘이 그렇게 사이가 좋아 진거야?]

 

밥의 질문에 조지도 궁금하다는 듯 지미를 바라본다.

 

[자네들... 몰랐어? 6년 전 패트릭이 하부 계열사 까지 통 틀어서 공문 내리신거?]

 

[6년전 이라면...디스플레이 기술에서 홀로그램으로 딱 넘어갈 때인데..근데 그게 왜?]

 

[이 친구 이거. 남의 일에는 아예 관심이 없구만?]

 

지미의 핀잔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둘은 그저 서로를 바라볼 뿐이다.

 

[... 6년전 에 말이지...]

 

말끝을 흐림과 동시에 지미는 과거로 시간 여행을 하듯 옛 생각을 들추어 본다.

 

cut.

 

사탄그룹의 대 회의실.

그룹의 임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오직 한 곳을 바라보고 마른침을 넘기고 있다.

 

-인류에게 꿈을 팔자.

 

패트릭의 등 뒤로 회사의 사훈으로 보이는 글귀가 벽면에 걸려있다.

 

-다라락-다라락-

 

직사각형 테이블 가장 끝자락에 패트릭이 비스듬한 자세로 왼손은 턱을 괴고 오른손 손가락으로 애꿎은 테이블을 두드리며 임원들의 얼굴을 둘러보고 있다.

 

[... 문제는 타이밍 인데... ]

 

이미 몇 번의 마라톤 회의를 거쳤지만 좀처럼 뾰족한 수가 생기지 않아 고심하는 사탄의 임직원들. 고요한 침묵 속에 요한이 조심스레 입을 연다.

 

[...저희 연구원 중에 유능한 친구가 하나 있는데 그 친구의 생각을 제가 한번 말씀 드려도 될까요..?]

 

요한의 발언에 모두들 시선이 집중되고 모든 임원진 들은 어서 이 지긋지긋한 회의를 끝내달라는 듯 반가운 표정으로 요한에게 동조한다.

 

[요한? 그래 어서 말해봐.]

 

갑작스런 시선집중에 부담감을 느낀 요한이 물을 한 모금 넘기며 말을 잇는다.

 

[저희 팀 연구원 중에 이번에 새로 들어온 찰스의 이야기입니다. 그 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요한의 말을 들은 패트릭은 갑자기 자세를 바로 잡는다.

그리고.

 

[아니. 요한 그 친구를 직접보고 듣는 게 더 좋을 것 같은데? 필터링 없이 직접 그 친구의 말을 듣고 싶군. 이봐! 사탄?]

 

무언가 호기심이 생긴 듯 요한의 말을 잘라 찰스를 호출하는 패트릭.

 

{이미 멀지 않은 곳에 있습니다. 바로 호출 하겠습니다. 마스터.}

 

[그래? 벌써 와있단 말이지? 하하핫. 어서 들어오라고 해!]

 

{예스. 마스터.}

 

스응-

 

패트릭의 말에 사탄의 홀로그램 형상은 마치 순간이동을 하듯 사라져 회의실 외부에서 경직된 모습으로 앉아있는 찰스의 앞에 나타난다.

 

{오래 기다리셨습니다. 들어가시지요.}

 

마치 모든 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말하는 사탄. 그런 사탄을 의아한 듯 쳐다보며 어색한 답을 한다.

 

[..... 아니...?]

 

회의실 문이 열리고 기다렸다는 듯이 찰스가 애써 긴장감을 감춘 얼굴로 당당하게 들어온다.

 

[반갑습니다. 최근에 입사한 AE21라인에서 근무 중인 인턴연구원 찰스라고 합니다.]

 

찰스의 등장에 패트릭의 호기심은 더욱 커졌고, 그런 패트릭의 표정을 읽은 찰스는 이번기회를 잘 살려 회사 내의 입지를 다져 자신의 야망을 키울 생각에 비장한 표정을 짓는다.

 

[그래요. 찰스 이미 문 앞에 대기하고 있었다는 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자네에게 기대가 크군요. 어디한번 들어 봅시다.]

