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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를 자주 접하게 됩니다. 저는 대개 실망하는 편입니다. '왜 실망하지? 어떤 것을 바랐던 거야?'하고 이유를 생각해보니, 아주 사소한 것에서부터 치명적인 것에 이르기까지 몇 가지가 떠올랐습니다. 연이어, 소설의 영화화 자체에는 문제가 없을까? 하는 의문이 생겨났습니다.
1. '원작을 이미 알고 영화를 보는 이들은 영화에서 무엇을 기대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읽었던 소설이 눈앞에서 생생하게 펼쳐지기를 바라는 마음, 바꿔 말해 소설의 복제품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 문제는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생각해보니, 이는 불가능할 뿐 아니라, 그리 바람직하지도 않습니다(새로운 작품을 창조하겠다라는 의욕도 없이 단지 원작에 기대어 흥행을 기대한다는 속셈이라면 더욱 그러합니다).
영화와 소설은 다른 매체입니다. 다른 매체가 가지는 각각의 장단점과 효과를 감안하면, 동일한 대상을 취급한다고 해도 우리가 느끼는 감상은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2. 어떤 감독이 특정한 '소설'에 영감을 얻어, 이를 영화화한다고 가정합시다. 결과는 천차만별일 것입니다. 같은 사건이지만 이를 다루는 작가와 감독의 시선이 다를 수 있을 것이고, 재능 또한 다를 것입니다. 우리는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알고, 연극으로 혹은 영화로 만들어진 수많은 '햄릿'을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들을 똑 같은 '햄릿'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작품'이라고 일컫는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습니까? 아마도, 각각의 '햄릿'에 다른 창조적 재능이나 예술적 의도가 스며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춘향전'을 예로 들고 싶었습니다만... 쩝...).
3. 가끔 소설을 읽다가, '이거 영화로 만들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러다가 금세 고개를 흔들어버리고 맙니다. '영화로 만들 수 있을 듯한' 소설이 있고 그렇지 않은 소설이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영화로 만들기 어려운' 소설이라면, 그 난점이 소설 쪽에 있을 수도 있고, 영화 쪽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은 매체의 속성에 의한 불가피한 타협이나 선택(이렇게 생각해야 속이 편합니다...ㅡ,.ㅡ)일 것입니다.
길이의 문제가 있습니다. '삼국지'를 영화로 만들겠다는 것(연속극은 가능하겠지요)은 가당치도 않습니다. 요컨대, 단편 기껏해야 중편 소설 정도만이 영화화의 대상으로 적당합니다. 서사가 주를 이루는 장편 소설이라면 영화가 그 서사만을 따라가기에도 힘이 부칠 노릇입니다. 인물들의 심적 갈등이나 의식의 변화(우리가 소설에서 충분히 맛보는 것들 혹은 맛보리라 기대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묘사할 틈이 없습니다.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만, 소설에서는 기껏해야 2페이지 정도를 차지하는 분량을 가지고도 한 편의 영화를 만들어 낼 수도 있습니다.
영화가 다룰 수 있는 깊이(?)도 문제입니다. 영화는 기본적으로 시각적인 매체이므로, 서사에 따른 가장 극적인 장면을 보여주는 것에 집중할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시각적인 연상이나 자극만으로는 그 감상을 채우기에는 부족하다고 느끼는 많은 소설을 알고 있습니다.
골치 아픈 시점의 문제도 있습니다. 대개 우리가 보는 영화는 '어떤 사건이 우리 눈앞에서 바로 지금 일어나고 있다'는 느낌을 제공합니다. 3인칭 관찰자 시점 정도입니다. 혹은 전지적 작가 시점을 넘나들기도 합니다. 1인칭 시점을 유지한다면 좀 어렵습니다. 소위 '의식의 흐름' 같은 것이 주조를 이루는 소설이라면 더욱 곤란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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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주절주절~~ 두서없다...’라는 제 글쓰기의 전형입니다. 이해 바랍니다. 글의 성격이 비평란에 올릴 만 한 것인지 좀 애매한데, 그냥 올립니다. 첨삭할 것이 있다라거나, 다른 생각을 가지신 분들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빨간 펜' 선생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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