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한승
작품명 : 효우
출판사 : 환상미디어
※ 저는 김한승 작가님의 글 중, 효우 밖에 읽어보질 않았습니다. 때문에 댓글을 다실 때, 김 작가님의 다른 글을 예로 들지 않아주셨으면 합니다.
※ 감상란에 올렸으나, 댓글과 공지를 자세히 살핀 결과. 비평란에 더 적당한 글인 듯 싶어 옮겼습니다. 이점 양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효우.
제목이 특이해서 빌려본 글이다.
그러나 나는 채 1권을 다 읽지도 못하고 덮어야 했다.
재미가 없었으니까.
무림에 나타난 대머리 똥배 사내 효우.
설마 60억분의 1이 무림에?
얼음 파운딩이 무림을 강타한다!
그 인간이 전투에 돌입하는 모습을 보면 딱 네 가지가 떠오른다.
얼굴은 천하제일의 냉혈한이요, 분위기는 천하제일의 살수.
그런데 행동은 파락호요, 몸매는 영락없는 ‘옆집 아저씨’다.
그야말로 전형적인 뒷골목 건달들의 싸움박질 모습.
이것이 책 효우의 뒷면에 장식된 소개문이다.
여기서부터 우리는 이 글의 정체를 짐작할 수 있다.
그렇다.
잔혹하지만, 이 글은 '팬픽'인 것이다.
적어도 본인은 이 글이 무협의 껍데기를 뒤집어 쓴 팬픽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효우.
어딘가 누군가와 비슷하지 않은가.
얼음 파운딩에 그 힌트가 있다.
효도르다.
이는 본문에 가면 더욱 확실해진다.
효우의 별명이 무엇인지 아는가? 효동이다.
더욱 효도르와 발음이 비슷하다.
그 외에도 이 글은 패러디로 가득하다.
효우가 자신의 소속으로 문파명을 무어라 지었는가. 붉은 악마, 적마문이다. 심히 월드컵의 영향이 지대했음을 시사한다. 또 본문에는 "마차 몰아~, 어서어~"라는 모 개그 코너의 유행어를 삽입하기도 했다.
물론 '재미'라는 측면에서 이런 요소들을 넣었을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는 하나도 재미가 없었다.
글의 분위기 자체를 무겁고 진중하게 설정해 놓은 상태에서, 아무런 밑작업 없이 바로 이런 패러디 개그가 터진 것이다. 대략난감이랄까.
거기에 본인이 가장 큰 비중을 두는 전투씬은 그야말로 끔찍했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보기에 그는 아직도 '전투씬'에 있어서만큼은 '프로'가 아닌 것 같다.
물론 전투씬을 그 나름대로 자세하고 세밀하게 묘사하려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 보이지만, 문제는 그 덕분에 가장 중요한 호흡을 통한 긴박감과 몰입감이 전혀 살아나지 않는다는 점. 그냥 여름에 늘어진 엿가락처럼, 주인공 효우의 뱃살처럼 추욱- 처진 느낌이다.
그래도 나름 몇 가지 설정, 즉 박투술에 대한 체계적 확립에 대해서는 제법 신선하다고 본다. 그러나 이것도 무협지 전체를 놓고 보면, 그닥 '특출나다'고 할 수는 없는 점이다.
벌써 이 바닥에서 주먹으로 이름 날린 무협지 주인공이 어디 한 둘인가. 정말 개인적으로는 팬픽용으로 만들어진 효도르의 화신이 낄 자리는 없다고 본다.
김한승 작가의 노력은 인정하지만, 아쉽게도 효우는 시도부터가 틀렸다고 본인은 생각한다. 이미 유명한 누군가의 인기를 등에 업고 가려는 얄팍한 장삿속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달까.
Comment '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