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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21 흙과불
작성
17.06.28 11:06
조회
56

중령이 대검을 들고 미소를 진다.

경계를 서는 안드로이드를 제외한 부대원들이 중령주위로 모였다.

복수심에 불타는 부대원들은 놈을 산채로 껍질까지 벗겨도 시원찮을 정도였지만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암묵적인 동의로 중령의 행위를 지지하고 있다.

 

[우리별에 온 걸 환영한다!]

 

-.

 

[크아악.]

 

두 손으로 대검을 높이 쳐들어 있는 힘껏 놈의 가슴팍을 찔렀다.

 

[크크크크크]

 

온 힘을 다해 놈을 찍어 내렸으나 놈의 단단한 피부 덕에 칼날은 채3cm정도 밖에 들어가지 않았다. 가소롭다는 듯이 놈이 웃어댄다.

 

[뭐야...? x! 피부가 돌덩이 같잖아?]

 

당황한 중령은 다시 대검을 들고 부대원 들을 쳐다본다.

 

[이거...일반 총알로는 이놈들 제압하기 힘들겠는데요..]

 

곁에서 지켜보던 분대원이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놈을 쳐다본다.

 

[그래...? 온몸이 방탄이라 이거지? 좋아. 내가 네놈 입에서 비명이 나게 해주지!]

 

중령은 다시 한 번 대검을 높이 들어 찍어버린다.

 

-쑤억!

 

[끄아아아! 끄악!!!]

 

놈의 눈에 제대로 꽂힌 대검.

미친 듯이 괴로워하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발광을 하는 난쟁이.

꽂힌 칼날 틈새로 붉은 피가 새어 나온다. 좌우로 흔드는 고갯짓에 놈의 주위가 붉게 변한다.

갓 나온 따듯한 피가 눈을 녹여 번진다.

이제야 만족스러운지 연신 싱글대는 중령.

 

[그래도 눈깔은 방탄이 아니네? 몰캉몰캉 한 게 쑤실 맛이 나구만. 큭큭큭큭 더 울부짖어봐! 네 친구들을 불러와야지?!]

 

-쑤컹

 

[끼야아!!!! 끼약!!]

 

박혔던 대검을 뽑아들자 분수처럼 쏟아져 오르는 붉은 피.

미친 듯이 온몸을 흔들어 대는 그놈.

 

[우웩!!]

 

보기에 너무 역겨웠는지 놈의 얼굴에 토악질을 하는 부대원.

놈의 얼굴이 피와 토사물에 섞여 더욱 징그러운 모습이다.

옆에서 낄낄대는 부대원들. 그들의 모습에서 더 이상 군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이틀 전 살육을 하던 놈들과 별다를 바가 없어 보인다.

뽑아든 대검에 묻은 피를 툭툭 터는 중령의 모습이 살인 따위 밥 먹는 일처럼 쉽다는 듯이 무심하게 보인다.

 

[부드러운 곳부터 하나하나 요리해 주마. 네 몸의 커팅식이 끝날 때까지 나머지 눈 하나는 남겨주지. 큭큭큭 보고 즐겨라 그리고 울부짖어라. 도와달라고. 큭큭큭큭]

 

이번엔 대검을 비스듬히 세워 놈의 겨드랑이 부분을 겨냥한다.

그때.

 

-삐삐삐삐 위잉-

 

{멈추십시오. 살인행위는 금지입니다.}

 

놈의 몸뚱이를 구속하던 안드로이드 한기가 중령의 손목을 잡고 행동을 저지한다.

 

-우웅-턱턱턱

 

잠시 후 경계를 서던 안드로이드들이 부대원들에게 다가온다.

 

{{{멈추십시오. 살인행위는 금지입니다.}}}

 

[,,뭐야? 이거? 이게 미쳤나?]

 

갑작스런 상황에 당황한 부대원들은 안드로이드들에게 총을 겨눠 상황을 살핀다.

 

[명령한다! 당장 이손을 놓고 경계태세를 서!]

 

{ 3원칙에 의거해 안드로이드는 위험에 처한 인간을 구해야 합니다.}

 

[뭐라는 거야...? 이것들이 바이러스라도 걸린 거야?]

 

{찰리 팀의 명령은 인간외의 생명체를 사살 하는 것. 안드로이드는 인간을 제압하는 것 외에 죽게 놔둘 수 없습니다.}

 

인간과 닮은 외형에 똑같이 흘리는 붉은 피.

인간보다 월등한 신체조건을 가졌지만 안드로이드는 놈들을 인간으로 인식해 버렸다.

부대원들은 혼란에 빠졌고 안드로이드들은 좀처럼 명령을 듣지 않는다.

 

[끼아아악!! 크악!! 갸아아아!]

