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서막은 다 봤는데 다른 건 제쳐놓고 큰 문제점은 두가지로...
1. 재료가 너무 많음. 독자들은 설명도 없는 M27 IRA나 BMTP 등의 생소한 무기체계를 심하면 한 화에 10개씩 봐야 하고요.
2. 윗분 말씀대로, 작중에는 8명이나 되는 사람의 시점이 혼재되어 있고 이게 누구의 시점인지 명확하지 않은 것.
...작가가 공부를 많이 하는 것은 좋은데 혼자만 알면 좋은 것은 아니다... 라는 좋은 교훈을 얻을 수 있고(저도 같은 소리를 비평에서 들어서... 줄이려고 노력합니다만...)
요약하자면 맛있는 음식을 먹으러 음식점에 갔는데, 음식은 안 나오고 산더미같은 재료가 쌓여져 스스로 만들어먹어야 하는 그런 느낌... 물론 재료는 나름 신선합니다만, 그걸 보고 요리사는 '우리 집에서는 좋은 재료를 쓰니 맛이 좋은데 왜 아무도 몰라주지...' 라고 한탄하는 느낌입니다. 손님은 요리사의 요리를 먹고 싶어하지, 그 집에서 쓰는 재료를 먹으러 간 건 아닌데... 그런 느낌이었어요.
뭐, 애증을 이렇게 격렬하게 표현하는 독자분이 있으니 복받으신 분이고, 훨씬 더 나아지시겠죠.
3편까지 보고 왔습니다...
조금 시점이 난해한 소설일 수 있겠거니 하고 봤는데.......
'소설' 이라고요?............;
'글로서 일가를 이룬 사람' 이라는 뜻의 '작가' 를 지망하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 하여도 습작 노트조차 저렇게는 안 쓸 것 같은데요...;
일단 센텐스에 내재된 표현력, 감정 전달성, 묘사력, 그리고 그것들의 정돈성.
스토리 있는 모든 장르의 인물들이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동기'에 따른 행동
중학생이 써도 극단적이나마 보이는 대사에서 표출되는 케릭터성 등등..
모든것이 전무 합니다;
이 비평글 자체는 저도 공감하지만 소봉님의 말씀처럼 작명에 관한건 납득을 못하겠더군요..
예시로든 대한민국만세 조차도 송일국 세 쌍둥이 이름아니었던가요..
설사 작명이 얼마나 유치하든 그건 글 쓰는 사람의 재량이라고 생각됩니다.
위 예시나 대한민국만세처럼 충분히 현실에서 존재할 수 있는작명이고,
이런 케이스의 예시로는 대표적으로 케릭터 이름을 기묘하게 짓는 드래곤볼의 토리야마 아키라의 부르마가 있죠.. 이 분 작품에 작명을 보면 상당히 재밌지만 현실에서 쓰면 미묘하거나 쓰기 힘든 이름이 많거든요.
작품의 단점을 비평하는건 좋고 저도 공감하는 바입니다만,
작가의 고유 권한에 해당하는 부분을 고려해서 비평하면 더 좋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작명을 무조건 비평하지 말자는것은 아니고 너무 몰상식한 작명일 경우는 비평에 넣어도 되겠지만, 적어도 위 예시는 큰 문제라고 생각되지는 않네요.
드래곤볼 같으면 차라리 나을 겁니다. 드래곤볼은 무거움과 가벼움 사이에서 균형성을 잘 잡은 만화였고 판타지나 코믹한 요소가 강했습니다. 그래서 웃기는 이름들이 나와도 아 이 세계는 원래 이러니까, 하고 넘어갈 수 있었어요. 그리고 작가가 등장인물 이름에 대해서 심오하게 어필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송일국 씨도 자기 집 세 쌍둥이의 이름을 심오하게 철학적인 방면으로 어필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리벌레이션의 배경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서 고작 10년 후일 뿐입니다. 드래곤볼과는 다르게 현실 세계의 느낌이 나요. 그리고 작가님이 글을 심오하게 쓰려고 하고, "내 글에 나오는 등장인물 이름에는 의미가 있다" 고 계속 어필하시는 것이 과합니다. 그래서 글이 작위적으로 느껴져요. 마치 드라마 "오로라 공주" 에서 주인공 오로라의 오빠들이 오왕성, 오금성, 오수성인 게 좀 묘하게 느껴지듯이요. 그래서 어떤 부모가 애 이름을 이렇게 짓냐, 꼭 지어줘야 할 만큼 좋은 뜻도 아닌 것 같은데...... 이런 생각까지 들어요. 때문에 글에서 미묘하게 불편한 느낌이 납니다.
이름에 의미를 주는 것 자체는 좋았어요. 저는 이름에 의미를 주는 소설 좋아합니다. "리벌레이션" 에서도 아담 니콜라스와 시온 이브가 커플이 되는 것은 보기 좋았습니다. 아담과 이브니까요. 그런데 이 소설은 거기서 너무 나갔습니다.
작명이 작가님의 고유 권한이라는 데에는 동의합니다. 그런데 이 소설에서는 작가님이 "내 등장인물의 이름들에는 심오한 의미가 있다" 고 하시는데,
사람의 이름에 잘 쓰지 않는 단어를 써서까지 그렇게 어필하려고 하시는 것이 불편하게 느껴졌습니다.
설마 검색도 안 하고 썼으려고요 ^^;; 당연히 했지요.
