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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영화화

작성자
Lv.1 Cyrano
작성
06.09.24 10:42
조회
3,347

작가명 :

작품명 :

출판사 :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저는 대개 실망하는 편입니다. '왜 실망하지? 어떤 것을 바랐던 거야?'하고 이유를 생각해보니,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치명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몇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연이어, 소설의 영화화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까? 하는 의문이 생겨났습니다.

1. '원작을 이미 알고 영화를 보는 이들은 영화에서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읽었던 소설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기를 바라는 마음, 바꿔 말해 소설의 복제품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 문제는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생각해보니, 이는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그리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새로운 작품을 창조하겠다라는 의욕도 없이 단지 원작에 기대어 흥행을 기대한다는 속셈이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영화와 소설은 다른 매체입니다. 다른 매체가 가지는 각각의 장단점과 효과를 감안하면, 동일한 대상을 취급한다고 해도 우리가 느끼는 감상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2. 어떤 감독이 특정한 '소설'에 영감을 얻어, 이를 영화화한다고 가정합시다. 결과는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같은 사건이지만 이를 다루는 작가와 감독의 시선이 다를 수 있을 것이고, 재능 또한 다를 것입니다. 우리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알고, 연극으로 혹은 영화로 만들어진 수많은 '햄릿'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들을 똑 같은 '햄릿'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작품'이라고 일컫는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습니까? 아마도, 각각의 '햄릿'에 다른 창조적 재능이나 예술적 의도가 스며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춘향전'을 예로 들고 싶었습니다만... 쩝...).

3. 가끔 소설을 읽다가, '이거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가 금세 고개를 흔들어버리고 맙니다. '영화로 만들 수 있을 듯한' 소설이 있고 그렇지 않은 소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영화로 만들기 어려운' 소설이라면, 그 난점이 소설 쪽에 있을 수도 있고, 영화 쪽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매체의 속성에 의한 불가피한 타협이나 선택(이렇게 생각해야 속이 편합니다...ㅡ,.ㅡ)일 것입니다.

  길이의 문제가 있습니다. '삼국지'를 영화로 만들겠다는 것(연속극은 가능하겠지요)은 가당치도 않습니다. 요컨대, 단편 기껏해야 중편 소설 정도만이 영화화의 대상으로 적당합니다. 서사가 주를 이루는 장편 소설이라면 영화가 그 서사만을 따라가기에도 힘이 부칠 노릇입니다. 인물들의 심적 갈등이나 의식의 변화(우리가 소설에서 충분히 맛보는 것들 혹은 맛보리라 기대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묘사할 틈이 없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소설에서는 기껏해야 2페이지 정도를 차지하는 분량을 가지고도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영화가 다룰 수 있는 깊이(?)도 문제입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시각적인 매체이므로, 서사에 따른 가장 극적인 장면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시각적인 연상이나 자극만으로는 그 감상을 채우기에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많은 소설을 알고 있습니다.

  골치 아픈 시점의 문제도 있습니다. 대개 우리가 보는 영화는 '어떤 사건이 우리 눈앞에서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합니다. 3인칭 관찰자 시점 정도입니다. 혹은 전지적 작가 시점을 넘나들기도 합니다. 1인칭 시점을 유지한다면 좀 어렵습니다. 소위 '의식의 흐름' 같은 것이 주조를 이루는 소설이라면 더욱 곤란해집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역시 ‘주절주절~~ 두서없다...’라는 제 글쓰기의 전형입니다. 이해 바랍니다. 글의 성격이 비평란에 올릴 만 한 것인지 좀 애매한데, 그냥 올립니다. 첨삭할 것이 있다라거나,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빨간 펜'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Comment ' 6

  • 작성자
    북극대성
    작성일
    06.09.24 11:24
    No. 1

    영화는 표현함에 있어서 실제의 사람과 배경을 바탕으로 해야 합니다. 배우를 섭외하고 배경을 정하고 조명을 갖추고 카메라로 영상을 찍습니다. 시각적으로 감상을합니다.
    소설은 일단 시작함에 있어서 현실적인 제약 즉 돈이나 배우섭외 등 다른 제약이 없습니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것을 작가 홀로 다 해야합니다. 영화처럼 분업되어 협력하는 것이 아니라 혼자 다 해야하죠. 감독에서 배우까지, 각종세트부터 조명까지, 시나리오 와 촬영까지 홀로 다 머리 속에서 상상력으로 해야하며 이 모든것을 기계장비없이 글로써 표현해 내야합니다. 영화는 카메라로 각도를 잡아서 찍기만하면 되고 또한 관점을 편집으로 표현해 낼 수 있습니다. 소설은 이러한 테크닉을 글로써 표현해 낸다는 점에서 고난도 테크닉입니다.

