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조협려
작가 : 김용
출판사 : 이북
우연찮게 추천으로 권당 육천이백원을 주고 사서본 고전 무협소설입니다.
김용 작가의 작품은 지구가 멸망할때 까지도 계속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을 정도로 유명한 작품입니다만, 본인은 초딩때본 의천도룡기 말고는 만화책 조차 접한적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처음으로본 작품이 이 신조협려입니다. 스토리는 전형적인 무협의 기본인 의과 협, 거기에 소용녀와의 러브스토리가 주인 작품이죠.
일단 완결까지 읽어본 감상은 작가가 유명세에 비해 문장이 심히 심심합니다. 굉장히 감명깊게 읽었음에도 딱히 떠오르는 유려한 문장이 하나도 없는 작품은 태어나서 이게 처음일 정도로요. 허나 건조하게 써내려간 문장을 머릿속으로 상상하며 읽으면 어지간한 기교있는 문장보다 훨씬더 절절하고 와닫습니다.
신혼 첫날 고묘에 들어와 옷을 갈아입는 장면이나 불에 타면서 시를 읽는 이막수의 최후라던가 이렇다할 묘사는 없었지만, 그 장면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설렙니다.
개인적으로 이 소설이 마음에 들었던 것중 하나가 악을 위한 악은 없다는 겁니다. 악역인 이막수나 금륜거사 등의 행동은 김용의 소설을 처음읽는 저에게는 개연성이 없고 일관성이 없다고 느껴졌지만, 읽으면서 깨닫은것이 ‘이게 원래 정상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대부분의 작가들은 극중 누군가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주인공과 대적하는 일행을 일방적인 악이나 카리스마 있는 악으로 표현하지만 십조협려에 나오는 악역, 혹은 선역들은 다방면에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그렇다해도 곽부 쌍X은 용서가 안됨) 실제로도 흉악한 범죄자라도 사람이라면 동정심과 선량함이 없을래야 없을수는 없으니까요. 현대의 소설에서도 대부분 역활에 따라 아주 평면적인 성격만 부여하는 반면 몇십년전 소설이 이렇게 다채롭게 인물을 표현하는 것에 감탄스러울 정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소설을 끝까지 읽은후에 발암이 20스택이 쌓인 이유는 역시 엔딩때문입니다.
일단 엔딩은 누가봐도 해피엔딩이지만, 그간 양과와 소영녀가 당한 고생과 치욕에 비하면 그들의 행복은 너무나도 짧게 그려집니다. 팔권내내 아련하고 절절하게 만들었던 둘은 결국 곽양이 보는 앞에서 사라졌다는 식으로만 표현되어 있지, 그간 그들이 격은 고통은 어떤식으로 보상되었는지 전혀 나오질 않습니다. 급하게 항암제를 먹기 위해 십조협려 이후의 이야기를 찾아봤으나, 그 어떤 작품에도 양과와 소용녀의 훗날 이야기는 없습니다. 기껏해야 의천도룡기에서 신조협내외는 고묘에 들어가 속세와 인연을 끓었다 정도?
씨파 그럼 내 암은 누가 치료해주나요?
여튼 읽는 내내 손에서 휴대폰이 떨어지지 않을 정도로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수십년전 작품이라 단점은 분명 있지만 그런걸 제외하더라도 충분히 재미있었습니다. 마지막에 십조협려 - 끝. 이 글을 보자마자 머리에 죽창꼽힌 기분이 들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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