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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액션] 포맷 1화.

작성자
Lv.21 흙과불
작성
17.06.26 14:42
조회
46

2060년 지구.

다가올 성탄제를 알리듯 거리 곳곳에서 들려오는 흥겨운 음악들.

팔짱을 끼고 서로의 선물을 골라주는 연인들. 특별세일 기간에 아이들에게 선물할 장난감을 줄서서 기다리는 부모들. 그리고 도시 곳곳에 보이는 휘황찬란한 신제품 홍보 홀로그램 광고들.

 

-당신은 더 이상 외롭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연인 친구 가족이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명 스타들이 대거 출연해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많은 광고들 중 가장 크고 화려한 홀로그램 광고영상. 고객의 취향대로 인공지능 안드로이드를 제작해 주는 사탄코퍼레이션의 광고이다.

반복재생 되는 홀로그램이 갑자기 노이즈 현상을 일으킨다.

 

-.....외롭.......치직---

 

워프게이트.

가장 가운데에 서서 홍보를 하던 남자배우의 입에서 알 수 없는 원형의 자기장이 일어난다.

자기장은 서서히 커져 어느새 10여 미터에 달했고 앵무새처럼 반복하던 시끄러운 광고가 멈추자 사람들은 그제서야 무언가 이상함을 느끼고 시선이 집중 되었다.

 

[...뭐지??]

 

[...저게 뭐야?? 고장 났나?]

 

----

열린 게이트는 그저 숨을 쉬듯 조금씩 움직였고 심상치 않은 존재감만 내 뿜은 채 그렇게 떠있었다.

 

[무슨 또 광고를 하는 거야? 또 무슨 쇼를 하는 건가?]

 

모두들 다음 광경을 기대하듯 홀로그램 카메라를 작동시켜 게이트를 주시하고 있었다.

 

[오빠! 줌인 좀 해봐! 잘 안보이잖아.]

 

애인으로 보이는 여자의 말에 남자는 화면을 줌인 해 더 자세히 게이트를 관찰했다.

 

[...뭐지.. 뭐 별건 안 보이는데..]

 

그때.

게이트 건너편에서 작은 점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점들이 점점 커져 형체를 알아 볼 때쯤.

 

---

 

[오빠. 저거 무슨 폭죽인가? 빛나는 게 점점커지...]

 

-퍼벅

 

뭐가 지나간 지도 모를 만큼 짧은 시간. 영상을 확인하던 커플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그 자리엔 칼이라고 하기에 도 그렇다고 창이라고 하기에 도 이상한 어디가 위아래인지도 모를 길고 둔탁한 쥐색의 돌덩이 같은 게 땅에 꽂혀있었다. 그리고 그 돌덩이의 주위로 커플의 신체가 짓이기고 찢긴 채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

 

[..으악!!!..죽었어!!]

 

사람들은 갑자기 일어난 끔찍한 일에 모두 비명을 지르며 땅바닥에 넘어지고 구르고 그 자리를 벗어나려 죽을힘을 다해 도망친다.

 

[.....또온다..으악!!!]

 

--쿠쿠쿠쿠 쿵--쾅— 퍼버벅--

 

그러나 도망치는 사람들의 머리위로 비가 쏟아지듯 엄청난 양의 돌덩이 창들이 쏟아져 내리고 정확한 타겟 없이 무차별 적으로 내리꽂는 창들은 이곳을 순식간에 쑥대밭을 만들어 버린다.

짧은 순간에 갑자기 일어난 참사는 도시의 한 지역을 초토화 시켰고 어디에 신고를 하거나 도망을 칠 수도 없이 거리에 있던 사람들은 전부 몰살됐다.

신체가 심하게 훼손된 사람 몇 명이 비명과 신음을 내 지르며 땅바닥을 기어 다니거나 자신의 연인 친구 가족을 보고 오열을 하거나 찢겨진 몸뚱이를 보며 절규를 하고 있다.

이윽고 게이트 안에서 또 다른 것들이 쏟아져 나온다.

사람의 형상을 했지만 몸에는 털이 하나도 없으며 마치 원시인처럼 하반신만을 가린 채 쏟아져 내려와 그 높은 곳에서도 안정된 착지를 하며 자신들이 던졌던 돌창을 집어 든다.

 

[...낄낄낄낄]

[~!]

 

-뻐벅-

 

그리고는 바닥에 널브러져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들을 무심한 듯 귀찮은 듯 발로 밟아 죽여 버린다. 발에 묻은 피와 조각난 장기를 신기한 듯 쳐다본다. 발을 들어 냄새를 맡아본 후 고개를 갸우뚱 거린다. 혼자서 중얼거리는 게 무언가 맘에 안 드는가 보다.

건물 안에서 모든 걸 지켜보던 사람들은 공포에 벌벌 떨며 울부짖는다.

주위를 둘러보던 털이 없는 그놈들 중 한 놈이 씨익 웃으며 번쩍 뛰어 건물 유리창을 깨고 들어간다. 그걸 신호로 모두들 흩어져 닥치는 대로 건물곳곳으로 들어간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유리창을 깨는 소리. 동시다발적으로 소름끼치는 괴성과 깨지는 유리소리.

짧은 정적이 흐르고.

잠시 후.

 

[~!!!]

[..제발!!!]

 

도시 전체에서 뼈가 부러지고 살이 찢어지는 소리와 비명소리 울음소리만이 들린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비명소리는 점점 잦아지고 사냥에 굶주린 짐승 같은 놈들의 발소리만이 여기저기서 울리고 있다.

빌딩의 최상층 클럽.

