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밑에 까칠서생님의 글의 일부 내용에 대한 반론글 입니다.
댓글 다셨던 랑스님/ 의견에 백번 공감합니다.
저 역시 판타지에서 한자말 나오면 짜증난다고 하시는 분들 이해가 안갑니다. 왜 판타지에선 영어만 사용해야 합니까?
어차피 작품은 우리말로 되어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일상용어의 70%이상이 한자말입니다. 한자말 안쓰고 작품 쓸 수 있나요? 불가능합니다.
판타지에는 한자쓰면 안된다! 쫌 그렇다! 이런 논리라면..
영주(領主)라고 쓰면 안되고 로드(lord)라고만 써야하나요?
기사(騎士)라고 쓰면 안되고 나이트(knight)라고만 써야하나요?
영지(領地)라고 쓰면 안되고 피프(fief)라고만 써야하나요?
등등.. 너무 많아요.
말이 안되는 논리입니다. 정말 이 논리대로 작품 쓴다면 소설 한권 읽으려면 전자사전 펴놓고 읽어야 할겁니다. 하루 종일 걸릴겁니다. 토익대비도 되고 좋겠네.. 이러시면 할 말 없습니다.^^;
'판타지세상에는 직책이나 단체명은 영어야한다!'이건 공식이 아니라 편견이고 선입관입니다. 판타지의 보편적인 세계관이 중세유럽이니깐 한자가 안 어울린다고 하시면 묻겠습니다.
중세유럽 국가들이 죄다 영어권 국가인가요?
그럼 프랑스는.. 스페인은.. 로마는..
우리가 판타지 쓸때, 국가가 현실 영어권 국가가 아님에도 단체명이나 마법/검술의 기술명을 영어로 사용하는건.. 우리나라 대부분의 국민이 기본적인 잉글리쉬 소양을 갖췄기 때문이죠.
우리의 제1외국어가 독일어 였다면.. 죄다 독일어로 썼을 겁니다.
일본어 였다면 나루토처럼 죄다 일본식한자말을 썼을 겁니다.
물론 단체명이든 기술명이든 애초에 영어를 사용했다면 그 세계관을 영어권으로 설정했다고 볼수있고.. 다른 단체명이나 기술명을 영어로 사용하는게 일관성이란 측면에서 좋겠죠.
하지만 일상용어-대사-의 70%가 한자말인 상황에서 그 일관성이라는 것도 대부분 퇴색됩니다. 일상대화는 한자허용, 직책이나 기술명은 영어만사용. 이런 공식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해도, 거기다가 일관성이란 말을 붙이는 건 좀 우습지 않나요?
결론은 랑스님 말대롭니다. 판타지=영어, 무협=한자 이런 공식은 전혀 납득이 안갑니다. 판타지 세상의 이야기를 우리말로 번역해서 들려 준다고 생각하면 영어를 쓰건 한자를 쓰건 그게 무슨 상관입니까? 어감좋고 이해하기 쉬우면 장땡입니다. 무협소설에 익숙할대로 익숙해진 우리에게 한자말.. 오히려 영어보다 더 친숙합니다.
기사단 이름을 '청랑대'라고 한다고 해서 그게 왜 짜증나는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또 판타지 세상에서 초인급 인물의 별호(별칭) 정할 때 왜 검신(劍神)이라고 하면 짜증난다고 하시는 분들도 많던데 그것도 이해불가입니다. 그럼 꼭 '검의 신' 이라고 해야 하나요? 아니면 '갓오브소드'라고 해야 하나요? 저는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누가 아시면 가르쳐 주시죠.
덧1.무협과는 구별되는 판타지만의 독특한 맛이 안난다는 이유로 영어사용을 권장하는 분들은 당연히 이해합니다. 뭐 저는 아무래도 좋다는 입장입니다만..
덧2. 제가 가장 좋아하는 SF소설 로저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를 봐도 한자말 투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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