웨스튼, 오스튼, 프레이를 Westen, Austen, Frey로 하면 흔한 이름입니다. 특히 웨스튼과 오스튼은 성으로도 쓰이고 이름으로도 잘 쓰여요.
그런데 문제는 리벌레이션의 웨스튼, 오스튼, 프레이는 Western, Ostern, Pray인 것 같아서 하는 소리입니다. 이건 사람들에게 "이름" 이라기보다 "형용사" "동사" 로 인식되는 단어거든요. 게임 "투 더 문" 에서 "River"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가 "내 이름을 들으면 모두 씻고 싶어진대" 라고 말하기도 하잖습니까. River가 사람 이름이 아니라 명사 "강" 으로 인식되는 단어인데 사람에게 지어줬으니 그런 놀림을 받았던 거고요.
예시로 들어주신 골든베리는 별로 이상한 이름이 아닌 것 같은데요. 특히 반지의 제왕 배경을 생각해 보면 오히려 있을 법한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식물 이름을 사람의 이름으로 짓는 건 자주 있는 일인데다 옛날 사람들은 현대인들이 보기엔 좀 이해할 수 없는 이름들을 많이 지었으니까요. 대마왕K님이 말씀하신 그 분데스리가 선수의 성도 옛날 사람들이 자기 직업을 성으로 삼아서 그럴 겁니다. 아마 그 선수의 먼 선조가 돼지 접붙이는 일을 해서 처음에 성씨를 그걸로 삼은 게 계속 내려온 것 같습니다. 옛날 사람들은 방앗간집 주인이라서 밀러가 됐고 빵집 주인이라서 베이커가 됐지요. 로마의 정치가 키케로도 같은 이유로 성이 "병아리콩" 이라는 뜻이라고 하고요. 그래서 발린다 스톤하스의 경우에도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아인슈타인도 바위 하나였나, 암석 하나였나, 그런 뜻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자기 사는 곳의 특징을 따서 짓기도 했거든요.
중세인의 성은 그렇게 지어졌고 현대까지 그 후손들이 계속 쓰고 있습니다. 그런데 현대인의 이름, 퍼스트네임은 다릅니다. 이름 특이하게 지어주면 아무리 좋은 뜻이어도 위에 예시를 든 투 더 문의 리버처럼 놀림받기 십상인걸요. 그래서 부모들도 신중하게 짓게 됩니다.
이 세상의 부모 한두 명 정도는 애 이름을 Western Ostern 으로 지어줄 수 있지요. 사실 Western, Ostern, Pray도 못 지어줄 이름은 아닙니다. 그런 이름 가진 사람들이 있긴 있어요. 애 이름을 아돌프 히틀러라고 지어주는 사람도 있고, 로빈슨 크루소는 자기 하인 이름을 프라이데이(금요일)라고 지어줬는데 뭔들 없겠습니까.
다만 흔하지는 않습니다. 마치 투 더 문의 리버 같은 느낌으로 있어요. 그런데 "리벌레이션" 에는 이런 식의 이름이 너무 많이 나와요. 프레이, 아담, 이브, 시온, 아브라함, 이런 이름들이 뒤이어 나온 데다 "모세의 지팡이" 까지 등장했어요. 그래서 작가님이 "내 이름에는 의미가 있다" 고 어필하시는 게 무리수를 쓰신 것처럼 느껴졌고, 작위적이고 비현실적으로 와닿아서 지적한 사항입니다.
처음엔 "안 될 것 같은 소설" 이 아닐 거라고 믿었습니다.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지금도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님이 수정만 잘 하시면요.)
제가 전쟁물, 로맨스물, SF물 다 좋아하고 저거 세 개가 다 들어가 있으면 진짜 좋아합니다. 그래서 "리벌레이션" 을 보기 시작했는데, 10화쯤에서 하차했었어요. 그런데 그 후에 작가님이 한담란에서 비평 요청에 대한 질문을 하셨고, 제가 그 질문글을 읽고 "왜 비평을 받으시려고 하느냐" 고 질문을 했었어요. 작가님은 "내 글의 독자들이 자꾸 떨어져나가는데 그 이유를 알고 고치고 싶다" 라고 하셨는데, 그 말씀과 자세에 일종의 감동 같은 걸 받았었습니다. (작가님이 어떻게 대답하셨는지는 사실 지금 와서 좀 가물가물한데 어쨌든 전 그때 작가님 태도에 감명받았었습니다.)
제가 그때는 좀 한가하기도 했어요. 그래서 읽다 그만둔 소설을 몇 번이나 읽으면서 계속해서 댓글이나 쪽지로 피드백을 드렸습니다. 이건 그 피드백들을 압축해서 쓴 글입니다.
작가들에게 비평을 해서 뭐하는지 라는 생각이 요즘 듭니다. 글을 읽고 느낀점을 논리적으로 정리하여 비평을 하면 자신의 글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공격적으로 나가는 것은 기본이요, 여러번 비평란에서 있어왔던 "너 고소" 류의 고소하겠다는 드립도 있어왔지요. 비평해달라고 하면서 무조건적인 칭찬이나 격려만 바란다면 그게 무엇이 비평인지 결국 비평을 안하는게 낫다고 봅니다. 뭐 비평을 제대로 해줘도 자신의 아집에 사로잡혀 제대로 성장하지 않는 작가는 아마추어라면 몰라도 프로가 된다면 팔리지 않는 삼류작가가 되고 말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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