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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생각하고 있던 '정말로 대단한 작가'에 대해 좀 써보겠습니다.
처음 무협, 판타지를 본 게 '드래곤라자' 부터입니다. 그것도 나오고 한참 지나서 봤죠. '묵향'과 같이 봤던 거 같은데, 찾아보니 '묵향'이 99년 말에 나왔더군요. 그러니 제가 생각하는 작가는 2000년대 이후랄 수 있겠네요.
'묵향'이 지금은 이래저래 말이 많긴 하지만 상당히 중요한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본격적인 '신무협판타지'의 시작격인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그 전이나 후든 다른 여러 작품이 있겠지만, 일단 대중적으로 굉장한 성공을 거뒀으니까요.
얘기가 딴길로 샜는데, 아무튼 작가를 평하고 싶은 거니까 돌아오겠습니다.
사람에게 점수를 매긴다는 게 좀 그렇긴 하지만, 남자들이 지나가는 여자에게 재미로 점수를 매기듯, 이해하기 쉽기 위해 한번 해보겠습니다.
일단 90점 이상은 되어야 정말 인정할 만한 대단한 작가라 하겠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점수이므로 가벼운 마음으로 읽어주시길 바랍니다.
점수의 기준에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가장 핵심적인 것이 '10권 정도의 소설을 하나라도 완결'시킨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정도의 양을 써낼 수 있어야, 진정한 작가의 필력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현재 장르문학의 현실상 3권에 끝내는 건 거의 있을 수 없는 얘기고, 6권 정도까지가 기본이라 생각합니다. 밑에 글에서 어떤 분이 언급하셨듯이 요즘 장르문학에서는 완결을 6,7권 정도를 기본으로 잡기 때문입니다. 그 이전 시대(?)의 작가에 대해선 제가 잘 모르기 때문에 언급할 수가 없습니다. 대충 2002,3년 이후가 아닐까 싶군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8~10권 정도입니다. 그정도까지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끌고 나가고, 1,2권의 재미와 컨셉, 구성 등을 이어가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또 중요한 것이 마무리를 제대로 납득할 수 있게 써야 된다는 것이죠.
요즘 활동하는 작가중에 8~10권 정도를 이런 기준을 가지고 제대로! 완결낸 작가는 정말 드뭅니다.
대여점에서 인기가 있고, 8~10권 정도까지 완결을 낸 작품이 꽤 있지만, 전 대부분 4,5권 정도에서 읽기를 포기하고 맙니다.
8~10권까지 한두개의 에피소드론 결코 끊낼 수 없습니다. 여러 개의 에피소드를 모아 연결시키고 결국에 하나의 주제로 관통해내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란 거지요. 결국 10권 정도의 소설을 끝까지 재미있게 쓴다는 것은 왠만한 필력으로는 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요즘 나오는 장편은 도저히 일관된 흐름을 느낄 수가 없고 심심하면 삼천포로 자꾸 빠지니까 끝까지 읽지 못하겠더군요. 처음의 참신함과 재미가 끝까지 이어지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90점 이상 줄 수 있는 작가는 월인님, 초우님 그리고 우각님 정도겠네요.
초우님은 말할 것도 없이 신무협 최고의 작가라 생각합니다. 한 95점은 주고 싶군요. '호위무사(10)', '녹림투왕(11)'도 정말 괜찮았고, 무엇보다도 18권이 넘는 '권왕무적'을 아직도 재밌다고 생각하니까요. 20권 정도의 재밌는 소설이란 건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지금까지 얘기했듯이 10권 정도만이라도 대단하다고 생각니까요. 정말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의 작품입니다.
