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명 : 김정률
작품명 : 트루베니아 연대기
출판사 : ...
오늘로 트루베니아 연대기 7권을 읽었다. 많은 이들이 실망이네, 어쩌네 하고 있지만 내 입장에서는 꽤나 만족스러웠다고 하겠다. 다만 이는 이정표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기에 느낀 것인 듯 싶다.
솔직히 뭐, 전쟁이 애들 장난도 아니고 너무 술술 풀리지 않는가? <다크메이지>나 <하프블러드> 때의 긴박감이 느껴지지 않아 조금 안타까웠다.
특히나 발렌시아드라는 인물에 유감이 많다. 결론부터 내리자면 그는 공작감이 되지 못한다. 우선 감정에 휘둘려 앞날을 냉철히 보지 못한 것이 그의 실수다. 그가 진정 충신이었다면, 손녀를 희생할 각오까지 했어야 한다. 그리해서라도 외압에 굴복하지 말았어야 한다. 하지만 웰링턴 공작의 검 앞에 무릎 꿇고 왕세자의 제안을 들었을 때, “설사 손녀를 잃더라도 너희와는 손잡지 않겠다.”따위의 말을 했다면 더욱 실망이었을 것이다. 그건 정말 단세포니까. 그랬다간 가치 없는 인질은 물론 가치 없는 공작까지 함께 도륙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 내가 생각한 최고의 시나리오는 이것이었다.
발렌시아드 공작, 제압당한 후 거짓 협력 → 승전연 사태 몰래 귀뜸(정말 몰래 언질도 할 수 없었을까? 드류모어와 웰링턴은 왕세자한테 붙어 있지, 왕한테 붙어 있는 게 아니다. 승전연 가는 동안 정말 틈이 단 한 치도 없었을까?) / 그게 아니라면 닥치고 침묵 → 복수 다짐 → 장례식 참여, 레온과 눈도장 → 왕위계승식에 왕을 잃은 상심으로 인한 병환을 핑계로 불참(충성서약미룸) → 레온에게 사실 귀띔 → 동부군으로 귀대 / 혹은 여타의 상황 타파
하지만 이래서는 정말 많은 사람들의 말대로 아르카디아 연대기가 될 것이다. 정말 아쉽지만 어쩔 수 없게 되었다. 그리고 덕분에 ‘성장에 목마른, 충직한 기사’로 좋은 이미지를 쌓아왔던 매력적인 발렌시아드는 좋은 가장은 될 수 있을지언정, 기사로서 수하로서는 실패한 인물이 되어버렸다.
본론으로 돌아가서. 여기서의 이정표 역할을 수행했다란, 이번편이 그간 작가가 전작 <하프블러드>와 후속편인 <트루베니아 연대기>를 통해 수없이 깔아 놓은 밑떡밥, 즉 복선이 갈무리 될 방향을 명확히 제시했다는 뜻이다.
물론 내가 생각하고 있는 진행대로 이야기가 흘러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내가 한 예측 중 절반은 맞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럼 서론은 이쯤으로 하고 본론으로 넘어가자.
(아, 늦게나마 밝히지만 평어는 이해 좀.)
※ 애독자라면 애둘러 말하더라도 충분히 알 수 있을 것이라 믿음.
1. 고통, 분노 : 아르카디아에 정나미가 뚝 떨어지게 하기 위해서는 크로센 제국의 실험이 그만큼 악독해야 한다. 그래서 레온에게 수많은 악감정을 심어주어야 한다. 어차피 레온은 고통에 익숙한 몸. 고통 따위에 굴복하진 않을 것이다. 다만 분노할 뿐이지. 이야기 진행상 레온의 탈출은 필수불가결. 그렇다면 아르카디아에 악감정만 가득하게 된 레온은 어디로 향할까?
2. 재회 : 트루베니아 연대기 출간분의 2/3가 그녀와의 여정으로 꽉꽉 채워져 있다. 이미 누구나가 인정하는, 공인된 진 히로인! 설마 작가가 그렇게 공들여 만든 캐릭터를 그냥 버릴까? 아니다. 분명 그녀는 어떤 식으로든 레온과 만나 탈출을 돕게 될 것이다.
3. 탈출 : 레온 자력으로 탈출은 어려워 보인다. 그러니까 누군가의 도움이 반드시 있을 것이다. 이때 진 히로인이 나서서 지혜를 빌려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그 외에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인물이 몇 더 있다. 다 말할 수는 없고, 그 중 하나를 꼽으라면 얼음마법을 익힌 그녀다. 분명 책 본문 중에는 ‘후에 그녀는 레온을 위해 큰 활약을 하게 된다.’식의 언급이 있었다.
4. 트루베니아, 재회 : 이때 만날 것으로 확실히 예상되는 무리는 셋이다. 둘 더 있을 것 같지만 그건 스스로 생각해 보시길.
- 그녀의 가족들 : 이는 레온이 국가를 세우는 데 명분이 되어줄 것이다. 멸망한 왕국의 왕족이니까. 더군다나 망명 중이거나 숨죽이고 있는 진정한 충신들의 구심점이 되어줄 수도 있고.
- 레온에게 처음 창술을 가르쳐 준 용병 : 하프블러드에 등장했었다. 그는 자신을 따르는 용병들과 레온의 진영에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 기사단 : (기억이 옳다면)역시 하프블러드에 등장했었다. 왜곡되어 전수된 마공심법을 익혀 무용지물이 된, 버려진 기사들.
5. 대적 : 마제국은 분명 레온의 행보를 방해할 것이다. 그녀의 왕국을 멸망시킨 것이 마제국이라 기억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녀를 이용하여 명분을 얻은 레온은 어떻게든 마제국과 대적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레온이 전면으로 나서는 순간, 마제국은 그 속에 자신들을 언제라도 찌를 수 있는 엄청난 칼을 품게 된다. 그것은 무엇일까? 물론 다른 방법도 있을 수는 있다. 이건 좀 변수가 많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것이 무력이든 지력이든, 외교든 무역이든. 어떻게든 레온의 행보는 마제국과 맞물리게 될 것이다. 어쨌거나 그곳은 트루베니아니까. 아, 그럼 우리 이계진입 황제님과 미카엘 재등장? ㅋ
6. 그리하여 : 트루베니아에 본진 짓고 멀티 까고 아르카디아 러시 고고싱. 크로센, 펜슬럿 기대하삼!
아마도 이렇지 않을까, 생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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