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거침 없이 PK!
작가 : 엔알
출판사 :
최근 즐겨 읽는 글이 비평요청란에 글을 올려 이 글을 작성합니다.
이 글을 읽지 않은 분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과거의 1인자 주인공이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게임을 그만 두게 되었다가, 몇 년 후 누군가의 요청으로 게임을 다시 시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글의 가장 큰 장점은 게임 판타지로서의 또 다른 정체성을 잘 드러내어 주었다는 점 입니다.
그 동안의 게임 판타지는 ‘판타지’에 더 무게가 실렸습니다. 현대에서 판타지배경을 납득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하나의 장치에 불과했죠. 하지만, 이 글은 ‘게임’에 더 무게가 실렸습니다.
그 동안 나왔던 게임판타지 요소 중 ‘게임’적인 요소를 더 강조한 글 입니다.
이 글의 게임은 꽤나 흔한 게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임판타지 소설을 많이 읽은 분이라면 흔하디 흔한 게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속내용은 주인공이 단순히 세지는 것이 아닌, 실제 게임에서 일어날 듯한 일을 잘 꾸며냈다는 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문장도 요즘 트렌드와 맞는 잘 읽어지는 글입니다. 읽다 답답한 경우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글의 구성에서는 고개가 저어집니다.
지금까지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중간중간 한 에피소드로 잘라서 읽어도 무리가 없습니다.
그냥 주인공이 어떻게 상대와 대적하는가 만 집중해서 읽으면 되거든요.
주인공/조연/적 그런 건 중요치 않아요. 앞의 이야기가 없어도 크게 혼란이 오거나 하지도 않고,
딱히 이어진다고 볼 내용도 없습니다. 그냥 주인공 이름만 알고 넘어가면 됩니다.
왜냐하면 에피소드가 연계되며 생기는 글의 주제의식이 없기 때문입니다.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글이 어떤 주제를 가지고 진행되는지는 나오지 않습니다. 주인공은 타인의 관심을 사기 위해 미친 짓을 벌이고 있고, 난리를 피웁니다. 특별한 이유가 없어요. 왜나고요? 강조를 하지 않으니까요. 글 초반에 왜 게임을 하는지는 나오지만 뒤로 가면 ‘그런 게 있었나?’ 하는 수준으로 가라앉습니다.
여기서 작가님의 선택이 중요합니다. 스토리를 에피소드 형식으로 구성해 호흡을 끊을 것인 것인지, 아니면 주요 스토리를 매끈하게 이어서 에피소드 간 연속성이 느껴지게 할 것인지.
요즘 유행하는 형식은 한 화 한 화 적당한 연속성을 주면서 다음 글을 읽게 하게 유도하는 형식입니다만, 유료화를 하지 않을 것이라면 에피소드 별로 끊어가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이북화를 노린다면, 에피소드 간 단절이 더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적어도 단권으로 사도 나쁘지 않은 구성이거든요.
거침 없이 PK! 매끄러운 문장과 독창적인 소재, 그럴듯한 사건으로 글을 읽게 만드는 글 입니다.
하지만 각각의 사건 간 연계가 부족합니다. 에피소드 1 - 2 – 3 으로 이어지는 흐름이 아닌, 3 – 2 – 1 순으로 읽어도 큰 지장이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작가님이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지금보다 완성도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상 글을 마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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