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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뜨랑제, 초인의 길

작성자
Lv.74 수달2
작성
09.01.11 15:49
조회
4,341

작가명 : 요삼

작품명 : 에뜨랑제, 초인의 길

출판사 : 문피아 연재 중

에뜨랑제, 초인의 길 모두 정말 좋습니다. 두 글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을 다른 글에서 얻을 수 있을까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지요. 그 글만의 고유함을 갖고 있다는 뜻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캐릭터들의 말하기 방식이나 어투 등이 그리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입니다. 가령 산이나 비연같이 상대적으로 깨어?있는 인물들이, 그렇지 못한 다른 인물들에게 가르침을 내리거나, 박살내거나, 틀을 깰 수 있도록 도와주거나 할 때, 천우의 모습이 엿보입니다.

설전을 벌일 때 논리의 진행 방식이 유사하고, 어투가 비슷하죠. 가령 비연이나 산이나 사소한 차이는 있을지언정 '그대들은 어쩌구저쩌구 하지만 난 그리 느끼지 않는데? 그렇지 않나? 이제부터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거야' 이런 식의 어투를 즐겨 사용합니다.

논리의 전개 방식도 비슷합니다. 구체적으로 하나 하나 짚어나간다기보다는, 대단히 큼직큼직하게 나아가죠. 1부터 100까지 말하는데 1, 10, 20..., 90, 100 이런식이죠. 중간 생략부분은 상대가 알아서 깨달아가는 과정에서 드러납니다. 생략부분을 스스로 채워넣을 수 없는 경우에는, 옆에 같이 있다가 설명해주는 인물이 거의 항상 있죠. 그렇지만 논리 전개 방식에는 저런 류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에뜨랑제나 초인의 길에서 전개되는 많은 논리가 저런 방식입니다.

산이나 비연이야 원래 성격이 그러하니 어쩔 수 없다고 쳐도, 에뜨랑제의 한영이나, 초인의길의 한정 역시, 아랫사람들에게 말할 때 이와 유사한 모습을 보입니다. 사탄이나 천우 역시 비슷하구요. 예를 드느라고 몇 명만 제시했지만, 강한(어떤의미로든)캐릭터들은 대체로 저런 모습을 공통적으로 보입니다.

제가 짐작하기로, 캐릭터간에 보여지는 특유의 이 유사성은 아마도 작가님이 평소에 주로 사용하는 논법이라거나 작가님의 성격같은 것이 작중 인물에게 투영된 것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이러한 면들이 소설을 읽을 때 몰입을 방해할 경우가 좀 있습니다. 산이 말하고 있는데, 천우가 갑자기 생각난다거나, 혹은 (이건 제 경우인데) 작가님이 직접 말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좀 나쁘게 표현하자면 캐릭터들의 생동감이 다소 떨어지는 감이 있다는 거지요. 물론, 모든 상황에서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위에서 말한 그 특유의 논법이 사용되는 장면에서 주로 그렇습니다.

요삼님의 시원시원하게 치고 나가는 문체 자체는 분명히 대단히 매력적입니다. 다양하고 적확한 개념 및 어휘의 구사는 뭐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지요. 다만, 각각의 캐릭터가 갖는 그만의 고유함이 다소 부족한 것 같습니다. 영어수학국어사회 400점만점이면 100,100,100,80 같은 느낌이랄까요. 작가님이 말하기를 초인의 길이 첫 소설습작이라고 하셨는데, 아마도 캐릭터를 창조하는데 다소 익숙하지 못한 바람에 이런 문제점이 발생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제가 보기에, 캐릭터의 고유함이 굉장히 잘 드러나는 소설이 한상운님 소설인데요. 가령, 무림사계에서 담진현과 왕왜호, 배염, 이 셋 모두 강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지만, 모든면에서 각각 다르죠.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됐을 때, 이들은 같은 방식으로 반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짐작하게 됩니다. 비슷한 상황에서 비슷한 내용을 두고도 이 인물들은 말하는 방식, 행동하는 패턴 등이 전혀 다르기 때문입니다. 담진현이 왕왜호를 대신한다거나, 배염이 담진현을 대신할 수 있다고는 도저히 상상이 안됩니다. 그런데, 천우와 사탄은 배역을 바꿔도 어떻게 될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한정과 한영은 바뀌어도 될 것 같습니다. 디테일한 설정이야 물론 차이가 나지만, 왠지 자리를 바꿔도 적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런 부분에서 좀 아쉽습니다. 다만, 초인의 길 보다는 에뜨랑제에서 그 정도가 훨씬 덜한 것 같다는 점에서, 다음 작품을 생각하고 계시다면 거기에 기대를 해봐도 될 것 같습니다.


Comment ' 5

  • 작성자
    Lv.11 벽글씨
    작성일
    09.01.11 16:01
    No. 1

    뭔가 글이 어색합니다. 단어 선택에 주의하시고, 조금더 정리가 되어있으면 좋겠네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는 알겠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벽글씨
    작성일
    09.01.11 16:03
    No. 2

    아이워너비더가이를 하고 울컥해버린 제가 저런 댓글을 남겨버렸네요.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초인의 길 그리고 에뜨랑제. 정말 훌륭한 글이지만 저 위에 점들이 정말 아쉬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블랙템플러
    작성일
    09.01.11 20:30
    No. 3

    간만에 괜찮은 비평을 보는거 같군요. 케릭터성이 좀 부족하긴 하죠.
    그래도 너무 재밌다는게 문제 흐흐흐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85 글네모
    작성일
    09.01.12 22:45
    No. 4

    에뜨랑제. 정말 좋은 글이지만 천우의 그림자가 작중에 너무 드리워져 있었다는 느낌을 저만 받은게 아니었군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가을발한
    작성일
    09.01.13 08:37
    No. 5

    억지일수도 있지만요. 이해하고자 하면 못할 것도 없는 부분이기는 합니다.
    한영과 한정은 혈연 관계.
    사탄은 천우를 동경(또는 존경, 존애, 외경.)하면서 그 자식이나 다름없고,
    산과 비연은 군대라는 특수 조직에서 길러진 무언가로...
    무척 가까운 사이들이기에 서로 닮았기에, 또는 닮으려고 하기에 등.

    하지만, 인물의 특성, 그 고유함이 잘 살지 못한 것 같다는 말씀에는 저도 공감합니다.
    빨리 다음 편을 보고 싶다는, 일종의 열망이랄까요? 그게 글 전체 재미에 묻혀 읽을 때는 인식을 못하고 넘어가는 것 같습니다.

    찬성: 0 | 반대: 0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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