임무성님의 '황제의검(21)'을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황제의검' 1부는 인정하지만, 11권부터인가 시작되는 '영계편'은 솔직히 쓰지 않은 편이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혹시 검류혼님의 '비뢰도'를 생각하실지도 모르지만, '비뢰도'는 15권 정도에서 끝냈어야 됐습니다. 20권 이후로는 보지도 않고 있고, 그야말로 팔기위해 늘리고 있는 것만 같은 소설입니다. 쓸데없는 말장난으로 한권을 채워버리는 소설이니... 15권 정도까진 정말로 기대되는 작품이었고, '이제 주인공의 강함이 뿜어져 나오겠구만~' 하는 순간에 말장난으로 범벅을 만들어 놓으니... 한숨밖에 나오지 않는 소설입니다. 내용전개도 좋았고, 가끔 나오는 주인공의 독특한 말장난도 재밌었습니다. 그런 주인공의 말투, 꼬는 듯한 말장난을 등장인물 전부가 쓰더니 이제는 책 전부를 채워버리니...
다시 돌아와서, 우각님. 초기작인 '명왕전기(9)'나 '천인혈(8)'도 상당히 좋았고 '전왕전기(12)'도 수작이었습니다. '일대검호(8)'에선 살짝 실망감이 들었지만 이번 '십전제'는 기대해보고 싶군요.
월인님의 '사마쌍협(13)'은 상당한 수작이고, '천룡신무(9)'도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합니다. 신작 '만리웅풍'도 상당히 기대되는 작품입니다. 특히 '사마쌍협'은 정말로 재밌었습니다.
90점을 주기에는 뭔가 좀 아쉽고, 지금 기대되는 작품이 있어서 80점 정도이지 않을까, 싶은 작가분들이 꽤 있습니다.
용대운님의 '군림천하'는 왠지 구무협인 듯한 냄새가 나고, 지금까지 19권까지 나온 것 같은데, 5권 정도 분량의 내용을 줄여 약간 압축했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은 마음이 듭니다. 조금 군더더기가 붙은 느낌이 듭니다. 아무튼 아직도 재미있게 보고 있고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역시 19권이란 수는 굉장한 것이니 89점 정도는 주고 싶군요.
가우리님의 '강철의 열제'는 16권까지 나왔는데, 이것도 '군림천하'와 같은 이유입니다. 이야기 전개를 보면 4권 정도는 줄이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으니까요. 정착하고 이제야 제대로 싸우는 것인데 벌써 16권, 이런 느낌입니다. 85점 정도 주고 싶군요. 전작 '대한민국'만 제대로 한 8권 정도까지만 나왔어도 위의 대열에 끼워드리고 싶은데, 정말 아쉬운 작품이었습니다.
전동조님의 '묵향'. 기념비적인 소설이고 '권왕무적' 정도의 작품이 될 수 있었는데 정말 아쉬운 소설입니다. 무협에서 판타지로 넘어가고, 타이탄을 등장시키면서 기대를 잔뜩 시키더니(책 뒤쪽에 각국 타이탄의 테크를 잘 소개해 놓았습니다), 어느 순간부터(10권 정도) 타이탄은 사라지고, 묵향을 도왔던 마법사가 마왕이 되어 깽판을 치고부터 정말 실망감이 가득이었습니다. 마왕이 강림해서 깽판을 치는 소설치고 제대로 된 걸 못 봤습니다. 절대적인 존재인 마왕이 나타나 온 세상이 무너질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데, 이걸 해결해야할 주인공이 초무적 먼치킨이 되어 버리는데... 먼치킨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는 한계가 있어야 합니다. 주인공이 신급 존재가 되어서 다 해결해 버리는 단계가 되면 이야기는 단순해지고 페이지가 간단히 넘어가기 마련입니다. 묵향은 다행히 할아버지격인 드래곤이 해결을 한다지만 깽판을 치는 순간부터 흥미를 읽게 됐습니다. 그리고 초반에 테크도 세심하게 만들어 놓고 어느순간 사라진 타이탄은 뭔지... 이야기가 옆길로 샜군요. 또 일본편은 왜 쓴 건지 모를 정도로 재미없는 부분이었습니다. 중국으로 넘어가 1부의 재미를 다시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은 기대감을 주더니 22,3권 정도에서 다시 이건 뭔가 싶은 아쉬움을 주는, 써보니 복잡한 느낌이군요.
