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비평란

읽은 글에 대한 비평을 할 수 있는 자리입니다.



'필드'에 아쉬움을 남기며.

작성자
Lv.29 플라스마
작성
14.10.05 22:17
조회
4,645

제목 : 필드

작가 : 관희천

출판사 : 유료 웹소설


188화를 끝으로 더 이상 읽지 않기로 한 소설입니다.

잘 읽고 있는 중에도 이러한 내용의 글을 한 번은 쓰고 싶었는데, 오늘에서야 쓰게 되었습니다.

일단, 이 소설은 아주 재밌습니다. 이 정도의 문제는 문제도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기도 해서 자꾸 덮어 버리던 관점이었으나, 선삭을 하면서 한 번 들춰보기로 했습니다.


먼 치킨 소설들을 보면 많이 나오는 문제와 비슷하기도 합니다. 바로 주인공 이외의 등장 인물들의 저능화인데요? 주인공이 무엇을 하던지 그에 동조하고, 전혀 비판적인 입장을 취하지 않습니다. 주인공이 나서주지 않으면 해결되는 일들이 없기에, 해결사로 등장해서 모든 일을 해결해 버립니다.

주인공의 말은 곧 진실이고 해결책이고 그의 행위가 최선의 결과로 이루어지는 열쇠로 작용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그는 영웅일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이죠.

여기까지 보면 사실 큰 잘못은 없습니다. 하지만 조금만 삐딱하게 이를 바라보면, 그가 가진 능력이 너무 대단해서 잘난 조연은 필요없어지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런 저런 경험으로 잘나게 묘사된 인물들이 초반엔 필요 불가결한 인물로 등장을 시키지만 조금만 진행되어도 극이 복잡해지고 변수를 동반하기에 그런 인물들의 등장 횟수는 점차 없어지게 되고 공기화 되어지고 맙니다.

복잡한 조연들은 그 자체가 변수를 만들어 내게되고, 개연성을 유지하는데 심히 부담이 됩니다. 이는 매일 연참을 하려하는 작가를 압박하는 스트레스의 주범이 됩니다.

이런 이유로 알게 모르게 배제시켜 버리게 되지요. 상황들은 너무 복잡해져서 작가가 정신을 못차리게 되는 상황도 발생시켜 버립니다.

이렇게 무리를 하게 만드는 일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없어져서는 극이 단순해지게 되고, 더 이상 이전의 재미를 주지 못하는 소설이 되어가는 진행이 됩니다.

‘필드’는 그럼 어떻게 이와 닮았는지가 중요합니다. 그의 소설에 중요 인물로 등장하는 조연은 에이전트, 감독, 애인입니다. 그런데 이들은 사실 맡은 바 역할은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모두 그저 적절한 도우미로 그 역할을 다하기 때문입니다.


에이전트는 주인공을 돈으로 보지 않고, 아주 중요한 파트너로 여겨서 결코 부담스런 일에 떠밀지 않습니다. 처음엔 경력이나 명성이 일천했기에 자기 일처럼 움직여주고 진규가 공만 잘 차도록 모든 환경을 그가 원하는 최고로 만들어주고 관리해줍니다. 진규가 최대한 많은 돈을 받도록 최고의 협상을 하고, 가족도 관리해주고, 애인도 관리해 주지요. 이만한 입안의 혀가 없습니다. 아마 제 혀도 이만큼 잘 굴러주지 않을 겁니다.


주인공과 관련된 모든 감독은 그가 최고의 선수가 되는 코스를 밟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고, 부상 당하지 않도록 적적히 쉬게 해주고, 적절하게 태클을 겁니다. 그 태클은 결코 사리사욕과 무관합니다. 그가 이보 전진하기 위한 밑거름 정도의 태클입니다. 떠난다는데도 욕심내서 잡지도 않고, 적당한때 끌어당기는 최고의 도우미입니다.


애인도 마찬가집니다. 이만한 여자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이쁘고, 무리하게 요구하는 것도 없고, 섭섭해하는 일도 결코 없습니다. 최고의 밤을 위한 파트너가 되어주며, 머리도 좋습니다. 할벌도 좋구요. 내 남친이 이렇게 멋진 사람이라고 과시하고 다니지도 않습니다. 거기다가 아버지 조차도 진규의 열렬한 팬입니다. 그저 축구 좀 좋아하는 평범한 사람도 아닙니다. 그의 인간성에 대해서 고민한 흔적도 없어보입니다.


진규의 아버지는 진규의 절망을 몸소 지고 가셨고, 엄마는 그가 가진 돈을 자기돈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듯합니다. 여동생은 그저 한번씩 주는 용돈과 선물에만 무한 만족하고 결코 그를 부담주지 않습니다.


