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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4 은빛고기
작성
16.03.09 00:38
조회
2,006

제목 : 야시장, 그리고 어느 기묘한 인연들

작가 : 미스냥

출판사 : 자유연재



03-08 기준 20화까지 진행된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므로

추후 추가적인 내용이 연재될 경우에는 전혀 맞지 않는 글이 될 수 있음을 미리 밝혀 면죄부를 얻고자 합니다.


그리고 감평글의 특성상 다수의 미리니름(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으며

실제 작가의 의도와 감상자의 해석과는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양해드립니다.





1. 캐릭터

2. 사건 및 짜임새


순으로 살펴보지요.


우선 캐릭터.

등장인물은 크게 주인공인 송다나 vs 적대자 임유진의 구도입니다.

류수한 vs 박민혁의 구도는 20화 기준으로 아직까지 등장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사건 또한 송다나 vs 임유진이 한 축, 송다나 ↔류수한이 한 축을 이루고 있겠지요.


기본적으로 송다나는 성장형 주인공으로 볼 수 있습니다. 작가의 말에서도 그렇지만 “비뚤어진 여주인공이 다시 자존감을 회복하고 당당한 인생의 주연이 되기까지” 의 경험을 쌓겠지요.

그러므로 다나는 등장할 때 자신감 없고, 세상을 우울하게 봅니다.

텁텁하고 건조한, 꼭 같은 하루, 공무원들, 쳇바퀴, 흙수저 등의 단어로 더욱 부각시키고 있지요.

20화가 될 때까지 다나는 그저 수한에게 끌려다닙니다. 그녀가 주동적으로 행동한 것은 단 두 번이에요. 야시장에 찾아가기, 야시장에 한번 더 찾아가기.


물론 자존감이 자신이 찾아서 되는 게 아니라 남에게 인정받고, 그것을 자신이 인정할 수 있을 때여야 차곡차곡 쌓여가는 부분이긴 합니다만은.

대체 어떻게 해서 자존감을 회복할 수 있다는 걸까요? 당당한 인생의 주연이 되기까지? 아직까지 쉽게 벗어나진 못하겠지만 그래도 뭔가 사건의 주모자가 될 계기가 필요해보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동창회가 그 계기들 중 첫 번째가 되지 싶습니다만, 자기의 주변 환경에 대한 자신감이 결국 자기 자신의 존중감까지 매끄럽게 이어졌으면 좋겠군요.



작중 전개에서는 학폭위에 불려가게 되었고, 유진의 거짓말로 인해 인생이 망가지게 되었는데 유진을 보는 다나의 시선은 제법 순해요. 마치 체념을 학습한 아이처럼요.

둘은 노는 무리가 달랐고 유진은 찐따에 찌질하고 못생겼다는 평을 할 정도라면 최소한 고등학교때 다나가 유진보다 우위였던 적이 있었을 거에요. 그러나 지금처럼 꼬리를 내린 계기라면 적어도 재력이나 권력에 꿇어야 했겠죠. 탯줄의 간극이나 공부를 잘했었다는 언급도 있으니.


하지만 그런 패배자 치고는 피해의식도 옅고  분노감도 희미합니다. 분노는 있는데 정작 그걸 내뱉지 않고 속으로 삭히는 타입으로 보여요.

그런데 클럽 장면에서는 한뼘도 안되는 레자 스커트 + 킬힐 + 잡지의 금속 귀걸이.

분노를 속으로 삭힐 정도의 내성적인 아이가 대학 입학하고 변했을까요? 천성 자체가 외향적 아이였을 겁니다. 외향적 아이가 분노를 속으로 삭이게 될 정도라면 그만한 언급이나 트라우마가 있어야 하는데 초반부와 중반부가 약간 어긋납니다.


자신의 인생을 망치게 했을 정도라면, 더더욱이 시간이 지나 감정이 조금이나마 희석이 된 지금보다는 고교, 대학때, 재작년 애인을 뺏겼을 때,  그 당시에 철저하게 유진에게 달려들어야 했지만 그러지 않고, 수한이 옆에 있는 지금에야 우월감을 느끼거나 꿈속에서 달려드는 모습은 퍼즐 조각이 모자라보입니다.

물론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추가적인 퍼즐조각은 더 주어질 겁니다.

아니면 이 모든 것이 1인칭 시점에서의 삐딱해진 그녀의 서술트릭일지도 모르지요.

그러므로 독자들에게 추가적인 퍼즐을 하사하여 주세요 작가님 굽신굽신. 일해라 작가님



다음으로 류수한을 봅시다.

류수한은 기본적으로 다나를 성장시켜야 하는 인물이므로 시작부터 완성형 단계입니다. 완성형이라는 얘기는 작 중에서 성장을 하지 않는다는 얘기이지 완벽하다는 얘기는 아니에요. 이 점을 유의해봅시다.


다나는 수한을 통해 성장할 계기를 깨닫습니다.

