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연기의 신
작가 : 서산화
출판사 :
우선 이 비평은 반쪽짜리라는 점을 밝혀두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제가 이 작품의 최신화까지 읽어보지 못하고 도중에 포기했기 때문입니다.
연기의 신은 드라마에서 흔히 나오는 구도를 답습합니다.
주인공A와 주인공에게 힘이 되어주는 주변인물들.
그리고 라이벌이자 악역인 B와 그의 주변인물들.
A와B 사이에 있는 여자주인공C, 주인공과 엮이는 또 다른 여자조연D 같이 말이죠.
그럼에도 작가분의 맛깔난 글솜씨는 상당한 매니아 층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이를 반증하는 것이 보통 유료화 직후 평균 5천 미만의 유료 조회수를 기록하는 작품의 경우 유료로 바뀌는 이미 무료로 공개되었던 부분들은 보통 두자리수, 많아야 세자리수의 구매를 기록하는데 연기의 신은 무려 평균 2천이라는 조회수를 기록합니다.
대부분의 현대물은 재독하는 경우가 극히 드물어서 이미 읽고 넘어간 부분은 매우 낮은 구매율을 보이는데도 이정도의 유료 조회수를 기록했다는건 대단한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작가분은 이러한 매니아 층의 지지를 계속 이끌어 내는데 실패했다는 점입니다. 최근의 조회수는 세자리에 불과한데 이는 위의 평균 2천의 절반도 안되는 수치입니다. 새로운 부분을 구매한 수치가 이미 읽은 내용을 구매한 수치보다 낮다는건 상당수의 매니아들이 중간에 떨어져 나갔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저 역시 재독을 생각하고 이미 읽은 부분을 다시 구매했던 2천여명의 매니아 중 한 명 이었기에 작품의 몰락을 안타까워 하는 한 명의 독자로서 이 작품이 왜 처음의 성공적이었던 시작과 달리 실패의 수순으로 접어들었는지 제 나름의 관찰을 적어보려 합니다. 그리고 차기작을 쓰실 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주인공은 충무로에서 연기력으로 차츰 인정받으며 성공의 길로 막 들어서려던 중 불의의 사고로 인해 목소리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배우라는 직업에 치명적인 이런 장애로 인해 주인공은 일반적인 연기를 포기하고 무성극을 하게 되는데 우연히 다큐멘터리에 나온게 계기가 되어 모 유명감독의 차기작에 주연으로 캐스팅 되지만 이를 시기하던 라이벌의 교사에 의해 사고로 위장된 죽음을 맞이하며 이후 흔한 클리셰인 회귀를 하게 됩니다.
회귀후의 주인공은 이미 오랜세월 닦아온 연기력은 비슷한 연령대의 배우중 독보적이었고 미래까지 알고 있으니 인맥을 쌓거나 성공할만한 작품을 고르는데 유리한 입장에 서는건 당연하다고 하겠습니다. 이런 구도를 특유의 맛깔나는 글솜씨로 풀어나가니 독자들이 대리만족을 하지 않을 수 없었죠.
게다가 이런 주인공을 시기질투하는 악역이 언제 본성을 드러낼지 조마조마한 마음까지 들었으니 독자의 입장에서 흔한 전개지만 재밌고 퀄리티 있는 드라마 한 편을 보는 느낌을 받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문제는 이제 막 성공의 궤도로 오른 주인공의 성공 스토리가 차후에 전개되는게 아니라 갑작스레 1부가 완결되고 주인공이 미국으로 진출한 2부가 시작되었다는 점입니다.
독자들 입장에서는 김이 빠질 수밖에 없었죠.
현대물 특히 회귀물을 보는 독자의 8, 9할은 해당 작품을 보는 여러 이유중에 대리만족이 반드시 들어가는데 이제 주인공이 국내에서 최고의 연기자로 활동하는 모습이 드디어 전개되겠구나 라이벌은 과연 주인공의 행보에 어떤 태클을 걸까 하는 순간 국내활동을 무기한 접고 미국으로 가버렸으니 무슨 대리만족이 되겠습니까.
더구나 주인공은 주인공을 짝사랑 하던 히로인의 마음을 막 받아주던 찰나였습니다.
생뚱맞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고.
여기서 이미 상당한 조회수의 타격이 왔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미국 진출로 인해 라이벌인 악역과의 대립구도가 사실상 묻혀버리는 효과를 가져왔고. 미국에서의 영화 촬영중 인종차별자인 현지 배우와의 새로운 대립은 위기감도 흥미도 전혀 불러 일으키지 못했다고 봅니다.
주인공의 한국 복귀후에도 설득력이 없는 전개였던게 서자인 악역의 아버지인 국회의원은 자기의 혼외관계가 밝혀지면 정치적 타격을 받는 상황에서 서자인 악역이 배우로 성장해서 유명해질수록 자신에게 돌아오는 리스크가 커진다 생각하고 어떻게 해서든 성장을 방해하려는 모습이 비춰지는데 주인공이 미국에서 수 년 동안 밑바닥 부터 다시 시작하고 심지어 영화까지 한 편 찍고 복귀하는 시간동안 뭘하고 있다가 주인공이 한국으로 복귀하니 그때서야 자기 아들을 몰락시키자고 주인공에게 제의하는지 도통 이해가 되질 않더군요.
물론 소속사가 악역 아버지의 말을 잘 따르지 않았다는 대목이 나오기는 합니다만 소속사보다 힘이 큰 것처럼 묘사된 악역의 아버지가 서자인 악역이 영화를 찍든 드라마를 찍든 주인공에게 제의했던 것처럼 해당 작품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사람에게 제의든 협박이든 해서 미리미리 대처했다면 서자인 악역이 주인공 부재로 인한 기간동안 주인공을 밀어내고 국내에서 탑급 배우로 그만큼 크지도 못했을텐데 하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주인공과 악역의 기존의 대립관계는 어느새 묻혀버리고 뭔가 주인공에게 계속 위기가 다가오는 전개로 진행은 되는데 독자들에겐 전혀 개연성도 위기감도 느껴지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이상에서 제가 느낀 이 작품의 몰락의 요인은 기존의 스토리와 단절된 흥미롭지도 않고 설득력도 떨어지는 2부의 스토리와, 주인공과의 제대로 된 갈등조차 보여주지 못하고 엑스트라급 조연으로 전락한 라이벌 악역과 악역 만큼이나 존재감이 희미해진 히로인 등 등장인물의 캐릭터성 상실, 그리고 점점 개연성이 상실되는 전개였다고 봅니다.
아마도 그저그런 평범한 성공 스토리에서 뭔가 차별화를 하고자하는 작가분의 과욕이 앞서지 않았나 싶은데 이런 갑작스런 급 전개는 독이 될 뿐이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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