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저도 은하전기를 읽고나서 이번 정발판을 질러서 읽으니 처참하더군요.
물론 다른 NT소설들이야 일본식 말장난과 명사들을 한국식으로 고쳐 나온다지만 SF 명작인 성계시리즈의 고유명사로 자리잡은 용어들을 괜히 번역자 마음대로 번역해놓으니 올드팬의 입장에선 마치 다른 소설을 읽는 듯 하더군요.
확실히 은하전기가 절판된 이 시점에서 (인터파크에서 구할수는 있습니다) NT가 성계시리즈를 정발 해준다는게(그것도 제대로 된 표지로) 고무되는 일이기는 합니다만 실망을 표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저는 원본, 영어번역본, 은하전기, NT정발판 4개 종류를 다 구매해 읽어 봤는데 오히려 영번역본이 더 제대로 번역을 해놓았더군요(물론 영어로 읽기 좋게 발음은 고쳐 놓았지만 단어는 같더군요).
벌써 3권까지 정발된 상태에서 이러쿵 저러쿵 해봤자 씨도 안먹힐거지만 그래도 한마디 하자면 NT 노벨을 통해서 성계 시리즈에 입문하시는 분들은 되도록이면 가까운 도서관에서 은하전기랑 같이 대조하며 보시길 추천합니다.
p.s 그래도 4권이 나오면 살수밖에 없는 매니아의 숙명 ㅜㅜ
동문선이 생각나는군요-_-; 동문선에서 번역하는 불어 인문학 서적들은 그 번역 퀄리티가 문장 하나도 제대로 이해 안 가는 수준인 것들이 상당수 있습니다. 당최 뭔 소린지 이해할 수가 없죠. 그러면서 대단히 비싸고요.
이것도 공장 번역의 문제인데, 동문선 측에선 3일에 한 권씩 출판하지 않으면 수지가 맞지 않아서 그런다는 변명을 했는데요. 국내에 제대로 들어오기도 힘든 최신 불어 인문학 서적을 번역해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합니다, 라고 할 퀄리티가 전혀 아니어서, 차라리 번역하지 말라고 해주고 싶을 정도에요. 일어는 그나마 불어보다 역자들도 많고 퀄리티도 높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경우도 생기는군요;
예전에 셰익스피어 희극 전체 번역한 역자가 '오타는 실수지만, 오역은 죄악이다'라는 생각으로 번역한다는 말을 했었는데, 이런 프로 정신이 보편적 상식이 되지 않으면 곤란한데 말입니다. 문법적 천형에도 일본 인문학은 그 엄청난 번역 퀄리티로 제약을 극복하려 노력했고, 성과도 올리고 있는 데 말이에요.
은하 전기를 학교 다닐때 도서관에서 너무 재미있게 본지라 정발나온 다는 소식에 바로 지르려고 했으나..
데몬베인의 경우가 있고, 일단 은하 전기 5권까지는 몇번을 읽은 터라 5권 이후가 나오면 한꺼번에 살까 하고 상항을 보고 있었는데..어느분이 은하 전기와 정발판의 어휘 비교한 글을 올려 주시더군요..
그 글을 보고는 구입 의사를 깨끗하게 접었습니다.
나름대로 고전에 속하고 고유 명사로 국내 독자들이 익숙해진 단어를 모두 억지로 한글화하다보니 영 어색한게 많네요...
정발 사 놓고 읽으면서 일일히 뇌내 번역할꺼 생각하니 아예 포기하게된..
마린을 해병이라 하는 것은 일반적인 번역입니다. 그정도 수준이면 문제가 될 것이 없죠.
하지만 성계 시리즈의 경우 작중의 설정 대부분이 작가가 창안한 인공어인 '아브어'에 기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브어로 나오는 명사들 중 상당수가 고유명사입니다.
예를 들어 한복은 한글 고유어입니다. 같은 뜻의 다른 나라의 언어는 없어요. 그런데 일본에 번역하면서 한복을 오리엔탈 드레스라고 번역합니다. 오리엔탈 드레스, 단어만 봐서는 한복인지 알 수 없습니다. 부연설명이라고 달려있지도 않고요.
이번에 재간된 NT의 경우 한복을 오리엔탈 드레스라고 번역한거고, 은하전기는 한복을 Hanbok으로 번역한것입니다.
새로 읽는 사람들은 오리엔탈 드레스라는 표현을 그냥 넘길 수도 있겠죠. 하지만 Hanbok으로 표기된 것을 본 사람들은 한복을 단순히 오리엔탈 드레스라고 번역한 것에 분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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