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개인적으론 불의 왕을 아주 좋아하는데, 불의 왕 참패이후 작가님이 좀 더 쌈박질하는 화끈한 부분을 왕창 몰아붙이다 의욕과잉으로 나가 떨어진 느낌입니다.
이야기 전개에 비해 등장인물은 너무 많고, 그러니 이야기 흐름 속에서 인물들의 개성을 살릴 요소도 턱없이 부족해진 듯.
그러나 이야기 설정이나 구성은 제 경우엔 무난한 듯 느껴지더군요... 모든 이야기에 우연이란 없고, 꽉짜여져야만 읽는 성격이 아니라서...오히려 무림에 넘어온 오크족과 무림의 한판대결이란 설정은 아주 기대만빵이었습니다.
판타지로 넘어간 이후는, 이야기를 이끌어갈 추동적인 요소로 또다시 탐정이야기(맨날 나오는...)를 끌어냈어나, 저를 포함한 일부 사람들에겐 만족스럽지 못한 듯 합니다. 뭐, 반전이라고 내세웠지만... 별로...
신승 다음권이나 좀 빨리 나왔으면에 나도 한표!
코나님 정확히 말하면 오크들이 똑똑하다는 것 자체만으로 문제를 삼고 비평한 것이 아닙니다. 이야기 스토리를 보면 오크들이 판타지 세계에 인간들에게 밀려 설자리가 없어서 드래곤의 도움을 받아 무림세계로 넘어왔다고 합니다. 그러할진데 무림에 와서는 또 엄청난 위용을 부리는 것이 억척스럽다 느겨졌습니다. 소설을 제대로 읽고 비평을 이해하고 나서 답변해주시기 바랍니다.
나상실팬님 정말 죄송하지만 제가 글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더 싱세한 비평을 쏟아내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반전이야기가 도경일행에게 수사를 맞긴 합당한 이유가 되기에는 드래곤 회의에서 관계된 동기에도 적합하지 않고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만마님 무극검제님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겠지만 저는 방금 책을 덮은 당사자로서 하나씩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선 여차 말씀드렸다시피 오크족 지능 자체를 두고 비평을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작가의 설정 나름이지 본래 오크족이 가지고 있던 어리바리한 이미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다만, 설정을 넘어 이야기의 전개상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많이 있습니다. 책을 읽어보시면 아시겠지만 도경일행이 판타지 세계로 넘어갔을 때 처음 마주치는 아루비라는 오크가 있습니다. 이를 일행이 붙잡아서 제갈미가 심문했더니 아루비라는 오크는 판타지 세계의 정황과 무림의 침범이유를 마치 고명한 학자처럼 조목조목 따지며 모범 답안을 만들어 고했습니다. 이렇게 일개 무리의 족장인 오크가 인간에게 밑 보일 수 없는 지성을 겸비했는데 일부 지휘관만이 똑똑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밸런스 문제는 무림세계에 넘어온 하비라는 귀족의 말을 들어보면 노란 원숭이들이 하늘을 날고 바위를 부수는 괴상한 마법을 부린다는 문구가 나옵니다. 그리고 이를 알아내려 무림인을 고문하기도 합니다. 이런 행동은 그만큼 그들에게 무공이 위협된다는 의미이고 경계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들의 무력은 무림인들과 마찰이 있어도 괴저(오크) 이외의 본신의 무력으로는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지도 못합니다. 이는 판타지 세계의 인간들이 무림인들보다 강한 무력을 가졌다고 결정짓기 어려운 관계임을 바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오크 아루비가 등장하면서 소설의 밸런스 문제에 직격탄을 날립니다. 그것은 바로 이 소설에 지성과 무력을 겸비한 오크들의 특성입니다. 인구의 들끓는 포화를 막지 못해 무림으로 넘어간 오크들은 타고난 신력을 자랑하면서 엄청난 숫자로 달려듭니다. 게다가 전술적인 측면으로도 인간 못지않은 지혜를 겸비한 무장들이 전장을 이끌어 갑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오크들이 판타지 세계의 인간들에게 완벽히 떠밀려 설 곳마저 읽었다는 설정을 이해할 수 있겠습니까? 단순히 생각해도 납득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신승을 보고 작가의 팬이 되었고 불의왕을 보고 감탄했으며 대단히 즐거웠는데 다만 박빙의 경우엔 제 취향과 너무 맞지 않아 실망했습니다.
신승의 큰 매력포인트 중 하나는 숱한 오해 속에서 좌충우돌하는 가운데서도 꾸준한 성장을 이뤄냈다는 것인데 박빙에선 숱한 오해와 좌충우돌만 있을 뿐 주인공의 '무력의 성장'을 솜씨좋게 다루질 않았습니다.
사실 무협소설에서 주인공의 성장하는 모습이 재미의 핵인 경우가 많으며 성장을 다루지 않더라도 완성된 무력으로 속시원한 갈등의 해소를 통해 재미를 창출해 냅니다. 이도저도 아니라면 감동적 스토리나 지능적 캐릭터를 등장시켜 숱한 이득을 부여합니다.
그런데 박빙에선 스토리를 좌충우돌에만 집중하고 신승과 달리 무력의 성장은 전혀 건들지 않아서 답답함만 쌓였습니다.
물론 박빙을 재미있게 본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지만 저같은 경우엔 제 취향을 만족시켜주는 부분이 없는 소설이라 박빙은 도저히 손에 안 잡혔습니다.
Comment '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