 

다행이도 아직 4기의 안드로이드가 놈을 제압하고 있었지만 놈의 비명이 커질수록 놈의 동족들이 다가옴을 모를 리 없는 찰리 팀 이었고 빨리 안드로이드를 재정비해 놈들의 공격을 막아야 하는 상황.

 

[끼야~~~~~!!]

 

[이 깡통들이...놈들을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인식하는 모양입니다! 이 새끼 자꾸 비명 지르는데 빨리 재정비를 해야 합니다! 곧 놈들이..]

 

[홀리쉣..]

 

음산한 분위기.

어느새 수십 마리의 난쟁이들이 주위를 둘러싸고 있었다.

 

[크르르르...]

 

금방이라도 찢어 죽일듯한 이글거리는 눈빛.

 

[캭캭캭캭....그라티에스..]

 

동족들이 온 걸 알아챈 놈이 낄낄대며 중얼거린다.

가까이서 놈의 말을 들은 중령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라티에스 주로 서양인대부분이 주류를 이루는 루트교에서 기도를 할 때 쓰는 단어였다.

그런데 외계에서 온 난쟁이 놈이 내뱉은 단어가 그라티에스라니...

 

[x...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이 새끼들 정체가 뭐야..]

 

[캭캭캭캭. 그라티에스!.그라티에스! 캭캭캭캭]

 

놈은 중령을 놀리듯 같은 말을 반복했다. 중령은 정신이 빠진 채 어찌할 바를 모르고 놈을 바라보고 있었다.

 

[x...x됐다!! 어서 명령을 내려주십시오!! 안드로이드가 경계를 서지 않습니다!!]

 

으르렁 거리며 상황을 주시하는 놈들.

자신의 동료 때문인지 아무런 냄새가 안 나는 안드로이드 때문인지 쉽사리 움직이지 않는다.

 

[모두들...잘 들어. 무조건 퇴각이다. 안드로이드가 정말 이놈들을 우리와 같은 인간으로 인식했다면... 이 빌어먹을 평의회 놈들...]

 

전쟁용 안드로이드 개발을 반대한 평의회가 떠올랐는지 중령이 어금니를 깨물며 놈을 주시한다.

놈에게 겨눈 대검을 천천히 거두는 중령. 안드로이드도 잡았던 손목을 놓는다.

 

[대대장님...어떻게...]

 

식은땀을 흘리며 경계를 하는 부대원들.

 

[내가 신호를 할 테니 모두 전력을 다해 H지점으로 간다. 이번작전은...취소한다.. 구조팀이 임무를 수행했길 바라야지...]

 

중령은 서서히 대검을 칼집에 꽂아 넣는다. 그러나 시선은 자신을 막았던 안드로이드를 향하고 있다.

그리고.

 

-! 퍼벅!

 

-위잉 빡!

 

중령이 대검을 꽂아 넣으면서 재빨리 권총을 뽑아 놈의 남은 눈 한쪽을 쏴버린 것이다.

중령의 행동을 인지한 안드로이드 한기가 중령의 얼굴을 잡고 땅바닥에 꽂아 버린다.

 

{당신은 인간의 생명에 위협을 가했기에 제압하겠습니다.}

 

[끼야아아!!]

 

나머지 한쪽 눈 을 맞은 그놈이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자 노려보던 동족들이 일제히 달려든다.

 

[x..대대장님..!!]

 

[뭐해!!어서 퇴각해!! 그냥 퇴각해!!!]

 

안드로이드에 제압되어 얼굴이 바닥에 짓눌린 채 명령을 내리는 중령.

 

[전원 퇴각!! 전원퇴각!!!]

 

-투바바바바 투바바!!

 

[끼야아!!]

 

-쾅쾅!! 퍼서석!!

 

갑작스레 달려드는 놈들에 의해 몇 기의 안드로이드들이 박살난다.

몇 기의 안드로이드가 파괴되자 자신들을 지키기 위해 놈들에게 맞선다.

그러나 죽이기 위해 달려드는 놈들에게 제압하기 위해 맞서는 안드로이드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다. 덕분에 시간을 벌어줘 부대원들은 재빨리 현장을 벗어나고 있다.

자신을 제압하던 안드로이드도 전투에 나서자 중령도 벗어나고자 죽을힘을 다해 달린다.

 

[헉헉...작전취소! 작전취소! 안드로이드가 통하지 않는다..!!전원 퇴각해!!]

 

작전실패.

퇴각하는 찰리 팀의 뒤로 안드로이드들의 박살나는 소리만이 들려온다.

정신없는 상황에 생존자를 구출하러간 알파와 브라보 팀에게 무전이오고 생사를 알 수 없으나 그곳엔 아무도 없었노라고. 애초에 생존자가 버텨왔던 흔적 같은 것조차도 안 보이며 현재 놈들에게 발각돼 퇴각중이라는 보고.