외부의 상황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춤을 추고 마약을 하면서 즐기고 있다.

 

-둠둠둠둠

 

문을 열고 나온 클럽의 기도 한명이 입에 담배를 물고 다른 기도에게 말을 건다.

 

-쿵 콰작!

 

비상구 문이 뜯겨져 날아간다. 그놈이다.

 

[..뭐야! x!!..멈춰!!]

 

두 명의 기도는 처음 보는 거구의 남자에 공포를 느끼며 본능적으로 총을 꺼낸다.

 

[오지마..! 손들어 새끼야!]

 

[..으으!!! 우랴!]

 

그놈은 괴성을 지르며 두 남자에게 뛰어들었고 두 주먹으로 남자들의 머리통을 찍어 누른다.

둔탁한 소리를 내며 머리통이 찍혀 들어가 입고 있던 셔츠의 속으로 들어가 버린다.

 

[크르르...]

 

그놈은 클럽 안으로 들어간다. 화려한 불빛과 뿌연 연기가 놈의 신경을 거슬린다.

놈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진다. 그리고는 사냥을 시작한다.

 

[뭐야...저놈은..뭔 코스튬이야..?]

 

마약에 찌든 남자가 분위기 파악을 못하고 쇼파에 누워 중얼 거린다.

피의축제. 인형놀이. 마약에 취한 남자의 눈에 보이는 광경.

이상한 코스튬의 거구의 남자가 인형들을 집어 던지고 때리고 밟고 즐거워한다.

신나는 음악.

 

-Turn up the music, just turn it up louder

Turn up the music, I need it in my life, yeah-

 

박자도 안 맞고 행동도 크고 거칠지만 그놈의 표정이 즐거워 보인다.

그놈이 무대에 있던 인형들을 다 던져 버린 후 쇼파에 누워서 구경하던 남자에게 다가간다.

놈의 표정이 이젠 네 차례야. 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리고 마약을 하던 남자도 인형이 되어 춤을 춘다.

문을 열고 놈들이 더 들어온다. 시끄러운 음악이 놈들을 자극 하는지 더 미쳐 날뛴다. 음악은 이놈들도 신나게 한다. 지옥의 아비규환. 피 칠갑을 한 남자가 놈들의 눈에 띄지 않게 낮은 자세로 포복을 하며 입구로 기어간다.

기어가고.

멈추고.

기어가고.

멈추고.

입구에 도착. 죽을힘을 다해 달린다.

다행이도 놈들을 피해 건물 옥상까지 올라온 한 남자. 공포에 질린 얼굴로 연신 주위를 둘러보며 불안해하는 남자. 온몸에 피 칠갑을 한 남자의 모습이 애처롭다. 남자의 몸에 묻은 피가 자신의 것인지 아니면 가족의 것인지 아니면 그저 이름 모를 주위 사람의 것인지는 정신이 없는 자신도 모른다. 시계를 들고 말을 한다. 고장이 났는지 영상이 뜨지 않는다. 전화가 걸린 것은 분명하나 그쪽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는다.

 

[..세요..선생....해주..]

 

[....덜덜덜......보세요....살려주세....여기....괴물이..]

 

빌딩의 옥상에 숨어있던 남성이 공포에 떨며 어딘가에 전화를 걸고 있다.

 

[제발...군대 던 뭐건 빨리 좀...여기 빨리요..!!]

 

[...탱크...아니..전투기..뭐든 다 가져와요! 여긴 지금...지옥이에요! 8..아니9피트는 되겠어요.!!]

 

남자는 공포에 질린 몸을 애써 이겨내며 도움을 청하고 있었다. 조심히 빌딩 아래의 상황을 살펴보던 남자. 불현 듯 불길한 기분에 건너편 건물을 바라보았다.

남자는 두 손으로 들고 있던 시계를 떨어뜨린 채 그 자리에서 얼어붙는다.

 

[.......오지마...!]

 

건너편 옥상에서 자신을 노려보고 있는 그놈.

눈썹이 없는 하얀 피부의 그놈 얼굴이 공포심을 더한다. 사냥감을 찾아 즐거운 듯 놈의 얼굴이 밝아진다. 그리고는 뒤로돌아 저벅저벅 걷는다.

 

[...?..그냥 가는 건가..?]

 

뚜벅뚜벅 건물 끝으로 걸어가던 그놈. 무엇이 신나는지 어깨가 들썩거리는 게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다.

어느새 끝에 도착하자 다시 뒤로 도는 그놈.

손에든 돌창을 마치 장대높이 하듯이 하늘을 향해 드는 그놈.

천천히.

-저벅저벅

점점 빠르게.

-----

아주 빠르게.

-타다다다

놈의 발이 빨라진다.

그리고.

-다다다다다닥 탁!

 

[~~!]

 

요상한 괴성을 지르며 양손에든 돌창을 있는 힘을 다해 지면에 꽂아버린다.

 

-- 부웅--

 

돌창을 도움닫기삼아 공중에 높이 오른 그놈.

 

남자는 그놈의 몸이 보인다.

남자는 그놈의 상체가 보인다.

남자는 그놈의 얼굴이 보인다.

그놈의 얼굴이 이죽거린다.

남자의 귀에서 무언가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시선이 두 개로 나뉜다. 하늘과 땅이 동시에 보인다.

하늘에 처음 보는 비행선 같은 게 보인다.

비행선 때문인지 여기저기서 목소리가 들린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고통도 공포도 사라져간다.

남자의 눈앞에 굴러다니는 다른 하나의 눈알이 보인다.

그놈이 뭐라고 중얼 거린다.

 

[큭큭큭큭...그라티...]

 

이제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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