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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액션] 포맷 11화. 말하는 개.

작성자
Lv.21 흙과불
작성
17.07.05 18:26
조회
148

이른 퇴근길 아직은 그나마 한적한 도로이다.

찰스와 줄리아는 얼마 만에 집으로 가는지 모를 만큼 이번 프로젝트에 열성을 다했다.

다행이도 오늘의 회의결과는 100%는 아니지만 만족할 만한 결과였고 둘은 기분 좋게 오늘밤을 즐길 생각에 마음이 들떠있다.

 

-착 둠-착 빰빰빰-

귀엽게 봐 줘- 나 아무리 쎈 척 해봐도 너에겐 안 통할 것 같아-

눈만 마주쳐-도 얼굴이 막 빨개지는 걸-

 

연인들의 서투른 연애 초반을 다루는 듯이 알콩달콩한 노래가 흘러나온다.

줄리아는 찰스를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며 묻는다.

 

 

[찰스. 고마워.]

 

[? 뭐가?]

 

찰스는 부드러운 미소를 띠며, 자신의 연인인 줄리아 를 바라본다.

 

[그냥...이번에 아담과 이브 건도 그렇고 내 옆에 있어줘서도 고맙고..]

 

[바보가... 내가 할 말인데? 내가 더 고마워 그리고 사랑해~]

 

(세계제일의 대기업에서 사내연애를 하는 깨가 쏟아지는 커플이다. -,.-)

찰스의 줄리아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딘가 부드럽고 따듯하면서도 이중적인 느낌이다.

 

잠시 후.

집에 도착한 둘을 반기는 건 줄리아의 어머니와 그들의 반려견 맥스.

맥스는 군에서 군견생활을 하다 은퇴 후 그들과 생활을 한지 어느덧 20여년.

줄리아의 아버지는 U국의 육군 장교였고 자신과 함께 수많은 임무를 함께했던 맥스를 자신이 직접 입양했다.

줄리아의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맥스에게 많은 의지를 하던 줄리아와 그의 어머니 베티

여느 반려견과 다름없이 짧은 수명을 가진 맥스는 찰스의 도움으로 지금껏 건강하게 함께할 수 있었다.

 

--

줄리-줄루-

 

[굿 보이~녀석. 잘 있었어!?]

 

현관 앞에서 둘을 반기는 맥스가 약간은 어눌한 U국의 언어를 짖어댄다. 겉보기엔 여느 세퍼트와 같이 꼬리를 정신없이 흔들며 반기는 모습이지만 맥스의 입에서 들리는 소리는 인간의 언어가 분명하다.

그 뒤로 나이에 비해 20년은 더 젊어 보이는 베티는 흐뭇하게 둘을 맞는다.

언뜻 보면 줄리아의 언니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줄리아와 상당히 닮고 젊은 그녀.

줄리아와 다르게 화장을 진하게 해서 그런지 주근깨는 보이지 않는다.

찰스는 맥스의 수명연장은 물론 맥스에게 인간의 언어를 상당부분 알아듣기 쉽게 사탄의 기술력인 뇌파적용기술을 사용해 맥스의 두뇌를 업그레이드 해준 것이다. 초기의 목표는 사탄그룹에서 사용하는 더미와의 의사소통이 목적이었으나 더미가 인간과 동일한 지능을 갖게 될 경우 일어날 부작용을 우려해 그 지능의 수치를 낮추어 적용했는데 놀랍게도 반려견 에게도 적용할 수 있었다.

아직 상용화 되지 않은 기술이었고 연구욕심과 명예욕이 넘치던 찰스는 사탄의 기술력을 맥스에게 적용했고 자신의 장모가 될지도 모를 베티에게는 더미생산에 적용한 인간줄기세포 재생 기술을 적용했다.

큰 부작용 없이 베티는 건강한 신체와 젊은 외모를 유지할 수 있었고 자신들의 반려견인 맥스와 더 가깝게 해준 찰스를 더 믿고 의지하게 되었다.

 

[이봐 맥스 나랑 도 한번 안아볼까?]

 

줄리아의 말에 맥스는 번쩍 뛰어올라 줄리아의 품에 안긴다.