 

[~--]

 

크게 한번 심호흡을 한 찰스는 정확히 패트릭의 반대편 끝자락에 서 브리핑할 준비를 하고 모두의 시선이 그에게 집중한다.

 

 

[네 대표님. 지금 우리그룹과 경쟁 그룹의 첫 번째 과제는 어떻게 하면 소비자에게 홀로그램 기술력을 삶에 자연스럽게 녹여내느냐 가 첫 번째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우리그룹과는 별개로 경쟁회사 에서도 홀로그램 기술력은 그 한도수치를 넘어 우리그룹 기술력과 크나큰 차이가 없다는 게 현실입니다. 정해진 시장 상황에 맞게 서로 눈치를 보며 디스플레이 시장을 감소시키며 차근차근 넓혀 가는 게 일반적인 패턴이지요.]

 

[뭐 거기까진 누구나 읽을 수 있는 상황이고... ]

 

여태껏 아무런 말없이 눈치만 보던 임원중 한사람이 갑작스런 찰스의 등장에 위기감을 느끼는지 한마디 건넨다.

 

[계속 해봐요.]

 

그런 임원에게 눈빛으로 조용하라는 눈치를 준 뒤 찰스에게 집중하는 패트릭.

 

[제 생각은 굳이 디스플레이 시장을 축소시키지 말고 새롭게 더 늘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웅성웅성--

-저런...

 

찰스의 발언에 어이가 없다는 듯 여러 임원들이 시끄러워진다.

주위의 웅성거림에 아랑곳 하지 않고 패트릭은 찰스에게만 집중 할 뿐.

 

[어째서 더 늘려야 하죠?]

 

패트릭의 자신에 대한 집중에 찰스는 말을 잇는다.

 

[홀로그램은 홀로그램대로 디스플레이 기술은 디스플레이 기술대로 새롭게 시장을 개척해 나가면 됩니다. 여기...다소 부족하지만 제가 짧은 영상을 준비 했습니다.]

 

찰스는 휴대용 프로젝터를 켜 영상을 재생했다. 그 영상에는 일반 가정집의 내부와 복잡한 시내 도로의 화면이 재생되고 있었다.

빛이 들어와 커튼을 치는 주부의 모습과 거울 앞에서 면도를 하는 모습. 운전을 하다 방향지시등을 켜도 비켜주지 않자 창문 밖으로 손을 내밀어 흔들며 양보를 구하는 운전자의 모습.

 

[지금 보시는 게 새로운 시장입니다.]

 

웅성웅성--

 

모두들 이게 뭐 하는 짓이냐며 따지고 싶었지만 패트릭의 눈치를 보며 아무런 대꾸도 못하고 있을 때 패트릭의 표정이 점점 밝아진다.

그리고 마침내 크게 웃는다.

 

[크하하하하하!!! 이 친구 이거!! 연구소에만 있기에는 완전 아까운 친구 아니야?]

 

도무지 영문을 모르겠다며 패트릭을 바라보는 임원들.

찰스의 생각을 읽은 패트릭의 호쾌한 웃음에 긴장이 풀린 찰스는 굳은 표정을 풀고 요한을 바라보았고 요한은 가벼운 웃음으로 답해 주었다.

 

[이봐.! 저 친구 완전 물건 아닌가? 하하하하!]

 

[하하.... 그렇군요..]

 

패트릭의 물음에 현재 부사장인 존은 흘러내린 안경을 고쳐 쓰면서 억지로 웃으며 답을 아끼고 있다.

 

[... 미안하네. 찰스 내가 무언가 뻥 뚫린 기분이라 너무 웃었어. 후훗. 여기 아직 이해 못하시는 임원들에게 나머지 설명도 부탁해도 되겠나?]

 

갑자기 말을 편하게 하는 패트릭에 더 용기를 얻은 찰스는 처음보다 편안한 표정으로 설명을 이어간다.

