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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Lv.17 갸릉빈가
작성
15.10.08 05:09
조회
3,192

제목 : 신조협려

작가 : 김용

출판사 : 이북

 

우연찮게 추천으로 권당 육천이백원을 주고 사서본 고전 무협소설입니다.

김용 작가의 작품은 지구가 멸망할때 까지도 계속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입니다만, 본인은 초딩때본 의천도룡기 말고는 만화책 조차 접한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본 작품이 이 신조협려입니다. 스토리는 전형적인 무협의 기본인 의과 협, 거기에 소용녀와의 러브스토리가 주인 작품이죠.

일단 완결까지 읽어본 감상은 작가가 유명세에 비해 문장이 심히 심심합니다. 굉장히 감명깊게 읽었음에도 딱히 떠오르는 유려한 문장이 하나도 없는 작품은 태어나서 이게 처음일 정도로요. 허나 건조하게 써내려간 문장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읽으면 어지간한 기교있는 문장보다 훨씬더 절절하고 와닫습니다.

신혼 첫날 고묘에 들어와 옷을 갈아입는 장면이나 불에 타면서 시를 읽는 이막수의 최후라던가 이렇다할 묘사는 없었지만,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렙니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마음에 들었던 것중 하나가 악을 위한 악은 없다는 겁니다. 악역인 이막수나 금륜거사 등의 행동은 김용의 소설을 처음읽는 저에게는 개연성이 없고 일관성이 없다고 느껴졌지만, 읽으면서 깨닫은것이 ‘이게 원래 정상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극중 누군가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주인공과 대적하는 일행을 일방적인 악이나 카리스마 있는 악으로 표현하지만 십조협려에 나오는 악역, 혹은 선역들은 다방면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그렇다해도 곽부 쌍X은 용서가 안됨) 실제로도 흉악한 범죄자라도 사람이라면 동정심과 선량함이 없을래야 없을수는 없으니까요. 현대의 소설에서도 대부분 역활에 따라 아주 평면적인 성격만 부여하는 반면 몇십년전 소설이 이렇게 다채롭게 인물을 표현하는 것에 감탄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끝까지 읽은후에 발암이 20스택이 쌓인 이유는 역시 엔딩때문입니다.

일단 엔딩은 누가봐도 해피엔딩이지만, 그간 양과와 소영녀가 당한 고생과 치욕에 비하면 그들의 행복은 너무나도 짧게 그려집니다. 팔권내내 아련하고 절절하게 만들었던 둘은 결국 곽양이 보는 앞에서 사라졌다는 식으로만 표현되어 있지, 그간 그들이 격은 고통은 어떤식으로 보상되었는지 전혀 나오질 않습니다. 급하게 항암제를 먹기 위해 십조협려 이후의 이야기를 찾아봤으나, 그 어떤 작품에도 양과와 소용녀의 훗날 이야기는 없습니다. 기껏해야 의천도룡기에서 신조협내외는 고묘에 들어가 속세와 인연을 끓었다 정도?

씨파 그럼 내 암은 누가 치료해주나요?

 

여튼 읽는 내내 손에서 휴대폰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수십년전 작품이라 단점은 분명 있지만 그런걸 제외하더라도 충분히 재미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십조협려 - 끝. 이 글을 보자마자 머리에 죽창꼽힌 기분이 들었지만요.




Comment ' 10

  • 작성자
    Lv.93 명경무상
    작성일
    15.10.08 13:07
    No. 1

    제가 중학교 때 읽었을 때 느낌 그대로네요. 신조협려의 2대 악. 윤지평과 곽부.
    신조협려 마지막을 읽고 나서 그 씁쓸함과 허전함이란....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5.10.08 22:34
    No. 2

    작가 스타일이 워낙 기괴해서 그래요.
    작품 주제가 '사랑'이 아니라
    '정이란 무엇이길래 생사를 가름하느냐'
    요 싯구 입니다. 딱 맞아 떨어지죠.

    작가의 말에 따르면 사랑과 정이 다르답니다.

    작 중에 암수 새 두 마리가 나옵니다. 한 마리 죽으니까 한 마리 따라 죽죠. 이게 사랑일까요? 둘 중 하나가 죽으니까 혼자 날아야 한다는 사실이 견딜 수가 없어서 죽은거죠. 그게 '정'이라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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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1 악지유
    작성일
    15.10.09 20:47
    No. 3

    좋은 작품이긴 하지만 약간의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양과를 외팔이로 만든 것, 소용녀가 윤지평으로 부터
    겁탈을 당하게 한 것, 그리고 양과와 소용녀를 오랜 이별상태로
    만들어 끝내 버린 것이 바로 그것들 입니다.

