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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99 온달곰
작성
18.09.21 14:27
조회
1,672

제목 : 주인공 갑질만세

작가 : 군만두먹자

출판사 : 문피아 무료연재중


스마트폰의 보급 이후 스낵컬쳐가 된 이른바 ‘웹소설’에서 대리만족이란 꽤 중요한 요소입니다. 특히 우리가 사는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현대물은 ‘헬조선’을 살아가는 많은 독자들이 이루지 못할 욕구를 대신 묘사해주는 장르로 특히 ‘대리만족’이라는 부분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주인공 갑질만세를 읽으면서 과연 이 작품은 ‘누구’를 위한 대리만족인가?라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첫번째로 주인공부터 문제가 있습니다. 주인공은 미래지식을 얻습니다. 하지만 기존 관계로 인한 열등감 등이 너무 투영되어 있고, 이로 인해 주인공의 행동은 통쾌하기보다는 옹졸하고 치졸한 갑질과 복수 위주로 전개가 됩니다. 

문제는 바로 이 ‘열등감’ 부분입니다. 대부분 사회를 살아가는 평범한 독자들도 이래저래 치이는 경험을 했겠지만, 이정도로 일그러진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인공의 행동에서 저는 상당한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에 대해 나름 생각해보면, 기본적으로 ‘대리만족’은 독자의 욕구를 대신 표현하고 이루어주는 방식이 되어야 하는데, 그걸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독자의 대리만족을 위해서는 현대를 살아가는 일반 독자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물론 우리는 감각과 언어의 한계 때문에  타인을 완벽히 이해하거나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베스트셀러가 나오고, 고전명작이 존재하는 것은 작가의 노력 끝에 보다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주인공 갑질만세의 주인공에게서 거부감이 드는 이유는, 독자의 대리만족이 아니라 작가의 대리만족을 위해 만들어진 주인공이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가능합니다. 즉, 작가의 욕망과 감정이 대거 투영된 흔히 말하는 작가의 ‘메리 수’ 캐릭터라는 겁니다. 때문에 저는 주인공에 이입해서 대리만족을 느끼기보다는, 작가가 주인공을 통해 ‘싸지르는’ 욕망과 감정에 거부감을 느꼈습니다.


두번째로 거슬린 점은 등장하는 인물들이 좀 멍청합니다. 흔히 장르물에서는 주인공을 천재로 표현하기 위해 다른 인물들을 멍청하게 만들죠. 그런데 이 작품은 주인공이 천재도 아닌데 주변 등장인물들이 멍청해집니다. 

특히 초반부에 재벌과의 관계에서 지식을 가지고 갑질을 하는 부분이 제일 어이가 없었습니다.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겪은 것처럼 재벌은 결코 선한 존재가 아니며, 그들의 행사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이루어지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는 군대 고위 지휘관처럼 다른 사람을 사람이 아닌 숫자로 볼수 있는 사람이어야만 재벌의 자리까지 올라가고 거기서 버틸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그런 지식을 가진 사람이 존재한다면, 재벌의 입장에서는 납치와 고문도 선택 가능한 옵션입니다. 특히 물리적인 고문이 아니라 심리적인 형태의 고문이라도 사람은 충분히 모든 사실을 털어놓다 못해 상대가 원하는 거짓말까지 하는 존재니까요. 재벌의 비서실이나 정보실은 그럴 능력과 의지는 물론, 아마도  경험도 있을테니 충분히 이루어질수 있는 일입니다. 심지어 상대가 이제 막 명성을 얻기 시작한 초등학생이고, 별다른 물리적 능력이나 대비책이 없다면, 납치한 다음에 여러 어린 천재들의 몰락상을 인용해 언론플레이로 자살로 처리해놓고 계속 고문해서 기술을 뜯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작가는 전혀 이런 현실적 위험에 대한 고려 없이 갑질 중심으로 이끌고 갑니다. 모든게 주인공 뜻대로 흘러가죠. 이는 현대물의 장점이자 단점인, 현대사회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에 대해 작가가 소흘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즉, 현실을 소재로하는만큼 별다른 설정이 필요없지만, 현실 자체를 제대로 묘사하지 못하면 장르문학에서 중요한 ‘몰입감’을 깨버린다는 단점 말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무리 미래 기술을 안다고 해서 그게 항상 성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무시하고 있다는 겁니다. 대체로 기술이 시장을 선도하기 보다는 시장의 수요에 따라 기술이 반영된다고 보입니다. 즉, 기술의 가치와 필요성은 시장의 수요가 결정하는 부분이 있다고 봅니다. 따라서 기술이 아무리 뛰어나도 시장에서 받아들이지 못하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예컨데 작중 주인공이 재벌을 통해 출시한 스마트폰도 충분히 시장이 성숙하기 전에 튀어나온다면 사람들은 참신함을 느끼기보다는 낯섬과 어색함을 느끼고 실패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주인공은 미래 기술을 마음대로 풀어가면서 대부분의 모든 일에 성공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주인공의 의도가 별다른 방해도 반전도 없이 이루어지기만 하는 구조는 현실적이지도 않고 소설적으로도 별로 재미있지 않습니다.