중령은 혼란스러웠다. 다른 언어는 쓰지 않지만 아니 쓸 수 있는데 아직 안 썼던 것인지 모르지만 기도를 하는 난쟁이. 게다가 놈들을 인간으로 인식하는 안드로이드. 어딘가 석연치 않은 구조요청.

결정을 해야 한다. 놈들이 안드로이드를 박살내면 얼마 지나지 않아 부대원 모두가 놈들에게 잡혀 학살을 당할 수 있는 상황.

그보다 최악은 H지점에서 대기하는 수송대원과 기갑부대.

긴박한 상황에 중령은 하는 수 없이 마지막 수를 택한다.

 

[오버로드. 오버로드. 여기는 찰리 모든 작전 실패! 플랜B 요청한다! 반복한다...]

 

브로큰 애로우

교전 중 적군이 아군을 압도하여 도무지 작전지나 방어선을 지킬 수 없을 때, 작전지역 안에 남아있는 아군이 포격 당할 것을 감수하고 해당 지역 안에 무차별 포격을 가하는 것.

상부는 중령과의 몇 차례 무전을 통해 만류를 했으나 이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중령의 요청대로 플랜B를 실시한다.

 

[오버로드. 오버로드. S-10 3기 편대 공격좌표는 WST3721 스텔스모드로 접근한다. 오버]

 

먼저 간 찰리 팀과 합류한 중령은 생존한 부대원들에게 최대한 시간을 끌 것을 요청한다.

트랩을 설치하고 흩어져 엄폐한 후 중령은 마지막 무전을 날린다.

 

[브로큰애로우! 브로큰애로우! 찰리 팀을 제외한 모든 병력은 퇴각한다! 반복한다...]

 

-쿵쿵쿵쿵

 

놈들의 뛰어오는 소리.

 

[전부 갈겨!!]

 

-투바바바바!

-콰쾅! !!!

 

[유탄발사! 3시 방향 적 출현!!]

 

-투확!

-드르르르르륵! 드르륵!

 

[분대장이 당했다!!]

 

[안보여! 안보여!]

 

-투바바바바!!!

 

[으아악!!]

 

[젠장!! 모두 조금 더 버텨!!!]

 

마지막 저항.

분노에 찬 난쟁이 들이 저항하는 부대원들을 잔인하게 살육한다.

 

[이런x!! 왜 공습은 아직도 안 오는 거야!!! 죽어!! 죽어!! 개자식들아!!!]

 

-투바바바바바!!!

 

최선을 다해 대항했으나 인간의 힘으로는 역부족 이었다.

어느새 전 부대원이 사망하고 하얀 눈 위에 붉은 덩어리들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아직 살아남은 중령.

그러나 오히려 죽느니만 못하는 상황.

아까의 일을 복수라도 하겠다는 듯이 놈들이 모여 중령을 둘러싸고 있다.

 

[큭큭큭큭...그래...아까의 복수를 해야지...? 해봐! 나를 장난감처럼 가지고 놀아봐!]

 

중령은 조금이라도 놈들을 포격지역에 붙잡을 요량으로 놈들을 도발한다.

 

[크아!!]

 

한 마리가 다가와 중령의 오른팔을 잡아 뜯는다.

중령의 얼굴로 자신의 피가 쏟아진다. 팔을 든 놈은 비열한 웃음을 지으며 중령의 팔에서 쏟아지는 피를 중령의 몸에 덕지덕지 바르고 있다.

 

[...으윽..큭큭큭.....해봐...으윽...]

 

어금니를 꽉 깨물며 새어나오는 비명을 참는다.

 

[킥킥킥킥...그라티에스...킥킥킥킥]

 

[[[킥킥킥 큭큭큭]]]

 

---뻐버버벙!!

 

하늘에서 들리는 경쾌한 소리.

놈들의 비아냥 을 보는 피 범벅된 중령의 얼굴이 밝아진다.

놈들의 머리통 위.

하늘에서 붉은비 가 쏟아지고 있다.

갑작스런 소리와 낯설은 광경에 놈들은 일제히 하늘을 바라본다.

쏟아지는 붉은비는 화려한 불꽃놀이 같아서 놈들이 신기한 듯 멍하니 구경을 하고 있다.

 

--- 뻐버버벙!

 

[큭큭큭큭...쿨럭... 파이어인더홀..개새끼들아..]

 

-촤아악!

-쑤와아아아!!

 

[..끄아아악!!!!]

 

[[[!! 끼야악!! !!!!]]]

 

찰나의 순간 하늘에서 쏟아지는 붉은비 는 하얀 눈 위의 모든 것들을 녹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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