여기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정말 세상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최고의 서포터들입니다. “사리사욕은 뭐 껌인가?” 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주변인물들 누구도 주인공과 갈등을 빚지 않습니다. 꿈에나 존재하고 바른 생활에나 나올듯한 모습들입니다.

방송국에 다니는 후배도 그렇고, 다리 고쳐준 은인도 이런 사람이 없습니다.

결국 진규의 초반 고난은 고난이 아니라 소설의 극적인 장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축협은 그저 그를 띄워주기 위한 가장 좋은 받침대이고, 결국은 가장 높은 곳으로 올려주는 시상대를 만들어주기 위한 발판을 만들어주는 일꾼들로 보입니다.


작가는 분명 글을 아주 잘 쓰는 사람입니다. 장르 소설을 읽는 이들이 어떤 구성을 좋아하고, 어떤 조연들을 좋아하고, 어떤 이야기를 좋아하는지 너무 잘 아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저도 선작을 취소하면서도 결제한 돈이 아깝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이런 재미를 주는 소설을 선작 취소하면서도 저는 오히려 아쉬웠습니다.


재미는 있으나 변화가 없고, 반복적인 내용의 나열은 독자를 지치게 합니다. 등장인물들이 주인공의 주변인물들이 아닌 그와 함께 호흡하는 입체적이고 정말 인간적인 이들로 만들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소설을 읽으면서 독자된 입장에서 주인공에 감정이입하는 느낌이 들면 정말 고맙기까지 합니다. 하지만 읽는 입장에서 ‘이건 그저 소설일 뿐이고, 너는 독자야.’ 하는 감상을 느끼게 되는 순간이 되면 너무 안타까워집니다. 원치 않았지만 더 이상 하차를 미룰 수 없는 순간이라 더욱 가슴이 아파지거든요.


Comment ' 8

  • 작성자
    Lv.99 무직자
    작성일
    14.10.06 06:27
    No. 1

    저는 197화 까지 보고 하차했습니다. 많이 공감되는 글이네요.
    100원 결재하고 보면 그냥그냥 재미있기는 한데 보고나면 왠지 ...
    돈이 아깝다기 보다는 좀 무의미하다는 느낌이 든다는....
    같은 맥락으로
    GOLDEN BLACKHOLE, 장자지몽(초반부는 참 좋았는데 후반은 이도 저도 아닌....)
    완벽한 인생 을 한꺼번에 하차했네요.
    좀 더 새로운 작품을 찾아봐야 겠어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자의(子儀)
    작성일
    14.10.06 14:50
    No. 2

    필드 끊으면 세상이 달라짐. 마음에 평화가 찾아오죠 ㅋㅋㅋㅋ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51 순풍순
    작성일
    14.10.07 13:28
    No. 3

    빠른연재속도의 이유중 하나가 소설내용속의 댓글과 너무 방대한 정보량인 소설이네요.. 175회차 까지보다 카카오서 주는 무료로 최근차까지 본 독자로서 변한게 없더라구요 중후반 오면서 반복되는 흐름에 독자들이많이 떠나신듯해보이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포병대장
    작성일
    14.10.09 11:03
    No. 4

    저도 요즘 심각하게 고민중이라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1 지친바람
    작성일
    14.10.11 00:06
    No. 5

    작가가 책임감이업는듯 돈받는만큼 퀼리티를 올리생각은안하고
    분량 늘리기 급급하고 솔직한말로 책으로 나오면
    저정도 퀄리티책을 누가사서봄?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 [탈퇴계정]
    작성일
    14.10.12 01:34
    No. 6

    출판계약금이 구려서 유료전환하는 작가들이 만아요. 요즘 누가 출판계약함? 작품홍보야 계약한 출판사가 책팔기위해 하는거라 당연한거고 그것이 비평가들의 찬사로 이어질지 비난으로 이어질지는 (당연하게도 비난이 90퍼겠지만) 아무도 모르지만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거짓뿌렁
    작성일
    14.11.30 14:10
    No. 7

    지친 바람님 어떤 미친 작가가 퀄리티를 올릴 생각을 안한답니까?
    안하는게 아니라 못하는겁니다.차라리 능력이 모자란 작가라고 까내리십시요
    돼도 않는말로 깔 생각 마시구요..
    저정도의 퀄리티면 사서는 안봐도 빌려는 볼사람 많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거짓뿌렁
    작성일
    14.11.30 14:36
    No. 8