반면 수한은 다나를 통해 무엇을 얻게 되나요? 지금까지의 수한은 그저 아낌없이 주는 나무에요. 바꿔 말하면 수한에게는 다나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입니다. 그러므로 수한은 다나에게 수동적이 될 수 밖에 없어요. 다나가 무엇을 요구하면 그것을 주지만 그 이상으로 뭔가를 스스로 진행하려는 부분은 찾기 어렵습니다.


다나에게 데이트를 신청했던 부분이 있긴 하다구요?  왜 다나에게 데이트를 신청했는지 이해가 잘 가지 않습니다. 만약 제가 솔로라서 이해할 수 없다라는 결론이라면..

아니 잠시만요, 납득이 됩니다. 그래요 납득이 되네요! 될거에요! 되어야 합니다!

다나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만큼 수한이 다나를 필요로 하는 부분이 아직 드러나지 않아서일지도 모르겠지만요.


그리고 완성형 주인공이라고 해서 완벽하다는 얘기는 아니라고 했는데요, 완성형에게도 약점은 존재합니다. 그리고 그 약점을 보완하거나 강점으로 바꿔줄 수 있는 능력이 성장형 주인공에게 필요하지요. 만약 그러지 않는다면 그건 데우스 엑스 마키나와 다름없습니다.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상대쪽을 의지하게 된다면 애정물이라기 보다는 교육물이나 육성쪽에 가깝겠네요.

역시 앞으로가 기대되는 주인공입니다.




2. 사건

원인 없는 결과는 없습니다. 어떤 에피소드의 최초 사건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모든 사건은 최초 사건의 후폭풍 or 복선의 드러남이어야 합니다.

그런 부분으로 조금 살펴보지요.


ⓐ 다나는 동창회를 참가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마땅한 옷이 없어 야시장에서 쇼핑할 계획을 세우지요. 그리고 야시장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가집니다.

정말 압축하면 동창회→야시장 입니다.

하지만 다나가 야시장을 찾는 이유는 설득력이 있지만, 동창회를 가는 이유는 설득력이 떨어집니다.

동창들의 비웃음 가득한 입매라든지, 유행지난 넝마주이를 걸칠지도 모른다는 걱정, 사람들 틈에서 추레하게 보이기는 싫은.

동창회를 가지 않으면 그런 걱정을 할 필요조차 없지만 다나는 동창회를 가기로 결심합니다.

심지어 한없이 찌질했던 여자에게 남자친구를 빼앗겼고, 또 그 여자를 동창회에서 만날지도 모른다고 ex남자친구가 친절하게 암시도 해주는데 말이죠.

더 늘여봐야 같은 말이 될테니 이하 생략하겠습니다.


ⓑ 시장에서 ‘산 사람’의 신고제보 요청 방송으로 다나는 시장에서 쫒겨나듯 도망치게 됩니다. 실제로 쫒겨나는게 맞군요.

1인칭 시점으로 정보가 제한이 되는 부분입니다만 초기 생자임을 알아보지 못했던 도깨비불이 어떻게 해서 망자가 아님을 알아챈 건지는 궁금하긴 하군요.

산 사람이 들어왔다는 건 관리인에게 들었지만 그게 다나라고 특정하게 된 계기가 애매해보입니다. 더러 길 잃고 배회하는 사람들이 오지만 수한도 다나를 산 자라고 생각을 못했거든요.

애초부터 시장 관리인이 산 사람에게 시장 길을 가르쳐주고 산 사람이 들어왔다고 쫒아내려는 걸로는 모순이잖아요. 처음부터 길을 안가르쳐줬다면 쫒아낼 필요가 없으니까요.

반대로 시장 관리인이 일부러 산 사람을 쫒아내는 놀이를 위해서 다나에게 길을 가르켜준 거라면 역시 뜬금없는 전개입니다. 암시하는 것 자체가 전혀 없었으니까요.

생자가 몇번씩 이현시장에 방문했던 적이 있고 산 사람이 시장에 있는 게 큰일이라면, 산 사람을 걸러내는 절차라든지가 필요할테지만 왜 없는지도 차후에 나왔으면 좋겠네요. 시장이 앞으로 더 등장할 일이 있다면 말이죠.



ⓒ  류수한이 팥물에 알러지 증상이 있다고 설정한 부분은 개인적으로지만 상당히 좋아요. 별의 별 물질에 대해 알러지 증상이 있으니까요. 도깨비의 특성을 살린 것은 높게 평가합니다. 다만 다나가 전화상으로 타박을 받을때 죄송합니다는 말이 나오는 부분보다는 어떻게 하면 되냐고 말을 먼저 하는 편이 더 절박한 상황임을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영영 일어나지 못하면 어쩌나 싶으니 무슨 짓이라도 할거잖아요.

그리고 약을 주사한 부분에 대해서는 과거의 일을 언뜻 드러냈는데, 예전의 공포감보다 현재의 절박함이 더 크다는 등의 의료행위에 대한 설명이 더 있었으면 좋겠어요.