 

줄리-줄루- 널 위해 죽을 수도 있다-난 널 위해-

 

[오마이갓! 맥스 그런 말은 하는 거 아니야! 아무도 안 죽을 거야.]

 

-우월-우월--

 

줄리아의 정색에 맥스는 갑자기 여느 개처럼 개소리를 내며 개 인척을 한다.

 

[제가 오늘 특별한 와인을 가져 왔습니다. 후훗.]

 

찰스는 퇴근하며, 며칠 전 격려차원에 연구실을 방문한 패트릭이 선물해준 k국의 화이트 와인을 가져온 것이다.

 

[자자 인사는 그만하고 다 같이 저녁 먹어야지?

오늘 저녁은 오리훈제 에 치즈감자 그라탱이야!]

 

베티의 말에 모두들 주방으로 향했고 맥스는 자신의 자리인 식탁 밑에서 밥그릇과 베티를 연신 번갈아 쳐다본다. 맥스의 꼬리가 마치 시골에 있는 개들처럼 정신없이 흔들린다.

 

-헤이 베티- 나는-나는?

 

[우리 맥스는 조금만 더 스프 좀 먹자? 그럴 수 있지?]

 

아직 불완전한 신체의 맥스를 위해 수잔은 걸쭉한 스프를 맥스의 밥그릇에 부어준다.

찰스가 맥스를 위해 베티에게 건네준 레시피로 만든 영양스프였다.

갑자기 맥스의 꼬리 짓이 멈추었다.

 

-what the....are you kidding me?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맥스가 밥그릇을 바라보며 말한다.

맥스를 제외한 셋은 식탁에서 즐거운 저녁식사를 하고 있었고 우울한 맥스는 그들을 바라보며

한 번 더 중얼거린다.

 

- no shit.

 

cut.

늦은 저녁.

식사를 마친 줄리아는 침실에 누워있다.

자신의 배를 만지며 흐뭇한 미소를 짓는 줄리아.

샤워를 하고 나온 찰스는 그런 줄리아를 보며 부드러운 미소를 짓고 침대로 향했다.

 

[그렇게 좋아?]

 

찰스의 물음에 당연한 걸 묻냐는 듯 줄리아는 찰스를 보며 살짝 눈을 흘긴다.

줄리아의 새침한 눈길에 더욱더 사랑스럽다는 듯 줄리아의 이마에 가벼운 키스를 한 찰스는 이불속에 들어가 줄리아의 뒤에 누워 한손으로는 줄리아 에게 팔베개를, 한손으로는 줄리아의 배를 살며시 어루만져 준다.

 

[우리 아이 이름은 뭐로 할 거야? 생각한 거 있어?]

 

너무 편안하고 포근한 자세에 줄리아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감고 말한다.

 

[...글쎄..아직 생각한건 없는데...이거 또 어려운 프로젝트 인가요 보스?]

 

찰스의 장난에 키득거리는 줄리아.

 

[그보다 줄루, 이제 휴직내고 쉬어야 하지 않을까? 회사에도 말 하고 말이야.]

 

평소에도 일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줄리아였기에 찰스는 그런 줄리아가 걱정이다.

 

[아기호랑이.]

 

[? 아기호랑이?]

 

[. 찰스 엄마가 꿈에서 귀여운 아기호랑이 꿈을 꿨는데 내 옆에서 조그마한 몸짓으로 포효하고 구르고 그랬대. 그런 다음에 아기가 생긴 거고 후훗.]

 

[동양에서 말하는 태몽... 같은 건가?]

 

[. 아마도 그런 거 같아. 우리 아이는 호랑이처럼 건강하고 용맹하니깐 건강하게 세상에 나올 거야. 그렇지?]

 

배를 만지던 찰스의 손위에 자신의 손도 살포시 포개는 줄리아.

 

[... baby tiger.. 우리 셋이 한번 안아보자...]

 

찰스의 사랑스러운 말투에 줄리아는 몸을 돌려 찰스의 품에 안겼고 찰스는 그런 줄리아의 이마에 키스를 하며 등을 토닥여준다.

 

 

 

 

모두가 잠든 저녁.