결론적으로, 주인공 갑질만세는 독자의 대리만족이 아닌 작가의 대리만족을 위해 쓰여진 글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때문에 독자의 한 사람으로써 거부감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스낵컬쳐 수준으로 가볍게 즐기는 게 웹소설이라고 해도, 독자는 거기에 자신의 시간을 들여야 합니다. 거기에 유료연재로 넘어가면 1편에 100원이라는 돈을 들여야 하죠. 작가는 최소한 그 시간과 돈이 아깝지 않게 해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독자와 소통하고 현실을 공부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 갑질만세는 작가의 욕망과 감정을 ‘투사’하는 소설이 되고 말았습니다. 

다만 현재 이 소설은 현재 선작도 12,000명이고, 조회수도 평균 20,000을 넘는 등 꽤 높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마도  제가 보지 못한 나름의 매력이 있거나, 단점을 뛰어넘는 장점이 있을 수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지만 독자의 한 명으로써 저는 단점이 너무 명확해서 이처럼 비평을 썼습니다. 


Comment ' 7

  • 작성자
    Lv.36 군만두먹자
    작성일
    18.09.22 09:48
    No. 1

    우선 먼제 이 작품에서는 별로 제 욕망과 감정이 투사되고 있지 않다는 걸 말하고 싶네요. 제가 추구하는건 막장물이고 주인공을 자기자신과 투영해서 대리만족을 느끼시고 싶으시다면 아마 제 글은 맞지 않습니다. 오히려 주인공을 욕해야죠. 다른 건 다 좋지만 제 대리만족을 위해 쓰였다는건 좀 억울...

    찬성: 11 | 반대: 8

  • 작성자
    Lv.99 온달곰
    작성일
    18.09.22 10:44
    No. 2

    작가님께서 제일 먼저 글을 남겨주셨네요.
    읽어주신점 감사드립니다. 일단이 글은 골든 베스트 상위권에도 올라가 있는 만큼 저와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많은듯 합니다.
    다만 저는 글을 읽으면서 그런 느낌을 받았기 때문에 이렇게 비평을 썼습니다. 그러니 꼭 제 말이 맞다고 주장할수는 없습니다. 작가님께서도 이점 염두에 두시고 읽어주세요.

    더 할말은 있지만, 독자의 꼰대질(?)이 될 것 같아서 이만 줄입니다.

    건필을 기원합니다.

    찬성: 11 | 반대: 9

  • 작성자
    Personacon 가상화폐
    작성일
    18.09.26 01:16
    No. 3

    멋진 비평글입니다.
    앞으로도 이런 글 많이 써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찬성: 6 | 반대: 3

  • 작성자
    Lv.93 나귀족
    작성일
    18.09.28 21:42
    No. 4

    아주 멋진 비평글이네요
    아직 안본 독자로써
    궁금해지는 소설입니다
    읽어봐야겠네요

    찬성: 1 | 반대: 1

  • 작성자
    Lv.78 이블바론
    작성일
    18.10.19 11:52
    No. 5

    ㅋㅋ 몇편보니 어디까지 막장으로 가나 보자 하고 보는 재미는 있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신의시간
    작성일
    18.11.10 20:49
    No. 6

    저랑 같은 생각을 하셨네요
    글보면 세상 사람들이 전부 바보임
    나이 오류도 좀있고

    찬성: 3 | 반대: 0

  • 작성자
    Lv.11 레듀미안
    작성일
    18.12.16 22:04
    No. 7

    특히 영화같이 시대를 앞서나가서 그 당시에 흥행되지 않는 작품도 많죠.
    신제품이 혁신적이더라고 시장에 적응 못하면 사장되기 십상이죠.
    저도 읽으면서 아무리 소설이라지만 시대에 맞지 않는 물품들이 그냥 히트치는게
    눈에 거슬리더군요.

    찬성: 1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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