글에서는 어린 시절의 바보스런 실수 → 동생의 죽음과 연결되어있는 것처럼 보이며 자신의 실수가 혈족의 죽음과 관계있다는 사실은 아이에겐 상당한 트라우마를 가져옵니다.

물론 이 복선은 지금 드러내기엔 아까운 소재니 추후에 활용이 필요할듯 하네요.

그리고 초반 프롤로그라든지 팥물에 대한 언급이 스쳐지나가듯 있으면 더 좋을 듯 싶습니다.


ⓓ 금요일 저녁 퇴근 후 만나고 데이터 장소는 11시에 예약했는데 자리를 뜨면 이른 아침의 공기가 스친다는 얘긴.. 최소한 8~9시간은 있었다는 얘기인데 시간 배분이 약간 과하다는 느낌이 들지만 으음.. 잘 모르겠네요.

아침에 유진과 민혁이 그 장소를 지나갈만한 것도 조금 억지가 느껴집니다.

시간대는 망년회 전. 즉 겨울철인데 그들은 오전에 그 장소를 지나갈만한 사유가 있었던 걸까요? 물론 우연의 일치로 장소에 있다고 해도 되겠지만요.




문체를 가볍게 보자면

전체적인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1인칭답게 심리묘사 및 내적 독백이 자세합니다. 또 무작정 대화만으로 모든 걸 표시하는 게 아니라 일반 서술형태로 대화를 글 안에 녹여내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굳이 대화로 표시할 형태가 아닌데도 대화식이 되어버리면 오히려 느낌이 불안해지지요.






쓸데없는 뱀발.

이현시장의 가게가 하나둘 깨어나는 장면은 마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 시간이 되자 신을 맞이하는 가게가 문을 연 듯한 장면을 보는 것 같네요.


뱀발 두번째 마디.

721번 버스를 탈 때 버스 기사님의 시선 묘사는 좋아요. 그리고 카드가 아니라 현금으로 버스를 탄 부분도 좋습니다. 마치 세상 하직시 노잣돈 개념을 차용한 것 같아요.


뱀발 세번째 발가락.

제목이 각 문단의 내용을 암시하는 건 좋지만 너무 직접적입니다. 네. ‘매우’가 아니라 ‘너무’ 수식어에요. 차라리 전체를 압축하지 말고 일부분을 지운다거나는 어떨까요.

예를 들자면 명심해요, 여긴 산 사람의 공간이 아니라는 걸 제목을

명심해요, 여긴 이라든지 or 이현시장의 상인들 같은 형태로 로 독자에게 주는 정보를 약간 제약할 필요를 느낍니다.

그리고 제목이 주어와 술어가 도치된 형태가 많은데 모든 화의 제목을 도치된 형태로 통일화 시키거나 1,3,5 식으로 한 차례 걸러서 도치된 문장을 제목으로 하거나 등의 규칙도 나쁘진 않을 듯 합니다.


뱀발 마지막 발톱.

위에서 지적한 캐릭터간의 균형 및 사건의 얼개들이 1인칭 시점이기 때문에 일부러 노린 부분이라면 그야말로 저의 해석은 쓸모없는 것이니 이 글은 즈려밟아주시면 됩니다.

이 글에서 가장 아쉬운 점은 이 정도로 괜찮은 퀄리티의 로맨스 소설이 왜 문피아에서 연재하는가..에요. 문피아의 인구 비율상 로맨스를 좋아하는 독자의 수는 그리 많지는 않거든요. 타 사이트에서도 연재를 하고 계시다는 언급은 있지만요.



Comment ' 1

  • 작성자
    Lv.8 미스냥
    작성일
    16.03.09 09:55
    No. 1

    안녕하세요, 의 작가 미스냥입니다.
    먼저 이렇게 작품을 자세히 분석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XD

    읽으면서 공감도 많이 했고,
    또 제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짚어주셔서 좋았습니다.

    덕분에 앞으로 퇴고할 때 어떤 부분을 보완해야 할지,
    스토리 라인의 대략적인 전개방식에 대한 느낌 같은 것도 얼추 감을 잡을 수 있었답니다.

    이렇게 친절하고 자세히 비평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앞으로 더욱 좋은 글을 쓸 수 있도록 정진하겠습니다 :) 늘 즐거운 일들만 가득하시기를!

    *p/s. 사실 제가 되도록 많은 피드백을 받고 글을 보완하려는 성향이 짙어서....
    최대한 올릴 수 있는 곳이라면 다 올려보는 편이랍니다 :)

    다만 지금 이 작품이 P 사이트에서 미리보기 유료 연재중이라
    무료 회차에 한해서만 올리고 있지만요ㅎㅎ
    실제로도 그래서 문피아를 포함해서 각각 J, N, B, R...에 올리기도 하고 있지요.

    부족한 작품 긍정적으로 보아 주셔서 너무 감사드립니다 X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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