이곳은 찰스의 서재이다. 아직 결혼은 하지 않았지만 이들은 함께 살았고 찰스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던 모녀는 자신의 아버지 이자 남편이 쓰던 서재를 개인공간으로 쓰도록 내주었고 찰스는 아무런 방해 없이 그곳에서 회사 내에서 연구하던 자료를 집에 가져와 이런저런 연구와 실험을 할 수 있었다.

무언가 잔뜩 적힌 노트를 펼친 찰스는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된 데이터와 비교하며 한창 연구에 열중이다.

 

[이 데이터를 토대로... ]

 

혼자 중얼 거리던 찰스는 책상위에 있는 액자를 바라본다.

액자 속 사진에는 누가 봐도 행복해 보이는 두 남녀가 있었고 찰스는 가볍게 웃으며 베티가 입만 대고 말았던 그 화이트 와인을 한 모금 넘겼다.

 

[~~ 이상하게 자꾸 땡긴단 말이야...]

 

신기한 듯 술잔을 한번 바라본 찰스는 다시 노트로 눈을 향했다.

 

-이번만 성공하면 나는 차기 부사장이다!

 

무언가 굳게 다짐한 듯. 찰스의 표정에서 복잡한 감정이 느껴진다.

 

cut.

 

패트릭의 사무실.

고급 가죽으로 된 소파에 앉은 패트릭은 두 다리를 테이블 위에 올리고 지그시 눈을 감고 양손을 배위에 가지런히 올린 후 최고로 편안한 자세를 찾았다는 듯 미소를 짓는다.

 

[...이제 음악을 들어볼..]

 

{마스터. 지미 씨가 뵙기를 청했습니다. 중요한 일이라고 합니다.}

 

[~또 뭐가~!]

 

패트릭은 자신의 평화를 깨트렸다는 듯 퉁명스럽게 사탄에게 답한다.

 

{아마도 찰스에 관한 일 인 것 같습니다.이미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것들이 음악 감상 좀 하려고 했더니 틈을 안 주는구만. 들어오라고 해.]

 

문을 열고 흰색 가운을 입은 남자가 들어온다. 대머리에 매부리코 눈가와 이마에 주름이 제법 있는 게 업무에 많이 찌들어 보이는 피곤한 모습이다.

 

[대표님. 약속도 없이 불쑥 찾아와 죄송합니다.]

 

[괜찮아. 우리 회사를 위해 항상 애써 주는 자네에게 이 정도 쯤이야. 뭐 좀 들겠나?]

 

자리에서 일어난 패트릭은 냉장고를 열어 화이트 와인 한 병과 잔을 두 개 꺼낸다.

 

[아아...괜찮습니다. 제가 술은 잘 못해서요 후훗.]

 

[..이 친구 이거...어떻게 알고... 사탄. 지미에게 소다수라도 한잔 가져다 줘.]

 

냉장고 안에는 엄청나게 많은 화이트 와인이 들어있었고 아쉬운 듯 입맛을 다시며 한잔만 따른다.

[그래 지미. 어머니는 잘 계시지? 이번에 장기이식술 성공했다며?]

 

[. 대표님 덕분에 안전하게 잘 마쳤습니다. 어머니께서도 감사하다고...]

 

[~아니야 자고로 남자가 집안이 편해야 바깥일도 잘하는 거지. 그래 무슨 일로?]

 

[...저 그게...]

 

지미는 자신이 고자질을 하는 어린애 같은 부끄러움과 회사를 위해 보고를 해야 한다는 갈등에 쉽사리 입을 못 열고 주저하고 있었다.

패트릭은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지미를 재촉하지 않았고 와인을 음미하며 지미가 입을 열길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나 흘렀을까. 짧은 시간이 흘렀지만 지미에게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으랴.

드디어 결심한 듯. 무겁게 닫혀있던 지미의 입이 열렸다.

 

[대표님. 수석 연구원인 찰스가...회사 내의 기밀문서를 유출한 것 같습니다.]

 

지미의 말에 별다른 미동 없이 무덤덤하게 술잔을 흔들며 바라볼 뿐, 패트릭은 대답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저와 조지. 그리고 밥. 셋이서 찰스의 그간 행보를 추적하고 뒤를 캤습니다만...]