    다른 작품에서 두 사람의 이별은 조금 치유를 해 주지요.
    벌의 날개에 글씨를 새겨 자신(소용녀)이 어디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그 황당스런 이야기...

    그 이별과 만남은 너무 리얼리티가 떨어지는 억지구성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그래도 재미있는 정통무협이요, 수작이라 생각
    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5.10.10 04:58
    No. 4

    어린시절 재미있게 읽으면서도 늘 따라다니던 불편함이....그분 소설은 왜 허구헌날 우연의 연속인지. 우연히 어느 폐가에 들어갔는데 거기서 누구누구를 뙇 만나고 어느객잔에 들어갔는데 또 우연히 누구를 뙇 만나고... 그 나라가 쥐똥만한 반도라도 그런 우연은 한번 일어나기 힘든 일같은데 그 광대한 대륙에서 심심하면 우연적 만남이라니...중학생이 보기에도 참 거시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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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89 大殺心
    작성일
    15.10.12 16:13
    No. 5

    어디선가 신문기사로 본거 같은데 김용작가가 가장 좋아한 케릭터가 소용녀 였답니다. 본인의 이상형이라고 하죠.

    그리고 원래 사제지간에 맺어질수 없는 운명을 극복하기 위해서 NTR물로 넘어가죠.

    양과는 고생끝에 팔이 잘리면서 선한 케릭으로 돌아옵니다. 무리수죠. 여기서 대부분 책을 집어 던진다고 합니다. 그외에는 좋은 작품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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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99 군주의길
    작성일
    15.10.18 22:54
    No. 6

    정이란 무엇이길래 생사를 가름하느뇨...
    아득한 만리에 구름 가득하고
    온산에 저녘눈 내릴때..
    한마리 외로운새가
    누구를 찾아 날아갈지를....

    나이가 마흔 가까워지는 저의 첫. 무협이었고
    저의 사춘기를 뒤흔든 글귀였습니다...
    억지 구성이 드문 드문 있었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던 글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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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6 신기淚
    작성일
    15.10.22 10:12
    No. 7

    너무 오래되서 잘 기억이 안나는데 의천도룡기에서 제대로 된 구음진경을 익힌 "양언니"라는 사람이 나오죠.

    뭐 저는 작 중 내내 너무 아련해서 그나마라도 맺어진게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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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83 돌아온대봉
    작성일
    15.11.05 12:05
    No. 8

    둘이 알콩달콩한 부분을 특별한 주제나 목적의식 없이 늘려쓰긴 힘드니깐요. 직접 작가라고 생각해보시고 필을 들어보세요. 거기서 끊을수밖에 없다는...
    김용작가가 대단한부분은 자료조사가 철저했다는점... 종남산(풍동&빙동),홍칠공과 닭(규화계),도화도 이런 부분이 실제 설화나 지역과 밀접하게 연관이 있다보니.. 몇백년이 지나도 읽혀지지 않을까 싶은...
    왜 광대한 대륙에서 계속 만나냐하는데, 물론 우연성이 가미되긴했지만, 실제 작중활동지역이 그리 크진 않습니다. 섬서(종남파+고묘), 호북(양양), 소주+항주(신조협 활동지역 및 황약사가 놀러나오는동네, 강남칠괴), 절강바깥의 주산군도쪽의 섬(도화도), 당시 남송과 금&원의 경계면을 따라 움직이면서 썼다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뒹굴이38
    작성일
    15.12.05 00:07
    No. 9

    저는 영웅문이라는 이름으로 나왔던 책으로 읽었습니다...아주 오래전에... 신조협려가 2부였는데... 소용녀 어케됬는지 3부를 읽었으나...ㅠㅠ 아주 쬐금 나와서 급실망 했던 기억이 있네요... 그리고 2부와 3부사이의 내용이 없는지 다른 책은 없는지 무지 찾았던 기억이 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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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Lv.64 이제운
    작성일
    16.01.10 23:34
    No. 10

    어릴때 보고 상당히 충격적인 소설이긴 했죠. 여러가지 발암전개와 해결되지 않은 악연 등등.. 대부분 용서로 끝나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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