    가령 예를들어 주인공이 전장에서 부상당하고 기절한 후 침대에서 깨어나는 장면을 영화와 소설로 비교해서 표현해보면 영화는 주인공의 관점을 중요시한다면 화면이 어둠에서 밝음으로 흐릿함에서 명료함으로 표현되면서 주인공의 의식의 각성을 전달합니다. 주로 화면이 방안의 천장을 비추게 되겠죠. 그리고 천장에서 점점 아래로 카메라시선이 내려올겁니다.(이때는 주인공이 앉아있는 상태 혹은 누워있어도 좋습니다.주인공이 정적인 상태면 계속 묘사가 이어질것이고 움직이면 주인공을 비추겠죠) 옆에 누군가가 말을 걸면 바로 화면이 그 대상을 비추겠죠.
    소설은 이 모든것을 글로써 표현해 내야 하니 좀더 테크닉이 필요합니다. 제일먼저 주인공이 침대위에 누워있다는 화자의 전달이 있어야하고, 그다음에 주인공이 깨어나기 전에 꿈속의 전경을 묘사해도 좋습니다. 그 이후로 악몽에서 깨어나는 주인공의 제일 첫 시선인 천장의 모습을 묘사하고, 방안 곳곳의 풍경을 세세하게 묘사하되 되도록이면 누워있는 사람의 시선이 보편적으로 머무를 수 있는 순서대로 하면 더 이해가 쉽겟죠. 주로 천장에서 탁자 탁자위의 물건 그 물건 뒷편의 액자나 그림 등등이 되겠죠.
    영화는 협력해서 만드는 것이고 소설은 혼자 다 해야한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영화는 현실적인 제약이(제작비용,셋트,배우섭외,배우의 능력 등등) 직접적으로 작용하고 소설은 영화보다는 자유롭습니다.소설은 글로써 영화는 시각과 청각을 이용해서 표현합니다. 소설속의 작가는 종합예술행위를 해야하고(감독,조명,시나리오,배우,소품,편집 등등) 영화속의 감독은 각각의 예술인들을 잘 조화시키는 행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이런 차이와 유사점을 생각한다면 소설을 영화화 한다는 것이, 시나리오를 영화로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라 생각합니다. 소설이란 것이 좀더 친절한 시나리오라고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1 행호
    작성일
    06.09.24 15:56
    No. 2

    이런 상상을 한적이 있습니다.
    드래곤 라자를 영화화 하면 어떨까? 애니화하면 어떨까?
    그런 고민중에 드래곤라자가 만화로 출간되었죠.
    보고 대실망... 그림도 그림이지만, 스토리 자체가 엉망이 되었더군요.
    영화화를 시키든, 애니화를 시키든... 소설 외의 다른 매개체로 바꾸기 위해서는 작가의 적극적인 개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해리포터같은 경우 작가가 영화 찍을 때, 주인공 선정등 상당히 많은 개입을 했다죠.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돌아온스푼
    작성일
    06.09.25 05:53
    No. 3

    영화화에 비판적인 사람이라도 반지의 제왕만은 예외로 할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북극대성
    작성일
    06.09.25 11:31
    No. 4

    영화를 소설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한편의 좋은 명화는 잘 편집된 각각의 장면들의 집함체이고 그 각각의 장면들은 효율적이고 정확한 전달을 위해 훌륭하게 촬영된 것이기에 이를 따라 그대로 필력으로 묘사해 낼 수 있다면 좋은 소설이 탄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훌륭한 작가는 작품을 만드는 과정에서 이미 머리속에 하나의 영화를 만들어놓고 이를 소설화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 작성자
    Lv.6 바이코딘
    작성일
    06.09.29 06:35
    No. 5

    저는 소설이 영화화에 성공하기가 힘든것을 간단하게 생각합니다.

    돈과 시간..;그리고 상상력.

    시점의 문제는 없어요. 1인칭 시점으로도 정말 잘만든 영화도 많아요.

    서사는 생략해야 할테고 묘사는 감독의 역량만 충분하다면 짧은 시간안

    에 넣을수있을지도..

    그보다 영화는 비쥬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반면에 소설을 우리가 상상하며 읽는것이 커다란 걸림돌이라고 생각..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가위창세
    작성일
    06.10.02 23:42
    No. 6

    영화가 소설이 된 예는 '괴물', 비상하는 매와 월야환담 시리즈의 작가이신 홍정훈님이 쓰셨더군요... 괴물의 영화에서는 나오지 않는 주변인물의 생각등도 나오니 한번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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