 

[계속 해봐요.]

 

처음과 일관된 자세로 입으로만 대꾸하는 패트릭. 존대어를 사용하는 그의 대답에 더욱 무게감을 느끼는 조지는 힘주어 말한다.

 

[아무래도...줄리아의 가족에게도 어떤 영향을 끼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어떤 식으로? 누군가 다치기라도 했나?]

 

[...그건 아니지만..]

 

지미는 그동안 자신들이 찰스의 뒤를 캔 결과 그의 반려견 맥스와 줄리아의 어머니 베티 에 관한 이야기를 해 주었고 이번 각국의 원수들을 초청해 회의를 했을 때 아담이브 더미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그에 대한 연구자료 도 유출됐을 가능성도 있다며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니까 지미. 당신 말로는 찰스가 회사 기술을 유출해 자신의 아니.. 줄리아의 개와 어머니에게 실험을 했다? 아직까진 별 다른 부작용 같은 건 없고.. 이번 더미 관련된 유전자 기술도 유출 할 거다 이말 인가?]

 

[. 그렇습니다. 대표님. 지금까지의 패턴으로 볼 때 충분히 그럴 만 한..]

 

[이봐. 지미.]

 

[. 말씀 하십시오.]

 

[별 다른 문제가 없었다면 찰스가 실력 있는 연구원 이라고 봐도 무방하겠지?]

 

[그렇지만...회사의 기술을 개인이..]

 

의외의 답변을 받은 지미는 당황한 듯 말을 잇지 못했다.

 

[지미. 이번에 어머니가 완쾌 할 수 있었던 게 누구 덕분이라고 생각 하나?

지금 세계 어느 나라를 가도 더미의 장기 이식을 하는 곳 은 없어. 우리를 제외 하고는 시도조차 생각조차 할 수도 없는 불법 시술이라고 많은 이들이 비난하겠지.]

 

지미는 아무 말도하지 못하고 패트릭의 이야기를 듣는다.

 

[당신의 어머니를 살린 데에는 찰스의 노력이 아니, 실력이 거의 다였다고 봐도 돼.]

 

패트릭의 대답에 할 말이 없어진 지미.

 

[제가.. 생각이 짧았습니다.]

 

굳게 입을 다물었던 지미가 고개를 숙인 채 입을 열었다.

 

[, 물론 그렇다고 찰스를 두둔 하는 건 아니야. 개인적으로 애정 한다 해도 회사내규는 지켜야 하는 거니까. ....내가 개인적인 감정이 조금 실려서 지미에게 실수를 한 것 같네. 앞으로도 계속 회사를 위해 수고 해 주시고...이번일은 여기까지만 해도 되겠지? ]

 

[. 네 대표님 바쁘신데 불편 드려 죄송합니다.]

 

[아니야 지미. 찰스는 내가 주시 할 테니까 요한을 잘 도와주길 바랍니다. 그래도 되겠죠?]

 

방긋 웃으며 대화를 끝내려는 패트릭을 보며 서둘러 자리에서 일어나는 지미.

 

[. 물론입니다 대표님.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둘은 악수를 하고 지미는 방을 나선다.

 

[~하암~]

 

패트릭은 다시 자리에 앉아 두 다리를 쭉 펴고 기지개를 켠다.

반쯤 누운 자세로 사탄이 보여주는 영상으로 지미가 방을 나가 연구실로 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패트릭.

 

[쥐새끼들이.... 셋이나 있었네?]

[그보다... 저 빌어먹을 술들을 언제 다 먹지? 여유 있게 산다는 게 컨테이너 한 박스를 사버렸으니 원...이미 선물로 수십 병을 돌려도 좀처럼 떨어지지가 않네..]

 

패트릭은 조금 전의 일 보다도 술을 소비하는 게 더 걱정인 모양이다.

 

{마스터. 그 들을 너무 자극 하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만.}

 

[아니야. 사탄 너는 쥐새끼들 감시나 잘 해. 모든 건 찰스가 알아서 잘~할 테니까.]

 

{예스. 마스터.}

 

[크크크- 찰스. 더 해보라고. 마음껏 해봐! 난 자네를 믿어!]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혼잣말을 하는 패트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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