여담이지만 개인적으로 타이탄류를 상당히 높게 평가하고 관심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판타지를 대표하는 마법과 현대의 기술적인 부분을 조합시킨 정말 멋진 소재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현대전쟁소설에서 중요한 부분 중 하나가, 무기에서 느끼는 오버테크놀로지(?)틱한 기술적인 부분이라 생각하는데, 그것을 판타지에서도 느낄 수 있는 것이 타이탄이 아닐까 싶기 때문이죠. 아, 묵향이여...
이야기가 상당히 빗나가고 있군요.
권경목님의 '나이트골렘'. 필력은 둘째치고 정말 재밌는 소설이었습니다. 타이탄(골렘)류의 소설에선 최고의 작품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후속작이 너무 실망이었기에 아직 평가보류입니다.
마지막으로 기대되는 작가를 얘기해보겠습니다.
역시 '광마'의 박성진님을 빼놓을 수 없겠군요. 전작 무적시리즈는 잘 모르겠고, '천뢰무한'은 조금 실망스럽지만 '광마'는 정말 대단한 작품입니다. 뭔가 철학적인 느낌이 들지만 재밌는, 특별한 느낌이 듭니다. 10권은 간단히 넘길 것 같기에 지금처럼만 끝내주시길 바랄 뿐입니다.
'마신'의 김강현님. 전작 '투신'이나 '퍼스트맨'에 비하면 환골탈퇴라 할 정도로 잘된 소설을 쓰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재미를 10권 정도까지만이라도, 아니 그 이상 써주시길 바랍니다.
기대할 만한 작가라 생각되는데 활동이 뜸한 분들. '쟁천구패'의 임준욱님과 '몽천악', '곤룡유기'의 이소님입니다. 세 소설 모두 분량도 적당하고 상당히 재밌다고 생각하는데 작품활동이 없으니 뭐라 평할 수 가 없군요. '천마군림' 완결을 내지 않으신 좌백님도 상당히 아쉽고, '그랜드크로스'의 나한님은 항상 뭔가 재미가 부족하다 싶더군요. 이 '그랜드크로스'도 잘 나가다가 신급 존재인 마왕드래곤(?), 초무적먼치킨인 타이탄을 탄 주인공조차 상당하기 어려운 존재들이 등장하면서 흡입력이 떨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무적군림보'는 상당히 좋았는데 말이죠. '아수라(8)'라는 괜찮은 작품을 쓰신 한수오님의 기대작 '노는칼'은 도대체 언제 책이 나올지 모르겠군요. 중간의 '보검박도(5)'도 상당히 기대되고 재밌었고, 좀더 쓸 수 있었는데 왠지 조기종결한 느낌의 마무리. '소드엠페러' 김정률님의 '트루베니아 연대기'는 상당히 기대해 볼만하다고 생각합니다. 중간의 몇 소설은 별로... '잠룡전설'과 '금룡진천하'의 황규영님은 확실히 10권까지 제대로 완결을 내고 있구나,란 느낌이지만 글이 너무 가벼워지고 있단 느낌입니다. 두 소설의 주인공을 보면 너무 가볍지 않나,란 생각이 드는군요. '라혼 시리즈'의 강무님도 나름 재밌는 책을 쓰신다고 생각하는데 항상 마무리가 아쉬웠습니다. 이번 '바이발할 연대기'에 기대를 하고 싶습니다.
상당히 긴 글이군요. 말하고자 하는 바의 핵심은 '8~10권 정도의 소설을 일관된 흐름으로 끝까지 재밌고, 제대로 납득할 수 있는 마무리를 쓸 수 있는 필력을 가진 작가가 정말로 대단한 작가다.'란 것입니다. 10권 정도를 한번에 읽을 수 있게 만드는 작가. 그런 작가가 많아지길 바라는 마음에 이런 글을 썼습니다. 그리고 요즘 대여점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책들에서 상당히 실망하고 있기에 이런 글을 썼습니다. 이 얘기를 하자면 끝이 없기에 여기서 접습니다. 각자 90점을 줄만한 기준은 다르겠지만 누구나 인정할 만한 작품이 많이 나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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