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이브의 세계
작가 : 아르제크
출판사 : 문피아 연재
저는 문장력이 심하게 떨어지거나 글쓰기의 기본조차 익히지 못한 소설을 읽으면 안타까운 기분이 들고, 기본적인 문장력은 갖췄으나 내용이 없는 빈껍데기로 단순히 분량 늘이기만 한 소설을 읽으면 화를 냅니다.
그리고 이브의 세계는 제게 짜증을 유발하는 소설이었습니다. 제게 짜증나는 소설이란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풀어내지 못해서 읽어나갈 수 없는 소설입니다.
어쩌면 이는 공식일 지도 모릅니다. ‘독특하고 재미있는 설정 = 설명 위주의 전개’. 실제로 지금까지 비평했던 작품들 중 같은 이유로 지적했던 부분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평론을 쓰는 저도 아마추어 작가인데 그런 제가 다른 분들에게 이런 말을 하는 건 분수에 맞지 않을까 지금까지 말을 아꼈습니다만 욕을 먹더라도 이제는 말해야 되겠습니다.
제발 배경을 설명하려 하지 말고 보여주란 말입니다!
이야기를 글로 설명하는 것에서 보여주는 것으로 넘어가는 단계가 쉬운 일은 아닙니다. 정확히 어떻게 써라 이런 식으로 설명 할 수 있는 부분도 아니고 단지 독자가 글을 읽을 때 그 상황이 눈앞에 그려지듯이 써야 된다. 대사와 묘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현장감을 살려라. 이 정도가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언입니다.
서론이 길었습니다만. 이브의 세계의 세계관과 이야기는 솔직히 말해서 아주 독창적인 세계관도 이야기도 아닙니다. 사막화 된 근미래에서 전자화 된 기계생물들이 인간을 위협하는 세계관 그리고 보이 밋트 걸(Boy meets girl) 스토리. 그러나 세부 설정으로 들어가면 도무지 한번 읽고는 이해할 수 없는 설정들이 난무합니다. 네, 여기서 부터가 또 소설을 공부해야 될 시간입니다.
읽는 사람은 그냥 주인공을 따라서 이야기를 즐기고 싶은데 장면이 전환 될 때마다 세계관을 설명하고 맥을 끊어서 방해를 받으니까 짜증을 안 받을 수가 없습니다, 매력적인 기계장치와 독특한 스타일의 전투. 그리고 사막화된 도시에서의 생활, 이런 재미있는 부분들에 조금 더 집중해서 이야기를 풀어 나갔으면 지금 보다 더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이 되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정리합니다.
어째 싫은 소리를 많이 했습니다만 이브의 세계는 절대로 나쁜 소설은 아닙니다. 여기저기 가공을 하고 윤택을 내면 아주 매력적인 소설로 변신할 준비가 되어 있는 소설입니다.
세기말 분위기의 SF 소설을 좋아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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