 

[디스플레이 기술을 꼭 휴대폰이나 컴퓨터 TV등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집에 있을 때 내방 창문에, 세탁도 번거로운 커튼대신에 자외선 차단도 해주며 그때그때 기분에 따라 바꿀 수 있는 커튼, 아침에 면도를 하며 거울 앞에서 뉴스를 보고, 내가 운전을 하다 실수를 했을 때 후방의 차량에게 비상등 대신 미안하다는 짧은 사과 한마디를 뒷 유리를 통해 건넬 수도 있으며 기존의 유리를 사용하는 그 어떤 곳이든 접목할 수 있는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생각됩니다. 물론 모든 건 지금의 홀로그램 기술처럼 음성인식 시스템으로 조정할 수 있게 하는 거죠.]

 

[... 아주 좋은 생각인 것 같군요...그런데 지금의 디스플레이와 일반 유리는 많이 다릅니다. 조금 힘들지 않을까요..?]

 

부사장인 존이 부정적인 어투로 찰스에게 묻는다.

 

[물론 추가적으로 보완해야할 문제는 있습니다만, 제가 만약 사탄의 직원이 아니었다면 이런 발언을 하지도 않았을 겁니다. 사탄이 시작하면 충분히 이뤄 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크하하핫! 그거야 우리 회사 정도는 돼야 감당할 수 있지!]

 

찰스의 패기 있는 대답에 패트릭이 또다시 호탕하게 웃으며 찰스를 거든다.

 

[뭐 더 들을 거 있나? 이봐 사탄!]

 

{예스. 마스터.}

 

[지금당장 우리 그룹 산하에 있는 자동차 그룹과 건설사에 당장 오늘 회의내용 전송해!

그리고 특허청에도 연락하고 디스플레이 공장 인력들 원래대로 돌리고.]

 

{예스. 마스터. 준비가 완료되면 마케팅 팀에도 연락하겠습니다.}

 

[그렇지! 우리가 하면 그게 시장이고 기술력인거야! 항상 앞서 가야지! 요한 잘~했어! 찰스 자네는 내가 주시하겠어! 물론 좋은 쪽으로 말이야! 크하하핫.]

[이봐 찰스! 그러지 말고 오늘 저녁 어때? 자네와 함께라면 아주 즐거운 저녁이 될 거 같은데 말이야!]

 

[영광입니다 대표님! 데이트는 미리 미뤄 뒀습니다.]

 

[크크크. 이 친구 말하는 것 좀 보게.! 이번프로젝트는 자네에게 맡겨도 되겠지?]

 

[....네 대표님. 대표님과 찰스 인턴만 괜찮다면 제가 맡도록 하겠습니다.]

 

갑작스런 패트릭의 말에 부담을 느끼지만, 제네럴 사에서 퇴직한 존은 패트릭의 권유로 사탄 그룹에 온 후 별다른 업무를 진행하지 않았던 그였기에 그저 손 놓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라 존은 억지웃음을 지으며 동의한다.

 

[부사장님이 맡아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이 퍼펙트한 성공이라고 생각 합니다.]

 

회의장은 연신 즐거워 미소를 짓는 세 사람과는 달리 무거운 분위기가 흐른다.

 

cut.

 

 

 

[그렇게 된 거야 ...]

 

이야기를 마친 지미는 짜증스런 얼굴로 맥주를 들이킨다.

 

[뭐야 그럼? 부사장이 한 게 아니었네??허허..]

 

[이런 맙소사...그 정도의 임팩트라면...회장 눈에 안 들을 수가 있나..존 부사장이 지미의 사촌이라도 이건 뭐..]

 

이야기를 다 듣고 난 후 밥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며 테이블을 바라본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답답한 듯 조지는 지미를 재촉한다.

 

[젠장..! 더 완벽하게 준비를 했어야 하는 건데... 우리가 너무 성급했어! 일단은 회장이 우리를 주시 할 테니.. 당분간은 조용히 지내자고.]

 

[빌어먹을! 찰스자식!!]

 

동료의 승승장구에 배가 아픈 찌질한 세 남자는 맥주로 마음을 달래며 한발 물러서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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