    필드를 아직도 잼나게 보는 제 입장에서 동의도 하고 의견이 다른점도 있습니다. 그건 뭐 개인차이니 언급은 안하겠습니다.
    가장 문제시 되는 부분은 분량 늘리기인데 이건 작가님도 인지 하고 있을겁니다. 제가 느끼기에 요즘은 좀 나아지는 면도 있는거 같으니까요. 뭐 댓글 달리는거 보면 아닌것도 같지만 ㅎㅎ
    글중에 보면 에이전트나 감독은 현실에서나 글에서나 같은 역할일 뿐이라고 전 생각합니다.에이전트야 글에 적혀 있는게 현실에서의 일이고 감독이야 구단의 재정상태에 따라 요청을 할수 있을 뿐이지 실질적 권한은 없는거니까요..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비평란 게시판
번호 분류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찬/반
31 스포츠 '천재투자자가 축구단을 맡았다' 비평 부탁드립니다 Lv.12 수청동뽁이 24.04.17 113 0 / 0
30 스포츠 그라운드의 외계인 매력적인 A급 소재 B급 전개 C... Lv.93 쿠리쿠리리 24.03.19 73 1 / 0
29 스포츠 가능성이 있는 작품인지 평가부탁드립니다. Lv.6 부퍼 22.12.25 323 0 / 0
28 스포츠 축구 판타지물입니다. 비평부탁드립니다. Lv.7 [탈퇴계정] 20.11.09 333 0 / 0
27 스포츠 <타격감이 폭발한다> 비평 +1 Lv.32 세돌스리가 19.06.24 767 3 / 3
26 스포츠 FFF급 축구단 매니지먼트 등장인물<ver 2.0> Lv.3 몽상중임 19.04.02 765 4 / 3
25 스포츠 FFF급 축구단 매니지먼트 2차 비평 Lv.3 몽상중임 19.04.02 677 5 / 5
24 스포츠 [비평] 업어 키운 망나니 축구단 (완전판) +2 Lv.3 몽상중임 19.02.01 872 5 / 1
23 스포츠 옛날 소설 타격에 눈을 뜨다!(약간 스포) +1 Lv.97 경천 18.08.28 1,063 2 / 2
22 스포츠 작가님 프로 맞습니까? +4 Lv.54 이름도둑 18.06.29 1,685 29 / 11
21 스포츠 현직 구단주다.........댓글 삭제 +9 Lv.99 구스타프 18.05.02 1,665 22 / 18
20 스포츠 독자의 댓글을 삭제하는 "축구인생 2회차" 작가에... +6 Lv.84 보르미르 18.04.02 1,509 5 / 19
19 스포츠 저니맨 김태식에 관한 +2 Lv.99 스구루 17.11.19 834 3 / 0
18 스포츠 시스템 메이저리거 비평 Lv.56 은생원 17.07.20 761 3 / 0
17 스포츠 Trequartista +1 Lv.78 대추토마토 17.03.22 960 3 / 2
16 스포츠 (축구감독이야기) 한 걸음만 걸어봐 비평요청합니다. +3 Lv.14 최사공 17.01.28 866 1 / 0
15 스포츠 낭만이 아닌 감동이 사라진 필드 +7 Lv.84 palmaris 16.04.06 4,453 11 / 6
14 스포츠 안녕하세요. 제 글에 대한 귀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1 Lv.78 하늘꼬마 16.03.16 1,579 0 / 0
13 스포츠 리버스 에이스- 상식의 부재 +6 Lv.77 메딕 15.12.06 5,271 15 / 5
12 스포츠 진필명 님의 '야구 레전드' +14 Lv.68 바리사 15.11.05 3,246 7 / 7
11 스포츠 필드를 비평해 봅니다. +10 Lv.60 魔羅 15.06.11 3,044 7 / 3
10 스포츠 필드-비평 +1 Lv.20 요플래 15.06.01 3,453 1 / 0
9 스포츠 (6권까지) 필드를 보고 +5 Lv.62 유머러스 15.05.26 2,906 8 / 2
8 스포츠 환생전설-성진 +10 Lv.9 합리적인삶 15.04.19 5,369 11 / 5
7 스포츠 야구마스터 - 스포츠소설의 한계일까요? +10 Lv.69 [탈퇴계정] 15.03.27 8,287 26 / 0
6 스포츠 야구마스터..시작부터 초사이언3 +15 Lv.61 풍훈탑 15.02.05 3,847 11 / 1
5 스포츠 아타크 디렉트, 뜨겁지 않은 소년만화 +3 Lv.4 心境 15.01.27 3,210 27 / 0
4 스포츠 축구의 품격, 비평 부탁드립니다. +11 Lv.54 한야인 14.11.17 4,027 2 / 8
3 스포츠 필드 vs mitt(미트) +17 Lv.80 크림발츠 14.10.10 7,996 51 / 1
» 스포츠 '필드'에 아쉬움을 남기며. +8 Lv.29 플라스마 14.10.05 4,646 48 / 2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genre @title
> @subject @time